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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개선 가로막는 미국의 대북제재와 주권침해
이의엽 칼럼  |  winkorea67@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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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06  10:4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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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판문점 선언의 이행이 난관에 봉착해 있다. 8월말로 예정됐던 개성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개소식이 미뤄지고 있다. 9월 중으로 예정됐던 남북 정상회담도 날짜를 확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5일 남측의 대북특사단이 평양을 방문한다.

판문점 선언에서 남과 북은 “10.4 선언에서 합의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 나가며 1차적으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하여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을 취해나가기로” 합의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8.15 광복절 축사를 통해 “철도, 도로 연결은 올해 안에 착공식을 갖는 것이 목표”이며 “철도와 도로의 연결은 한반도 공동번영의 시작”이라고 강조하였다.

그런데 남측 열차를 신의주까지 운행하면서 북측 철도 구간의 상태를 점검하려던 계획이 유엔군사령부의 불허로 무산됐다고 한다. 유엔군사령관은 주한미군사령관이 겸한다. 서울역에서 신의주까지 열차를 운행하면서 경의선 개성~신의주 구간의 상태를 남북이 함께 점검하려고 하였으나 유엔사가 승인을 거부하였다. 유엔군사령부는 군사분계선 통과 인원과 물자에 대한 승인권을 갖고 있다.

유엔사가 열차 운행을 불허한 이유는 열차에 경유를 실은 연료차가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경유가 대북제재의 최우선 관심 품목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서울역~신의주 구간의 철도 시험운행은 철로상태를 점검하는 것이지 철도연결을 위한 공사를 벌이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이것이 어찌 제재위반이란 말인가?
 
1945년 남북 철도가 끊긴 이래 남측 열차가 경의선 종점 신의주까지 운행한 사례는 지금까지 딱 한 번 있었다. 2007년 10·4 선언에서 2008년 북경 올림픽경기대회에 남북공동응원단이 경의선 열차를 이용하여 참가하기로 합의하였고, 이 합의에 따라 남측 열차가 서울역에서 신의주까지 시험운행을 한 적이 있다. 경의선 철도의 두 번째 시험운행 계획은 미국의 방해로 무산됐다. 향후 남북철도연결사업을 비롯해 금강산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재가동 등 남북관계 개선사업 전망을 어둡게 한다.

우리 땅에서 우리끼리 서로 오가는 것에 대해 그 어느 누구도 왈가왈부 간섭할 자격이 없다. 미국정부는 넘북철도연결사업에 대한 간섭과 방해를 중단하고 대북제재를 해제해야 한다.
대북제재는 6·12 북미정상회담에서 양국이 합의한 ‘새로운 관계’와 상충된다. 제재유지는 ‘관계 정상화’합의와 충돌한다. 이는 북미정상회담의 합의위반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축사에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도 사상 최초로 설치”하게 되었다면서 “며칠 후면 남북이 24시간 365일 소통하는 시대가 열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대통령이 ‘며칠 후면 열리게 될 것’이라고 사무소 개소를 예고한 지 보름이 넘도록 개소식 날짜를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남북은 지난 18일 연락사무소의 구성·운영에 관한 합의서를 타결한 상태이고, 합의서 서명과 개소식 행사를 여는 것만 남겨둔 상황이다. 연락사무소 개소가 늦어지는 것 역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발전이 보조를 맞춰 가야 한다’는 미국 정부를 의식한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 중단된 개성공단의 재가동과 금강산관광의 재개는 미국의 대북제재 때문에 전망이 불투명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문재인 정부가 요청한 대북 제재 예외 허용에 대해서 완강하게 불허의 입장을 고집하고 있다. 경의선 철도 연결을 위한 공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서울역~신의주 구간을 시험운행하는 것이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것은 대북제재 위반 사항도 아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조치에 대해 미국 정부가 사사건건 간섭하면서 발목을 잡는 것은 심각한 주권 침해가 아닐 수 없다.

한·미관계가 남북관계 개선을 저해하는 걸림돌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 한·미관계는 ‘동맹’의 관계이다. 그런데 미국의 눈치를 봐야 하고 미국이 안 된다고 하면 단념하는 수밖에 없는 그런 관계라면 그것은 진정한 의미의 ‘동맹’이라고 할 수 없다. 한·미동맹은 신성불가침의 성역이 아니다. 한·미관계가 불평등한 예속의 ‘갑을’관계는 아니지 않는가? 나라와 나라 사이의 외교관계는 자주적이고 평등해야 한다.

한·미동맹이 한반도의 평화번영과 자주통일의 족쇄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 불평등한 한·미관계를 시정하고 새롭게 재정립해야 한다. 남북관계를 개선 발전시키고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우리민족끼리의 민족자주 정신이 견지돼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73주년 광복절 발언을 주목한다. “저는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인이라는 인식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남북관계 발전은 북미관계 진전의 부수적 효과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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