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이지형 지부장 당선자 (전남본부 무안군지부)

전국 최연소 지부장… “조합원 속에서 즐거움, 가치, 행복 거머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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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노조 출범 20년 만에 20대 청년 지부장이 탄생했다.
올해로 만29세, 공무원 입직 만 2년, 노동조합에 입문한 지 5개월 만에 지부장에 당선된 이가 있다. 남도에 불어 닥친 돌풍의 주인공, 이지형 무안군지부장 당선자를 직접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 이지형 무안군지부장 당선자
▲ 이지형 무안군지부장 당선자

노동조합, 그 인연의 시작
같은 부서 임종준 조합원이 타지로 전출을 가게 되면서 지부 청년위원장이 공석이 된 상황에서 노동조합의 문턱을 스스로 넘었다. 자연스레 청년위원장을 맡게 된 그는 활동 초반부터 뛰어난 친화력 덕분에 부서순회나 군수 면담 등 지부 활동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무안군의 핵인싸가 된 그는 작년 9월 노동조합을 만나 12월 지부장 출마를 제안받았고, 지난 1월 지부장에 당선, 이제 10여 일 후면 임기 시작을 앞두고 있다. 그야말로 초고속 성장이다.

지부장에 나서길 잘했다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기에 지부 내 소모임을 통해 토론과 학습을 진행하고, 청년위원회 활동을 통해 노동조합에 대한 시각도 넓혔다. 이 짧은 기간에 지부장을 하게 될 줄은 자신도 몰랐다. 그의 넘쳐나는 아이디어와 적극적인 마인드, 뛰어난 사업 추진력을 본 선배 간부가 출마를 제안했을 때 그저 고마운 마음이 앞섰다. 그러나 나이와 경력 등 주변의 걱정이 많았기에 그는 그동안 지부를 이끌어온 선배들을 일일이 찾아 지부장 출마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그들의 지지와 응원을 받으며 든든한 울타리를 먼저 형성한 셈이다. 어떤 역할이든 상관없었지만, 매번 아이디어를 내고 새로운 변화를 주도적으로 고민하는 자신을 보면서 지부장이 된 자신이 자랑스럽다.

▲ 지난 1월 13일 이지형은 지부장에 당선됐다.
▲ 지난 1월 13일 이지형은 지부장에 당선됐다.

당선되자마자 진도로 달려갔다
당선 다음날, 무작정 진도로 갔다. 전남의 최연소였던 임성대 지부장을 만나 청년 지부장이 가져야 할 자세와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는 지혜를 듣고 배우기 위해서였다. 그곳에서 그는 지부장으로서의 역할을 거시적으로 확정했다. 모든 조합원이 납득할 수 있는 결정을 하고, 조합원의 목소리를 기관 측에 제대로 전달하여 긍정적 대안을 끌어내는 중심축이 되겠다는 것. 스무 살 공무원노조의 역사와 전통을 잇되 2030 청년세대의 의견에 집중해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겠다는 것이 그것이다.

당선자 신분으로 맞이한 승리의 기쁨
당선 직후 코로나 대응 보건지원 인력배치 문제가 발생했다. 직원들의 근무조건이 변경되면 사전에 합의를 거치기로 한 협약사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안군에서 독단적으로 보건소로 파견발령을 추진했다. 
그는 기관에 즉각 협약사항 위반임을 제기했고, 진행사항을 조합원과 실시간 공유하는가 하면 무안군에 근무하는 모든 인력을 순환 배치할 것을 제시했다. 그의 발 빠른 대처와 추진력은 “나이 어린 지부장이 제대로 할 수 있을까?”가 기우였음을 확인시켰다. 기관 측에는 노동조합의 존재를 각인시키고, 앞으로 모든 사안에 대해 협의를 하겠다는 약속도 받아냈다. 이지형은 모든 과정을 조합원과 소통하면 반드시 답을 찾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획득했다. 

▲ 이지형은 지부장 당선 직후 부서순회를 통해 조합원을 만났다.
▲ 이지형은 지부장 당선 직후 부서순회를 통해 조합원을 만났다.

새로운 시도로 재밌게 하고 싶다
젊은 층이 노동조합으로 자연스레 유입되기 위해서는 무조건 재밌어야 한다. 눈높이를 낮추고 가볍고 편안한 방식으로 다가서야 노동조합도 새로워질 수 있다. 청년사업을 통해 체득한 소중한 결론이다. 지역 내 펜션을 예약해 놀이로 소통하고, 다음 날 함께 출근하는 수련회도 고민해 본다. 조합원의 고충상담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카카오톡 채널을 만들었고, 조합원의 질문에 즉시 답할 수 있는 챗봇팅도 가능케 업그레이드할 생각이다. 
유튜브에도 도전 중이다. 지부 활동을 소개하고 조합원과 소통할 멋진 콘셉트를 정해 관심을 모아낼 계획이니 ‘좋아요/구독/알림 설정’ 많이 해 달란다. 자신의 머릿속에 무한히 떠다니는 아이디어를 펼쳐놓으니 할 수 있는 것이 너무 많아 마음이 설렌다.

▲ 이지형이 지난해 11월 열린 청년간부 교육수련회에 참여하고 있다.
▲ 이지형이 지난해 11월 열린 청년간부 교육수련회에 참여하고 있다.

일한 만큼 대우받아야 소속감도 높아져
신규 공무원에 대한 포상이 없는데, 5년 미만 공무원의 성과를 바탕으로 포상하는 농진청 사례를 착안하여 수당, 휴가 등 포상제도를 도입해 무안을 떠나는 공무원이 없게 하고 싶다. 노동조합도 부서별 대의원을 서무들이 맡아하는 경우가 많은데, 조금이라도 서무들의 수고로움에 감사하고 싶어 최근 월 1만원 수당 제도를 신설했다. 
운영위원도 활동을 하서 개인 경비를 쓰는 경우가 허다한데, 기름값이라도 보전해주는 자연스러운 풍토를 꼭 만들고 싶다. 민원 부서에서 일하는 조합원에 대한 지원방안도 고민 중이고, 코로나19 인력충원, 수당지급, 업무환경 조성 등도 적극적으로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청년들아, 함께 가자
이지형은 또래 청년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노동조합은 우리 삶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우리의 권리를 지켜주는 든든한 울타리이며, 선택이 아니라 필연적 공동운명체다. 노동조합을 외면하고 공동의 삶에서 비켜설수록 우리의 미래는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 희망찬 내일을 위해 조직의 현재인 청년들이 함께 손잡고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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