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막장으로 치닫는 종편방송 스스로 언론의 자격을 박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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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MB 정부시절, 숱한 논란 속에 탄생한 종편방송의 문제점이 지적된 것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수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종편방송을 밀어붙였던 최시중씨는 여타의 이유로 구속되는 비운의 주인공이 되었다.

최근 철도노동조합 파업과 관련하여 민주노총에 경찰력 투입과정에서 보여준 일부 종편들의 방송은 과연 공중파를 타는 매체로서 존재하는 것이 합당한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을 품기에 충분했다. 공적인 이슈를 다루는 방송이라는 매체가 아니라 일부 편향된 시각을 가진 사람들의 뒷방 잡담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방송이 어떤 이슈를 다룸에 있어 최소한의 공정성은 보장하는 것이 언론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자세이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일부 종편방송은 아예 다른 시각의 논객을 배제하고 일방적인 시각의 인물만을 등장시키는가 하면, 어떤 방송은 진행을 담당한 앵커가 출연한 논객보다 더 흥분하여 일방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경찰병력 투입에 항의하는 통합진보당 의원들을 경찰이 격리했다는 소식이 들어오자 종편에 출연한 한 보수논객은 당장에 수갑을 채워서 체포해야 한다며 상식 밖의 발언을 서슴지 않았고, 진행을 담당한 앵커는 민주당 의원들이 경찰청을 항의 방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자신이 흥분해서 민주당이 마치 불법적인 행동에 나선 양 언성을 높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민주노총이 명동성당처럼 성역이라도 되느냐라며 영장도 없이 침탈하는 경찰에 항의하는 민주노총 조합원들을 법치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자들로 간주했다. 유정복 안행부 장관이 철도노조지도부에 영장집행에 협조를 당부한다고 하자 범죄자들에게 저자세로 일관하다고 비판하기까지 했다. 참으로 보기에 민망한 방송이었다. 언론으로서 어떠한 절제도 어떠한 공정성도 담보하지 않는 일부 종편들은 이제 반드시 퇴출되어야 한다. 우리 국민들은 보다 공정하고 품격 있는 논리들을 들을 권리가 있음을 분명히 직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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