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속으로] 제주지역본부 서귀포시지부

제주 청년들, “젊은 감성과 소통으로 ‘슬기로운 노조생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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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최남단에 위치한 평화의 섬 제주에서 희소식이 들려왔다. 
2030청년위원회 활동을 통해 발굴된 소중한 청년간부들이 주축이 되어 지부활동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 제주본부 서귀포시지부 11기 김지훈 지부장과 최순민 사무국장 당선자가 그 주인공이다.

▲ 11기 서귀포시지부 김지훈 지부장(좌)과 최순민 사무국장
▲ 11기 서귀포시지부 김지훈 지부장(좌)과 최순민 사무국장

지부는 코로나19 2년 동안 제대로 된 대면사업을 진행하지 못해 활동에 목마름이 컸다. 그나마 보건소 등 코로나 대응 업무에 고생하는 조합원들을 격려방문해 애로사항을 청취했고, 시장 면담을 통해 조합원의 의견을 전달하고 제도개선을 요구하는 기본적 역할은 할 수 있었다. 
또한, 10기 사무국장인 오봉주를 중심으로 매주 수요일 ‘노조 퀴즈 대회’를 진행, 정답을 맞힌 조합원에게 커피쿠폰을 제공하면서 꽤나 관심을 끌었다. 작지만 함께하는 이벤트가 조합원-지부 간의 소통 창구가 되어주었기에, 11기 지부는 그동안의 경험과 성과를 발판 삼아 한층 업그레이드된 ‘노조 퀴 즈대회 시즌2’를 야심차게 준비해 볼 계획이다. 

▲ 11기 서귀포시지부가 지난 1월 당선되어 3월 출범을 앞두고 있다.
▲ 11기 서귀포시지부가 지난 1월 당선되어 3월 출범을 앞두고 있다.

공직사회에는 50%에 가까운 청년들이 입직을 했고, 개인별로 개성도 매우 달라 어느 때보다 다름이 존중되어야 하지만, 아직도 ‘다름은 틀린 것’으로 간주되는 공직 사회의 경직된 분위기에 김지훈은 갑갑함을 느꼈다. 그래서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고 우리의 역할을 찾고 싶었다. 즐거움과 자발성을 기초에 둔 2030 청년사업 방식은 예전과 다르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지난 2019년 지부가 청년조합원들과 함께 버스를 대여해 맛집 투어를 간 적이 있었다. 맛있는 것을 먹고 자신의 일상을 나누면서 자연스레 친밀도가 높아졌고 참가자들의 호응도 높았다. 작년에는 어렵게만 느껴지던 ‘임을 위한 행진곡’ 부르기를 진행하면서 노래가사 맞추기 등 청년다운 방식으로 접근하니 함께하는 즐거움은 기본이고, 역사인식과 노동조합에 대한 이해도 저절로 높아졌다. 

▲ 지부 청년 조합원들이 지난 해 열린 제주본부 청년캠프에 참여하고 있다.
▲ 지부 청년 조합원들이 지난 해 열린 제주본부 청년캠프에 참여하고 있다.

‘즐겁게 놀고 함께 웃는 노동조합’을 만들고 싶은 김지훈의 고민은 청년부장으로 활동했던 최순민의 올곧고 순수한 가치관과 만나 11기 지부를 출범시켰다. 거기에 10기 사무국장 출신에 2030청년위원회 활동을 주도적으로 해 온 오봉주가 수석부지부장으로 합세, 지부는 더 강하고 튼튼한 ‘엔진’을 달았다.

11기 지부는 시장과의 정책 간담회 정례화, 조합원 참여 행복나눔 프로그램 운영, 조합원 자녀 격려 사업, 찾아가는 현장순회와 간담회 개최, 직장 내 괴롭힘 방지 노사협약 체결, 노사합동 상생화합 프로그램 개발 및 지원, 격무부서 1일 현장 체험을 통한 조합원 목소리 청취, 조합원을 위한 소통창구 상시 운영 등 8가지 공약을 내놨다. 처음부터 끝까지 ‘조합원의, 조합원에 의한, 조합원을 위한 노동조합’으로 거듭나겠다는 약속이다. 

김지훈은 조합원을 위한 소통창구 상시운영 약속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최순민은 3월 첫 사업을 지부사무실을 조합원의 ‘넉넉한 쉼’이 보장되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업무공간은 최소화 하고 나머지 공간은 조합원들의 쉼터로 돌려줄 계획인데 간식과 다과를 트렌드에 맞게 배치하고, 조명과 내부 인테리어도 딱딱한 사무실 분위기는 절대 피할 생각이란다. 누구나 편하게 찾아와서 소통하고, 보드게임을 하거나 책을 읽으며 쉴 수 있고, 속마음을 드러낼 수 있는 낙서장도 비치해 조합원들의 ‘해우소’를 만들 참이다. 

▲ 지부는 지난해 10월 서귀포시와 노사간담회를 진행했다.
▲ 지부는 지난해 10월 서귀포시와 노사간담회를 진행했다.

김지훈은 11기 서귀포시지부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조직 확대와 활성화를 꼽았다. 복수노조 상황이고 신규조합원 조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해 지부의 조합원 조직률은 50%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래서 올 한해는 조합원을 무조건 많이 만나겠다고 한다. 코로나19에 막혀 잠시 중단된 읍면동과 부서순회를 곧 재개하고 조합원과의 소통을 강화하면서 아주 작은 목소리라도 정성껏 수렴, 시 집행부와 상시적으로 협의하여 조합원의 직장 내 어려움과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조합원과의 스킨십이 높아지면 자 연스레 지부는 튼튼해질 것을 믿는다.

한반도 최남단 서귀포에서 만난 제주청년들은 노동조합 경험은 비록 짧지만, 열정과 믿음으로 한데 뭉쳤다. 많은 성과를 내는 지부보다는 조합원의 아픔과 어려움에 함께 공감하고 발을 떼는 진정한 친구같은 노동조합을 만들고 싶다. “열심히 할 준비는 됐으니 일할 수 있도록 일거리를 많이 달라. 노동조합의 문턱을 낮춰 모두가 함께할 수 있도록 노력할 테니 문턱이 닳도록 꼭 찾아와 주시라.” 조합원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하는 그들의 얼굴에 첫사랑에게 고백하는 청춘들의 설렘이 있다. 

서귀포에 불어 닥친 따뜻한 바람을 느끼고 보니 벌써부터 지부가 맞이할 새봄의 기운이 기대된다. 조합원의 믿음을 얻고 즐겁고 행복한 노동조합을 만들어 ‘노조=함께 노는 곳’의 등식을 반드시 현실화하겠다는 그들의 열정과 패기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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