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총선시민네트워크' 안진걸 공동운영위원장

[인터뷰] 4.13 총선, 뭐라도 함께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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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거대 양당의 ‘공천’을 둘러싼 잡음만 요란할 뿐 정작 총선에서 부각돼야 할 집권 세력에 대한 심판론이나 총선 주요 정책 공약을 둘러싼 논쟁은 찾기 힘들다. ‘정책 선거’는 ‘물 건너갔고’ 더욱이 야권의 분열로 인해 야권 연대의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진보 세력 내에서는 이번 총선은 ‘가망이 없는 거 아니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총선 예비후보들을 검증해 ‘불량 후보’를 선정‧발표하고 각 정당에 주요 정책 과제들을 제시하면서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시민들의 진정한 축제로 만들기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곳이 있다. 지난 달 17일, 참여연대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한국진보연대 등 1,000여개 시민사회 단체가 뜻을 모아 출범시킨 ‘2016 총선시민네트워크’(이하 총선넷). <공무원U신문>이 16일, 총선넷의 공동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참여연대 안진걸 사무처장을 만나 20대 총선에 대한 ‘희망적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시민의 축제, 선거 열기 안 띄우는 집권 세력

“선거 분위기가 영 안 뜨고 있어요. 집권 세력의 작전인 것 같아요. 선거 분위기가 뜰수록 집권여당을 심판하자는 말이 나오게 마련이거든요. 그렇게 될까봐 선거 분위기 아예 안 띄우고 심판할 생각 못하게 하는 거죠. 심지어는 ‘심판’마저도 박근혜 대통령이 나서서 야당을 심판해야 한다고 ‘야당 심판론’으로 둔갑시키고 있어요. 경제나 민생이 파탄나면 당연히 집권여당을 심판하자고 해야 맞잖아요. 그런데 ‘노동개악’을 밀어붙이다 안 되니까, 경제가 안 살아나는 것은 ‘노동개혁’을 야당과 노동계가 법을 통과시켜주지 않아서 그렇다며 야당과 노동계를 심판해야 한다는 식이죠. 전경련, 상공회의소 앞세워 ‘경제살리기’ 관제 서명까지 대통령이 하지 않았습니까?“

안 사무처장은 먼저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선거 분위기가 뜨지 않고 있음을 우려했다. 그리고 그 책임은 집권여당뿐 아니라 언론에게도 있음을 지적했다. 16일은 마침 ‘경제민주화와을들의 총선연대’가 “경제민주화와 민생 없는 공천 파동에 몰두하는 정치권에 분노한다”며 여야 정치권에게는 “경제민주화와 을들을 살리는 정책과 인물을 제시할 것”과 언론에게는 “선거와 좋은 정책 보도로 유권자의 관심을 높일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모든 뉴스가 북한, 테러, 이세돌, 공천파동, 살인이나 아동착취 같은 끔찍한 사건사고에 집중되어 있어요. 선거 자체에 대한 보도가 없어요. 박근혜 대통령 공약 평가나 집권 여당에 대한 다양한 평가, 정책 소개 등 선거 관련한 보도를,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언론이 그런 역할 해줘야 되잖아요. 그런데 보도를 안 하고 깜깜이 선거를 만들고 있어요”

안 처장은 유권자들의 축제인 선거 분위기를 띄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무엇으로 선거 분위기를 띄울 수 있을까.

“정당, 후보에 대한 평가가 넘쳐나야죠. 그래야 심판을 하건 지지를 하건 할 수 있죠. 또 결국은 정책이 떠야죠. 2010년, 2011년, 2012년 지방선거, 총선, 대선 떠올려보면 친환경무상급식, 반값등록금, 경제민주화 복지국가 등 좋은 공약들에 대해 여야가 경쟁했잖아요. 박 대통령이 공약을 대부분 파기했다고 해도 일부는 이행됐고 그게 선거라는 공간을 통한 사회의 진전이거든요”

