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U신문
오피니언칼럼
결코 안녕하지 못한 ‘철도 민영화’[김남준 칼럼] 법과 상식 <5>
김남준 법무법인 ‘시민’ 대표변호사  |  gnews20@gmail.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3.12.19  14:04:53
카카오톡 네이버밴드 트위터 페이스북

이명박정권 때 추진하려다 포기한 철도민영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코레일 이사회가 기습적으로 코레일의 자회사설립을 의결하였고, 이에 대해 코레일 노동조합은 이를 막기 위한 법적인 조치를 강구하고 있는 중이다.

현 정권은 코레일의 자회사를 설립함으로써 철도산업에 경쟁체제를 도입하여 코레일의 만성적자 상태를 해소하는 것이 자회사 설립의 주 목적이고, 또 코레일이 자회사의 41%의 지분을 가질 예정이며, 나머지는 공적으로 운영되는 자금들이 투입될 예정이므로 자회사설립방안이 결코 철도를 민영화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주장은 많은 부분에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코레일의 적자는 방만한 운영에서 비롯된 부분도 없다 할수 없겠지만 그보다는 국책사업인 철도를 개설, 유지 보수하는데 드는 비용에 비하여, 요금이 낮게 책정된 탓에 기인된 부분이 더 크다고 한다. 특히 기업체의 부담과 관계있는 화물운송과 관련된 요금이 낮게 책정되어 있는 부분이 가장 문제라고 한다. 이는 방만한 경영과 관계되는 것이 아니다.

또 경쟁체제를 도입한다는 것도 어폐가 있다. 경쟁체제가 도입되려면 같은 노선을 두고 해야 하는데 수서발 KTX 자회사는 알짜노선을 운영하고 코레일은 이와는 다른 노선을 운영하는 것이다. 다른 노선을 운영하는 코레일과 자회사 간에 경쟁체제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코레일과 공공기관의 자금이 투입되어 위 주체들이 지분을 가짐으로 민영화가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코레일과 공적기관이 자회사의 주주가 되었을 때 위 주체들이 운영을 포기하고 대기업자본이나 해외자본에 주식을 넘기는 것을 무슨 수단으로 막을 수 있단 말인가? 이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언급이 없다. 즉, 정부와 코레일이 주장하는 것은 모두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것들이다.

   
 

현재 상태에서 바로 민영화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명백히 민영화의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다. 민영화가 되면 무엇이 문제인가? 과거 1년 정도 미국에 유학한 경험이 있는데 미국에 도착하여 처음 아파트 입주했을 때 수많은 전기회사, 전화회사 등에서 연락을 해왔다. 자기 회사에 가입하라고 하는 것인데 그렇지 않아도 달리는 영어와 복잡한 가입절차 때문에 머리가 아팠던 기억이 있다. 한국에 있을 때는 공기업인 한전, 한국통신에 연락만 되면 그냥 설치해 왔으니 일반 사기업이 그런 역할을 담당하는지 잘 몰랐던 것이다. 나중에 보니 요금도 훨씬 비쌌고, 요금체계가 너무 복잡해서 잘못 선택하는 바람에 호되게 바가지를 쓴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었다. 즉, 민영화가 되면 일단 요금이 상승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민영화된 영국과 일본의 철도요금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비싼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또 민영화가 되면 이윤을 남기기 힘든 노선들은 폐지된다. 사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이윤이 남지 않는 노선은 당연히 폐지되는 것이다. 격오지 산간지역 등에 대한 전체적인 대중교통의 조정 없이 민영화를 해버리면 같은 국민인 격오지 거주자 등은 발이 묶이게 되는 것이다. 일찍이 철도 민영화를 경험했던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에서 실제로 발생했던 일이기도 하다.

또한 민영화를 하면 결국은 철도가 외국자본에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문제점도 있다. 이백년 이상 철도를 운영했던 외국자본의 자본력과 노우하우는 우리나라 자본이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최근 박대통령이 프랑스에서 기립박수를 받은 이유가 패션이나 유창한 불어실력 때문에 외국자본에 철도를 개방한다는 연설 내용때문이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 아닌가?

그뿐만 아니라 자회사설립을 의결한 것은 법적인 문제도 있다. 현행철도산업기본법은 공기업만이 철도를 운영하도록 운영주체를 명시해놓았는데 자회사는 법적으로 명백한 사기업으로서 철도를 운영할 수 있는 주체가 아니므로 현행법에 위반된다. 또한 현재 철도에서 이윤을 남기는 부분은 KTX를 운영하여 벌어들이는 수입 외에는 없다. 수서발 KTX 자회사를 설립하여 코레일에서 분리할 경우 코레일이 앞으로 부담할 연간손실액은 연간 4,000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코레일 이사들은 코레일에 손해가 발생할 것을 알면서도 자회사설립절차를 의결한 것이므로 회사에 대한 배임행위를 한 것이다. 즉 의결이 무효가 되는 것이다.

이사회의결절차가 무효이므로 이에 대해서는 이사회결의무효확인 및 그 결의의 효력을 정지하는 가처분을 생각해볼 수 있겠으나 코레일은 주주가 없이 이사만 있는 회사이고, 이사들은 모두 분리결의에 찬성하였으므로 소송을 제기할 주체가 없는 문제가 있다. 현재 코레일 소속 직원 등이 신청인이 되어 이사회결의효력정지가처분신청이 제기되었으나 위와 같은 이유로 각하결정이 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왜 이시점에서 민영화일까? 철도를 시작으로 병원도 민영화수순을 밟고 있고, 약국에 대해서도 법인설립을 허용하면서 민영화 수순을 밟고 있다. 현 정권은 절대로 민영화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스스로 공약하였는데 이를 어기면서 대기업과 자본의 이익을 노골적으로 대변하고 있다.

민영화라는 용어도 문제가 있다. 민영화는 국민이 운영한다는 의미를 가지는 것인데 이런 방향으로 진행되면 철도산업은 민영화가 아니라 재벌기업이나 외국자본이 곧 ‘사유화’할 것으로 보인다. 조지 레이코프가 말한 프렘전쟁에서 지고 있다. 민영화보다는 사유화라는 단어가 더 정확한 용어다. 얼마전 대학가에 붙은 대자보 내용이 현 상황을 정확히 표현하고 있다. 정말 안녕하지 않다. 지금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가? 

< 저작권자 © 공무원U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관련기사]

김남준 법무법인 ‘시민’ 대표변호사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카카오톡 네이버밴드 트위터 페이스북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가장 많이 본 기사
신문사소개기사제보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 664 한흥빌딩 6층   |  대표전화 : 070-7728-4733  |  팩스 : 02)2631-1949
인터넷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 02086  |  발행인 : 전호일  |  편집인 : 진강필  |  청소년보호책임자 : 진강필
Copyright © 2013 공무원U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ews2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