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경기본부 남양주시지부

“느리지만 함께 걷는 큰 걸음, 행복한 일터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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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일 남양주시청 게양대에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깃발이 나부꼈다. 2019년 공무원노조에 가입, 경기본부 남양주시지부로 새롭게 출발한 날이다. 리더십과 추진력이 몸에 밴 손채락 지부장과 따뜻하고 섬세한 엄태호 사무국장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지난 10월 임기를 시작했지만 위드코로나 상황이 된 11월 19일에야 출범식을 진행했다. 이날도 시청에는 공무원노조 깃발이 게양됐다. 노사합의를 통해 지부 출범(10월 1일) 주간과 출범식 주간, 노동절 주간에는 깃발을 게양키로 했다. 휘날리는 깃발을 통해 조합원들의 결속을 모아내고, 공무원노조 소속지부로서의 자긍심도 높이기 위해서다.

▲ 손채락 지부장(좌)과 엄태호 사무국장
▲ 손채락 지부장(좌)과 엄태호 사무국장

손 지부장과 엄 사무국장은 임기를 시작하면서 ‘존중과 배려’를 통한 ‘행복한 직장문화 만들기’를 모토로 내걸었다. 함께 웃고 나누는 조직문화를 꼭 만들고 싶었다. 그 실천방안으로 최소한의 사무공간을 제외하고 넓은 지부 사무실을 조합원에게 내줬다. 모두를 위한 공간, 언제든 찾고 싶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여러 차례 디자인을 고민하고, 조명 하나도 카페에 온 듯 편안함을 주도록 연출했다. 덕분에 출근시간과 점심시간에는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이른바 ‘핫플’이 됐다.

▲ 조합원에게 '핫플'이 된 지부 사무실에서 손 지부장과 엄 사무국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조합원에게 '핫플'이 된 지부 사무실에서 손 지부장과 엄 사무국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또한, 조합원들이 지부 사무실을 찾을 때 자연스럽게 공무원노조 소식과 공직사회 현안을 접할 수 있도록, 상시적으로 TV를 통해 공무원노조 유튜브 채널 등을 상영, 자연스러운 홍보의 장을 만들면서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았다. 

지부는 2003년부터 남양주시청 공무원직장협의회를 16년이나 유지해오다가, 지난 2019년 조합원 총투표를 통해 공무원노조에 가입했다. 경기동북부지역협의회 소속 노조와 직협이 오랜 기간 연대해 온 산물이었고, 안상영 전 위원장 등 선배들이 역할을 톡톡히 한 결과다. 직협을 넘어 15만 조직인 공무원노조에 소속되니 조합원에 대한 책임감도 커졌고, 혼자가 아니기에 든든함은 배가 됐다.

▲ 손 지부장이 공무원노조 깃발을 흔들며 2기 출범을 알리고 있다.
▲ 손 지부장이 공무원노조 깃발을 흔들며 2기 출범을 알리고 있다.

지부 제1의 가치는 ‘존중’에 있다. 운영위원의 명함에도 ‘존중, 당신은 우리에게 소중한 사람’이라는 글귀를 넣어 의지를 확고히 새겼다. 노동조합 간부의 벽을 낮추고 ‘우리만의 리그’를 우려해 운영위원도 공개 모집해 일부 구성했다. 지부는 활동을 결심해 준 운영위원부터 소소하게 챙기기로 맘먹고, 생일을 챙기고 종종 저녁식사도 함께하며 마음을 나눈다. 

2기 지부는 운영위원 구성에 집중했다. 1기에 1명에 불과했던 부지부장을 수석부지부장을 포함 4명으로 확대해 부지부장단을 구성했고, 시 집행부에서 소소한 것까지 노조에 의견을 물어와 사무국장의 업무가 과부하 되는 것을 고려, 사무부국장을 둬 사무국을 강화했다. 지부는 사업의 큰 방향은 월 1회 운영위원회에서 잡고, 주 1회 지부장, 사무국장, 부지부장단과 사무부국장이 참여하는 회의를 통해 상시적으로 지부 운영방향을 결정한다. 

▲ 지부가 2030청년위원회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 지부가 2030청년위원회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청년조합원을 대상으로 10명의 위원단을 모집해 2030위원회를 구성, 12월 2일 첫 모임을 통해 자체적으로 사업계획을 추진하도록 제안했다. 자발적으로 쏟아져 나오는 그들의 고민을 지부 사업에 고스란히 녹여내면 자연스레 지부는 젊어질 것이 고, 청년들의 자체 역량은 성장할 것이기에 벌써 기대가 높다. 

손 지부장은 ‘고질민원 대응시스템 구축’, ‘일반직 근무인력 확충’과 ‘12시 점심시간 권리 쟁취’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불과 임기 시작 2달 만에 대부분 관철했다. 지부는 아무리 사소한 조합원의 목소리라도 소홀하지 않기 위해 애쓴다. 극성수기인 8월에 조합원들의 휴식을 위해 휴양시설 10여 곳을 확보, 특히 청년조합원의 호응이 단연 높았다. 읍면동 당직근무 폐 지를 추진키로 합의했고, 5년 이상 10년 미만 재직자 5일 안식휴가도 따냈다. 퇴직예정자도 건강하게 제2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도록 건강검진을 제공하기 위해 시 집행부와 협의를 마쳤다. 

▲ 지난 9월 30일, '12시 점심시간 휴무 쟁취'를 위한 전국순회를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지난 9월 30일, '12시 점심시간 휴무 쟁취'를 위한 전국순회를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부는 후원회원 400여 명을 포함해 2,400여 명의 조합원이 함께 하는 큰 조직이다. 
아직 노동조합 정서는 약하지만 지지와 동참은 어느 곳보다 높다. 비조합원이 가입을 하려면 그동안 내지 않은 조합비를 일괄 납부해야 가입이 승인된다. ‘무임승차’를 완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이 정도의 조직률이 되다 보니 행정망 공통게시판에는 노조 소식이 상단에 고정되어 많은 조합원에게 쉽게 다가간다. 자주 만나지 못하는 읍면동 조합원까지 노조 활동을 접하고 격려와 응원을 보내올 때면 절로 힘이 난다.

이제 3년차, 씩씩하게 민주노조의 길을 걷는 2기 남양주시지부. 
손 지부장은 빠른 걸음보다는 느리지만 큰 걸음을 선택했다. 조합원의 이해와 요구를 최대한 반영하고 행복한 일터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좋은 세상 만들기의 시작이라고 믿는다. 매일 만나는 조합원의 반짝이는 눈빛과 미소가 있어 지부는 더 건강하게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눈에 드러나지 않아도 진심을 다하면 그것이 감동이 될 것을 알기 때문이다. 2022년 손 지부장과 조합원이 만들어 갈 행복한 남양주를 상상하니 벌써 입가에 미소가 감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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