안 처장은 총선넷 홈페이지(http://www.2016change.net)에 정당과 후보에 대한 평가자료가 “좋은 게 많다”며 유권자들이 이 곳에 자주 들러 정보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총선넷이 ‘야심차게’ 마련한 ‘3분 총선’앱에 대한 기대가 대단했다. ‘3분 총선’은 ‘3분’만 투자하면 자신이 속한 지역구 출마자에 관한 정보를 모두 알 수 있도록 만든 앱이다. 수십여 명이 십수 일을 매달려 후보자의 특이정보를 일일이 입력하는 ‘대작업’ 끝에 탄생했다며 안 처장은 ‘3분 총선’을 널리널리 퍼뜨려달라고 당부했다. 현재 ‘3분 총선’은 총선넷 홈페이지에서 이용할 수 있다.

▲ '2016 총선시민네트워크'의 공동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참여연대 안진걸 사무처장
▲ '2016 총선시민네트워크'의 공동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참여연대 안진걸 사무처장

안 사무처장은 총선넷이 어떤 단체이고 어떤 활동을 펼치고 있는지 소개했다.

2016 총선시민네트워크, '기억' '약속' '심판' 운동 펼쳐

지난 달 17일에 발족한 ‘2016 총선시민네트워크’는 1,000여 개가 넘는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시민유권자 운동 단체이다. 총선넷은 출범식에서 ‘기억’, ‘약속’, ‘심판’ 운동을 통해 부적격 후보를 낙천‧낙선 운동으로 심판하고 각 정당과 후보자들에게는 주요 정책 과제에 대해 질의하고 약속을 받아내는 활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총선넷은 새누리당 황우여, 최경환, 김진태, 이노근, 김석기, 한상률, 박기준, 김용판과 더불어민주당 김현종 등 9명을 1차 공천부적격자로 선정해 발표했다. 발표 후 최경환 전 장관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고발로 안 사무처장은 선관위로부터 전화조사를 받았다고 한다. 이어 15일에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비롯해 권성동, 윤상현, 조전혁, 하태경 등 10인을 추가로 선정해 2차 낙천 대상자를 발표했다.

낙천‧낙선의 기준은 ‘부정부패 비리, 민주주의 파괴, 인권침해사건 주도, 노동개악 등 민생 정책 개악 주도, 역사정의 파괴, 환경 파괴, 국가기관 선거 개입 주도’ 등이다. 총선넷은 낙천 대상자를 전국의 시민사회단체와 개인으로부터 부적격자 제보를 받은 뒤 이를 다시 검토해 국민의 대표자로서 기본적인 자질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인사들로 압축해 선정했다.

또한 시민들이 원하는 정책을 자유롭게 제안하고 그중에서 좋은 정책을 다시 시민들의 투표로 선정하는 ‘시민정책제안’운동도 시작했다. 총선넷 홈페이지에 ‘총선, 내가 제안하는 공약’ 코너를 통해 시민들은 이번 총선에서 후보들에게 약속받고 싶은 정책을 제안할 수 있다. 총선넷은 시민들이 제안한 정책들을 검토해 좋은 정책들을 고르고 그 좋은 정책을 다시 시민 투표에 붙여 ‘best of best'를 선정할 예정이다.

총선넷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국언론노동조합 등과 함께 ‘국가기관 선거개입 감시 캠페인단’(이하 캠페인단)을 꾸려 국가기관 및 관변단체 등의 불법부당한 선거 개입을 감시하고 제보받는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 지난 달 24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총선시민넷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 등이 함께하는 '국가기관 선거개입 감시 캠페인단'이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 = 이재열
▲ 지난 달 24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총선시민넷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 등이 함께하는 '국가기관 선거개입 감시 캠페인단'이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 = 이재열

안 사무처장은 “공무원이나 교사들이 총선넷 활동하는 것은 법률을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이 정권에서는 어떻게든 시비를 걸고 탄압하려 드니까, 함께 하시겠다는 것을 저희가 말렸어요. 총선넷엔 참여하지 않지만 공무원, 공공기관 종사자로서 관가의 속사정을 제일 잘 아시니까 국방부가 이상한 교육을 실시한다든지, 국군사이버사령부가 댓글을 단다든지 보훈처가 관제서명에 나선다든지 그런 것을 감시하고 고발하는 역할을 해 주셔야죠.

