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적 생명은 먼저 갔지만, 그의 정치적·사회적 생명은 우리와 영원할 것이다”
“그는 우리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보여주고 떠났다”
“그의 유지를 받아 서울시청 제1노조로 만들어 민주열사 묘역에 바치겠다”
“꽃 피는 봄이 오면 (고향) 운봉 산자락 계곡에서 밥 한번 먹자 했는데…”
본지 고 안현호 기자에 대한 추모제가 3일 저녁 6시 원광대병원산본장례식장에서 열렸다. [관련기사] 본지 안현호 기자 별세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조합장(葬)으로 치러지는 이날 안현호 기자 추모제에는 유가족 및 공무원노조 조합원, 조문객 등이 참석해 엄숙하게 진행됐다.
공무원노조 박중배 사무처장이 사회를 맡은 이날 추모식은 그 동안 안 기자의 활동 영상 상영과 공무원노조 동지들의 추모사로 진행됐다.
활동 영상이 상영되는 동안 조문객들은 눈물을 훔치며 안 기자를 그리워했다. 그를 기억하는 동지들의 추모사 한 마디 한 마디에는 그를 떠나보낸 슬픔이 가득했다.
공무원노조 조합장 김주업 장례위원장은 “안현호 동지는 이 사회에 꼭 있어야 할 그리고, 우리의 마음과 기억 속에 영원히 남는 사람이었다”면서 “그의 육체적 생명은 먼저 갔지만, 정치·사회적 생명은 공무원노조가 존재하는 한 우리들 가슴과 기억 속에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그를 위해 우리는 슬퍼해주고 추도해줘야 한다. 다만, 그가 이루려했던 서울특별시에 공무원노조 깃발만 휘날릴 수 있도록, 노동자·민중이 주인되는 세상을 위해 다시 떨쳐 일어서야 한다. 유가족들에게 우리 동지들이 남은 자로서 의리를 끝까지 다해주자”고 말했다.
공무원노조 서울본부 김정수 회복투위원장은 “안 동지는 화려한 직책은 없었지만, 우리들에게 어떻게 살아야 할지와 특히 강하고 끈질긴 투쟁은 많은 교훈을 주고 떠났다. 그가 못다 이룬 원직복직의 꿈과 노동해방, 인간해방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빚으로 알고 노력해야 한다”며 “유가족들에게 너무 죄송하다. 14만 조합원이 안현호 동지와 함께 할 것이다. 공무원노조가 늘 함께 하겠다”고 위로했다.
이어 안현호 기자와 함께 조직 확대를 위해 함께 동고동락했던 공무원노조 서울시청 김경용 지부장은 추도사에 앞서 유가족과 조문객들에게 큰 절로 인사했다.
김 지부장은 “지부장이 안현호 동지를 지키지 못했는데, 여러분들이 안 동지를 지켜줬다. 감사하다. 끝까지 잊지 않고 간직하겠다. 안현호 동지는 약한 곳, 힘든 곳에 항상 있었다”면서 “2000명 지부 조합원으로 확대하는데 그 중심에 그가 있었다. 고인의 유지 받아 공무원노조 서울시청지부를 제1노조로 만들어 안 동지의 민주열사 묘역에 바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공무원U신문> 기자로 함께 활동하고 있는 조창형 기자는 “먼저 안현호 동지 보다 안현호 기자라 얘기하고 싶다. 안 기자는 투쟁의 현장이면 언제든지 카메라와 캠코더를 들고 제일 먼저 나타났던 기자다. 경찰이 물대포를 쏘는 광장에서도 많은 동지들에게 현장의 소식을 전하기 위해 언제나 캠코더를 들고 다녔다”며 “안 기자에게 오늘 ‘당장 카메라와 캠코더 들고 다시 영등포 사무실과 투쟁의 현장으로 돌아와라. 그 뜨거운 마음을 조합원들에게 알려주길 바란다’고 14만 조합원의 지침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종로지부 김원경 지부장은 “보도블럭과 아스팔트에 앉아 촛불과 피켓을 함께 들을 때에 늘 그는 늘 당당했고, 용기가 있었다”며 “7년 전부터 꽃피는 봄이 오면 운봉 산자락 계곡에서 밥 한번 먹자 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형 어디가’라며 씩 웃던 안 동지. 용감하게 세상을 살아온 안 동지. 그를 잊지 않겠다”고 마음을 전했다.
안 기자 장례식은 4일 오전 7시에 발인 후 9시 서울시청 서소문별관에서 영결식을 거행한 후, 장지인 마석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에 안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