“안 받겠습니다. 우리 남편이 뭘 잘 못 해서 이따위 종이 쪼가리를 받으라고 집까지 왔나요! 당장 돌아가세요!” 아내가 파면장을 들고 온 직원에게 일갈한 분노 어린 외침이었다. 2004년 12월 15일, 나는 이렇게 공직생활 17년을 마무리하게 되었다.2004년 11월 14일 총파업의 막은 올랐고, 노동2권도 아닌 1.5권 반쪽짜리 공무원노조특별법 입법 저
4.27 판문점 선언의 이행이 난관에 봉착해 있다. 8월말로 예정됐던 개성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개소식이 미뤄지고 있다. 9월 중으로 예정됐던 남북 정상회담도 날짜를 확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5일 남측의 대북특사단이 평양을 방문한다.판문점 선언에서 남과 북은 “10.4 선언에서 합의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 나가며 1차적으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기본소득, 우리에겐 꿈일까?한국의 근로기준법에는 ‘무노동 무임금(No Work, No Pay)’의 원칙이라는 게 있다. 자본가들이나 경영진들이 노동자들과 임금 협상을 할 때 흔히 쓰는 말이다. 일을 하지 않는 노동자에게는 임금을 주지 않는다는 것, 이것은 “일한 만큼 대가를 주는 게 자본주의 사회의 원칙 아니냐?”는 논리와 결합돼 매우 그럴싸한 권위를 갖는
지부 단체교섭안을 전달하고 홀가분하게 통선대 전 일정을 다녀오리라 결심했지만 벌써 두 달 가까이 비어버린 지부 사무차장 책상을 채울 새 식구를 맞이해야 하는 중요한 일정 때문에 전 일정을 포기하고 후반기에 결합을 하게 되었다.8월 9일 오전 부산에서 함께 참여한 동지들과 상경하여 서울 민주노총 대강당에 마련된 환영식을 시작으로 3박 4일의 여정은 시작되었다
4·27판문점선언 이후 통일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기대가 높아진 가운데 민주노총에서 통일의 기운을 시민들과 함께 나누고자 하는 자주통일실천단(이하 자통단)을 모집하여 참여하게 되었다.'평화, 번영, 통일' 3개 소대로 구성된 자통단은 8월 5일 발대식을 시작으로 6~8일은 출, 퇴근 대시민 선전, 9일은 노동현장 선전과 통일노래극단 ‘희망새
유난히도 무더운 올 여름, 7월 18일 오후 2시 30분 일본 참의원의원회관 제1면회실에서 기자회견이 열렸다. 회견장에서 배포된 유인물의 제목은 “외국국적 BC급전범자 문제, 당사자가 살아 있는 동안 ‘특정연합국재판피구금자특별급부금지급법안’의 의원입법 실현을 호소합니다.”였다. 기자회견장에 올해 93세의 이학래 씨가 나와 있었다. ‘한국인 전 BC급 전범자
한국의 국민총생산(GDP)은 독일의 절반도 안 되지만, 세계 10위의 군사비는 세계 9위인 독일 군사비의 90%나 된다. 한국은 매년 정부 재정의 약 15%를 군사비로 쓰고 있는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대비 2.5배나 된다. 한국의 인구 1천명당 현역 군인 수(14명)는 자국 영토에서 쿠르드 민병대와 싸우는 한편 시리아 내전에도 개
1943년 인도의 벵골 지역에 극심한 기근이 들이닥쳤다. 무려 700만 명의 아사자(餓死者)를 낳은 이른바 ‘벵골 대기근’이다. 그런데 역사의 아이러니지만, 이 전대미문의 참사 속에서 인류는 새로운 희망의 씨앗을 잉태한다. 당시 벵골 지역에는 총명하고 마음이 따뜻한 한 소년이 있었다. 대기근의 참상을 목도한 이 소년은 스스로에게 이렇게 질문한다. “왜 가난
지난 6월 28일 헌법재판소가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형사처벌하는 근거가 된 병역법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종교적 신념이나 양심을 이유로 입영이나 집총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대체복무를 할 수 있도록 내년 말까지 병역법을 고치라고 정부·국회에 주문했다.헌재의 결정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병역기피로 취급하여 형사처벌을 가해온 법과 관행에 쐐
지금 생각하면 제주도에서의 3일이 마치 꿈만 같다. 먼 옛날인 것 같기도 하고, 상상 속 일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집과 법원을 오가며 바쁘면서도 지루한 일상을 보내던 나에게 거짓말처럼 찾아온 2030청년페스티벌!어색한 분위기를 날려준 레크리에이션을 시작으로, 우리에게 왜 노동조합이 필요한지에 대하여 생각해보게 한 김주업 공무원노조위원장님의 강연, 통일에