캠페인단이 지난 7일엔 서울 선관위를 항의방문했어요. 선관위가 유권자들의 공익적 운동을 탄압할 게 아니라 국가기관이나 관변단체의 선거개입이나 잘 감시하라고요. 굉장히 호응이 좋았고 뉴스에도 많이 보도돼 시민들이 많은 응원을 보내줬습니다. 낙천 대상자 최경환 의원이 (총선넷을) 고발하자마자 선관위는 득달같이 달려들어 저를 조사하고 그랬는데 실제 선거에 개입한 국정원이나 보훈처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했냐고 했더니 달랑 공문 하나 보낸 게 끝입니다. 그게 말이 됩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중앙선관위도 항의방문할 예정이라는 안 사무처장은 “투개표 현장에서 벌어지는 부정을 감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거 과정에서 국가 기관이 부당하게 여론에 영향을 끼치고 조작해서…몇 백, 몇 십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잖아요. 그런 활동을 감시하는 캠페인단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4.13 총선, 체념하지 말자

안 처장은 야당의 지리멸렬한 상황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여야의 부적격 후보를 심판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집권 세력의 민주주의와 민생 파괴, 평화 파괴에 대해 심판하는 거거든요. 그걸 위해서 야권이 협력하고 공조하라고 유권자들이 요구하잖아요. 우리만 백날 심판하자고 다니면 뭐 합니까, 야권이 저렇게 찢어지고 또 그 안에서 또 갈라져 싸우고…”

안 처장은 특히 야권 연대를 거부하고 있는 국민의당에 일침을 가했다.

“정책적 태도가 비슷하고 박근혜 정권의 혼용무도한 행태를 심판하자는 목표가 같다면 야권이 정책적으로 공조하고 선거에서 협력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걸 거부하는 국민의당은 굉장히 무책임하다고 할 수밖에 없어요”

“상황이 만만치 않습니다. 선거가, 유권자들의 축제인 선거가 20여일 남았는데 국민의 심금을 울리는 좋은 정책, 안 나오고 있잖아요. 여당 야당이 친환경무상급식 찬성이냐 반대냐로 붙었다는, 의료보험 전면 적용, 건강보험만으로 병원에 가야되냐 말아야 되냐 이런 논쟁이 붙어야되는 거잖아요. 공공부문 100만 일자리 정책을 촉구한다든지…정말 최악의 상황입니다”

하지만 선거를 앞두고 무엇보다 나쁜 것은 무기력과 무관심에 빠지는 것이라고 안 처장은 지적했다.

“이번 선거는 가망이 없다는 체념, 우리가 뭘 할 수 있겠어라는 무기력, 야당이 저렇게 분열돼 망했다고 지레짐작하는 절망에 빠지는 게 제일 나쁜 거라고 생각해요. 선거 결과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우리 국민들은 오만한 세력을 아주 싫어해요. 지금 새누리당 ‘진박’과 ‘진진박’ 세력의 행태, 윤상현 욕하는 거 보세요. 대표마저 날리려고 했잖아요. 오만함의 극치죠”

무기력과 무관심, 체념에 빠지지 말고 뭐라도 함께 하자! 안 처장은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계도 총선넷, 청년 중소상공인과 연대해 남은 기간 동안 최대한 노동개악 주도 후보에 대한 심판 운동을 벌이고 조합원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데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렇다, 뭐라도 하자. 지금 당장 총선넷 홈페이지(http://www.2016change.net)에 접속해 '3분 총선' 코너에 우리 지역 후보가 누구인지, 어떤 활동을 했는지 살펴보자.

끝으로 안 처장이 공무원노조에게 남긴 말.

“개혁 세력이 승리할 수 있는 계기도 있으니 너무 체념하지 말았으면 해요. 공무원노조도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을 노동조합으로 인정해 주고 공무원의 정치참여와 노동기본권, 또 공무원들의 연금 문제나 처우, 복지에 대해 전향적인 세력이 승리할 수 있도록 꼭 투표해 참여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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