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방일간지의 잘못된 보도가 오히려 조용한 선행을 세상에 알려지게 하는 계기가 됐다.
충북권 일간지인 <동양일보> 김영이 편집상무는 지난 19일 ‘박세복(영동군수)과 이필용(음성군수)’이란 제하의 칼럼을 오피니언판에 실었다. 상을 치른 두 군수의 장학금 기탁 결과를 전하며 박 군수는 거액을 기부한 반면 이 군수는 기부소식이 없다는 것이 칼럼의 요지다.
김 상무는 칼럼에서 충북 최초의 기부명문가 탄생을 비롯해 기부천사인 김해림 프로골퍼의 기부소식을 전했다. 이어 젊은이들의 과감한 기부를 본받아야 할 점이라며 한결같이 기부 앞에 겸손하고, 남을 도울때 가슴 속 깊이 희열을 느낀다는 인터뷰를 언급하고 이 말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고 추켜세웠다.
김 상무는 그러면서 “기부와 관련해 비교되는 두 자치단체장이 있다”며 “박세복(55) 영동군수와 이필용(56) 음성군수”라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올 봄 공교롭게도 1주일 사이에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슬픈 일을 당했다”며 “특히 이 군수는 4개월후에 장모상까지 당해 줄초상을 치러야 하는 아픔을 겪었다” 전했다.
김 상무는 지난 3월 박 군수가 모친상을 치르고 부의금 1억원을 장학회에 기탁 소식이 보도됐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장모상까지 치른 이 군수였지만 박 군수처럼 부의금을 사회에 기부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고 썼다.
김 상무는 “그렇다고 그에게 손가락질 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라며 “부의금을 사회에 기탁하지 않았다고 주변에서 이러쿵저러쿵 할 사안도 아니고 선택은 오직 그의 몫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그들에겐 ‘차이’만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동양일보> 악의적인 왜곡보도에 화난 음성군민
<동양일보>의 칼럼이 실리자 음성군출입기자들이 팩트 체크에 나섰다. 사실을 확인하는 데는 불과 2분도 소요되지 않았다. 음성장학회에 전화를 걸자 이 군수가 그동안 음성장학회에 기부한 내역을 상세하게 안내해 줬다.
이 군수는 지방자치단체장에 취임하고 인재양성과 장학사업 발전을 위해 기부를 꾸준히 해오고 있었다. 지난 2010년 취임하고부터 현재까지 1737만원을 음성장학회에 기부했다. 또 지난 3월에는 모친상을 치르면서 지인들로부터 받은 부의금 중 200만원을 음성장학회에 기부하기도 했다.
이 군수는 민선 5기 시작부터 현재까지 만 6년이 넘는 세월동안 한 달도 거르지 않고 매월 20만원씩을 장학금으로 기부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이 장학금 기탁을 일회성 이벤트로 이용하지 않고 꾸준히 실천하는 행보에 박수를 보내는 이유다.
음성장학회의 한 관계자는 “개인이나 조직의 홍보를 위해 기부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일회성에 그치는 것이 보통”이라며 “이 군수의 기부가 아름다운 이유는 남에게 알리지도 않고 꾸준히 실천한다는데 있다”고 추어 세웠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기부는 돈이 많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기탁하는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며 “지난 6년 동안 꾸준히 지역의 인재양성을 위해 기부를 실천하는 이 군수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 군수는 장학금 기탁과 관련해 27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내세울 만한 일이 아니다. 많이 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음성장학회 이외에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월드비젼,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등 10여 군데의 복지단체에 꾸준히 기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지난해 3월 관보(http://gwanbo.korea.go.kr)에 고위 공무원의 정기 재산변동 사항 신고사항을 게재했다. 박 군수는 14억2663만원으로 충북 시장·군수 11명 가운데 3위를 기록했다. 이 군수는 재산신고액이 1억8100만원에 불과해 하위권에 머물렀다.
<동양일보>가 지난 4일에는 ‘음성 인삼축제 ‘먹자판’ 전락‘이란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충북 음성에서 지난달 30일부터 4일까지 열린 인삼축제가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됐지만 자치단체 생색내기란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보도했다.
<동양일보>는 지난해 농산물 판매금액을 언급하며 올해는 이마져도 저조하고, 인삼 판매액도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음성인삼을 알리기 위해 인삼축제와 병행해 추진한 낚시대회도 참가인원이 절반도 안돼 음성 인삼을 전국에 알리는데 실패했다고 전했다.
<동양일보>는 지난 3일 오후 5시 38분경 이 기사를 인터넷 판에 올렸고 지난 4일 조간으로 지면을 통해 보도했다. 하지만 음성인삼축제 때 팔인 농산물과 인삼 판매액은 축제가 종료된 4일 오후에 취합됐다. 결과적으로 농산물 판매액이 집계도 되기 전 보도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인삼축제 관계자들은 사실을 심각하게 왜곡한 악의적인 보도라고 일갈했다. 올해 농산물과 인삼 판매가 저조했다면 지난해와 올해 판매액을 명시했어야 하지만 정확한 비교 분석도 없이 두루뭉술하게 보도했다고 비판했다.
음성군과 음성인삼축제추진위원회에 따르면 농산물 판매액은 지난해(9억 5600만원(수삼 7억 2100만원))에 비해 17%가 증가한 11억 2100만원(수삼 8억 7290만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수삼(인삼) 판매액은 지난해에 비해 20%이상 늘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전국민물낚시대회 참가자를 모집하는 공고가 나간 지 3일 만에 참가인원 400명이 충족됐다고 밝혔다. 행사 당일 현장에서는 낚시를 하다가 빠져 나가는 사람의 자리를 차기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고 전했다.
<동양일보> 보도에 대해 행사관계자들은 법률검토를 거쳐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고 손해배상도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악의적인 왜곡보도로 음성인삼의 브랜드 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됐고, 인삼축제 관계자들의 수고를 폄훼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