아직도 첫날의 설렘이 느껴지는 것 같다. 제주공항에 도착하고 본 새파란 하늘이 아직도 어른거린다.우리는 그렇게 예쁜 제주 숙소에 도착했고,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2030대 조합원들이 모두 연회장에 모였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게 싫지 않았다. 레크리에이션도 했고, 김주업 위원장님의 노조에 대한 강의도 들었다. 한 시간 반의 길다면 길고
지난 1년 간 역사교과서 문제, 과거사 문제, 3.1운동100주년 기념사업 문제 등으로 여러 부처의 관료들과 이런 저런 회의를 가질 기회가 있었다. 당사자들이 알면 불편하고 불쾌하게 들리겠지만 그 만남에서 필자는 자주 무력감과 허탈감을 느꼈다.필자도 10여 년 전 3년가량 ‘짝퉁’ 공무원 생활을 한 적이 있다. 돌이켜 보면 당시는 매우 활기가 찼던 것 같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가 충격적이다. 올해 1분기에 소득 5분위 배율(소득 상위 20% 계층의 소득이 하위 20% 계층의 몇 배인지 보여주는 지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위 20% 계층이 한 달 평균 128만6700원(2인 이상 가구)을 벌어들이는 동안, 상위 20% 계층은 1015만1700원을 벌었다. 소득
2018년 4월의 하늘은 봄을 시샘하듯 유난히도 변덕스러웠다. 때 아닌 추위와 비바람이 몰아쳐 겨울옷을 다시 꺼내 입어야 했고 갈수록 심각해지는 미세먼지 농도는 프로야구를 취소시키는 사상초유의 상황까지 불러왔다.이런 잔인한 4월에 공무원노조는 난장을 깔았다. 청와대 앞 인도 한 편에 자리를 깔고 침낭과 비닐 한 자락에 몸을 의지하며 풍찬노숙을 시작했다. 공
드루킹 김모씨 사건으로 시끄럽다. 드루킹의 혐의는 포털사이트의 뉴스 댓글을 조작했다는 것이다. 그는 사이버 활동으로 세력을 키우고 그 영향력을 이용하여 작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지지활동을 했고 대선이 끝난 뒤에 김경수 의원(민주당 경남도지사 후보)에게 인사를 청탁했다. 김 의원이 자신의 청탁을 거절하자 문재인 대통령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댓글을 조작했다는
2014년 5월 18일 서울의료원 강남분원에 무장병력 300여 명이 들이닥쳤다. 그리고 그들은 절규하는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노동자들에게 캡사이신을 뿌리고 염호석 열사의 시신을 탈취해 갔다. 그때 우리는 확신했다. 이들은 인간이 아니라 악귀라고 말이다.2018년 4월 17일 삼성그룹의 계열사인 삼성전자서비스가 지금까지 간접고용 형태로 착취해 오던 노동자 8,0
내년인 2019년은 3.1운동이 일어나고, 그 힘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된 지 100년이 되는 해이다. 그래서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는 민관 공동으로 대대적인 기념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기념사업의 방향과 방법 등에 대해 연구용역을 공모한 바 있다. 민족문제연구소가 이 연구사업을 맡게 되었고, 필자도 연구책임자로서 참여하게 되었다. 연구팀이 보고서
4월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이 오는 5월로 예고돼 있다. ‘현대사에서 가장 기절초풍할 외교회담’(CNN)으로 보도된 트럼프-김정은 회담이 워낙 메가톤 급이어서 그렇지 남북 정상회담도 보통 이벤트가 아니다. 이 연쇄 정상회담이 국내 정세와 한반도의 운명을 어떻게 바꿔놓을까?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차원의 변화가 벌어지고 있다.
“이제 90만 공무원노동자의 이름으로 만천하에 선포한다.세상을 바로잡고 나라를 바로세우는 공무원노조가 설립되었음을...”2002년 3월 23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창립대의원대회 창립선언문의 마지막 구절이다. 역사적인 공무원노조 출범 후 ‘공무원도 노동자다’ 외치며 달려온 16년의 역사는 민주노조를 지켜온 저항과 투쟁의 역사였다.공무원노조는 성년이 멀지 않은
“요즘도 계속 경제부에서 일하는 거지? 네가 나이가 좀 있어서 그렇긴 한데, 지금이라도 정치부 쪽으로 자리를 옮기는 걸 고려해보는 게 어때?”“예?”서로 다른 조직에 몸담은 지 꽤 된 언론사 선배가 몇 년 전 만나 필자에게 한 조언이다. 사실 언론사 생활 대부분을 경제부에서 보낸 필자에게 그 조언은 너무 생소했다. 당연히 이유도 궁금했다.“언제까지 거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