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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있는 삶을 위해 같이 가는 노동조합 만들 것”[사람과 사람] 김광자 지부장 당선자(전남본부 순천시지부)
오경희 기자  |  reporter_o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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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6.16  11: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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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자 순천시지부장 당선자, 7월 1일 임기가 시작된다.

나팔꽃 같이 환한 웃음을 지닌 ‘밝게 빛나는 사람’ 김광자. 올해 50살이지만 공무원이 된 지 7년, 노조 활동 3년 만에 지부장에 당선됐다. 늦깎이 공무원이지만 타고난 긍정적 마인드와 적극적인 추진력으로 능력과 품성을 인정받았고, 인맥과 사업수완이 부족할 때면 주변 ‘동지들’이 채워주고 끌어줬기에 가능했다. 

   
▲ 김광자는 최근 열여덟 소녀의 감성을 담은 책을 발간했다.

그녀는 최근 자신의 학창시절 감성을 담은 책 <고백, 열여덟을 그리다>를 출간했다. 딸은 공부시킬 필요 없다는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자라 어머니의 투쟁으로 간신히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었지만, 학교생활은 생각처럼 즐겁지 않았고 이해하기 힘든 일도 많았다. 그때마다 글을 썼다. 그 시절 썼던 작문집을 보관하고 있던 동생이 재미로 보라고 해서 동호회 모임에서 보여줬는데, 마침 순천시에서 ‘1인 1책 쓰기 운동’을 하고 있고, 이런 추억은 책으로 남겨보면 좋겠다는 주위의 권유가 있어 못 이기는 척 일을 저질렀다. 

그녀는 공무원이 되기 전에 20여 년간 상담업무를 했고, 사회복지분야 석사학위까지 취득했다. YWCA 여성인력지원센터에서 상담업무를 한 적이 있는데, 일은 나름 적성에 맞았다. 그런데 기독교단체라 종교 활동을 강요했다. 그녀는 부당한 강요에 항의했고, 언젠가는 길들여질 것을 기대하는 조직 분위기에 분노했다. 그녀의 올곧은 송곳 기질은 그때 이후로 본격적으로 터져나와 결국 지부장의 삶으로 귀결된 게 아닐까. 

한번은 모 공단에서 계약직 근무 중 정규직에 도전했는데, 서류전형에서 보기좋게 탈락했다. 마침 인사이동으로 새로 온 부장의 ‘갑질’도 겪던 터에, 토익점수가 없어 시험 볼 자격조차 주지 않는 것에 분노했다. 그녀는 바로 회사를 그만두고 공무원시험에 응시하기로 결정한다. 토익을 새롭게 공부하기보다는 과거에 공무원시험 공부를 해 본 경험이 있어, 더 가능성이 클 것이라 판단했다. 그 결과, 생각보다 짧은 시간에 그것도 43세의 나이에 단 번에 공무원이 되었다. 

   
▲ 순천시지부 간부들이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김광자는 2014년 공무원이 되고, 곧바로 순천시지부 조합원이 되었다. 앞장서지 못해도 최소한의 도리는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던 2018년 어느 날,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찾아왔다. 생활체육대회 의료지원을 나갔다가 우연히 탁구대회 결승전을 보고 그 모습에 매료되었다. 때마침 순천시청 탁구동호회원 모집 소식을 접하고 바로 가입했다. 주말 강습때마다 초짜인 그녀를 살뜰히 가르쳐주고, 혹시나 일이 있어 못 나가는 날에는 무슨 일이 있는지 따뜻하게 챙겨주는 동호회 임원의 헌신에 그녀는 감동했다. 그 임원이 바로 이영희 현 순천시지부장이다. 

당시 그녀는 이 지부장이 노조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도 몰랐다. 이 지부장의 ‘노조활동 한번 해 보겠느냐?’는 제의를 단박에 수락했다. 노조에 대해 무지했지만 믿을 수 있는 사람이 하는 활동이라면 뭐든 괜찮을 것 같았다. 그날부터 운영위원회 회의, 집회, 선전전 등 지부활동에 누구보다 열심히 매진했다. 한 가지 고백하자면, 집회를 다녀오는 버스 안에서 발언을 시킬 때면 난감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러나 경험이 쌓이니 발언은 늘었고, 점차 투쟁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며 그렇게 서서히 간부가 되어가고 있었다. 

   
▲ 김광자(왼쪽 세번째)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지부장에 당선됐다.

그녀는 이 지부장이 닦아놓은 토대를 더 굳건히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지만, 새로운 인물로 세대교체를 해 보자는 요구를 받아 지부장에 출마했고, 지난 5월 경선으로 치러진 선거에서 승리했다. 승리의 요인은 단연 조직적 힘이었다. 선배들의 지원과 선거운동원들의 헌신, 그리고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정성이 모인 결과였다. 출마 당시 밤 11시까지 야근을 거듭해 추천서를 받을 여력이 없었는데, 같은 부서 박지윤 조합원이 “꼭 해 주고 싶었다”며 조합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받은 추천서를 건네는데,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진심’에 감동했고, 그녀 역시 그런 지부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오는 7월, 지부장으로서의 새 삶이 시작된다. 간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지난 3년 경험으로 체득한 만큼, 튼튼한 간부 체계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다. 연령별, 성별, 직렬별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체계를 잘 구축한다면 어떤 탄압과 시련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란 굳건한 믿음 때문이다. 
임기 시작과 함께 3년 이내 신규 공무원 대상 조합원 교육을 실시하고, 노동조합과 악성민원 관련 교육을 비롯해 공동체의식을 함양할 수 있는 가치관 교육도 꼭 넣고 싶다. 내년쯤 코로나 상황이 좋아지면 조합원 총회나 가족과 함께 하는 조합원 체육대회 같은 대동 한마당도 그려보고 있다. 동아리활동을 활성화활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서 여러 문화체육교실도 지원, 즐거운 일터를 꿈꾸고 있다. 

   
▲ 기타동호회 활동 중인 김광자 지부장 당선자

눈에서 ‘빛이 나는 사람’ 김광자. 그녀는 우리의 일터에서 반목과 갈등이 걷히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풍토가 조성되길 간절히 바란다. ‘같이’의 가치와 ‘함께’라는 힘이 순천시지부 조합원으로부터 비롯되길 기대한다. 아울러 모두가 원하는 세상, 바라는 공직사회가 다르지 않기에 비조합원들에게 이제라도 같이 가자고 말한다. 
“그동안 받은 믿음과 확신을 조합원과 나누며 따뜻하지만 강한 순천시지부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는 ‘다부진’ 그녀의 활동을 기대하며, 지부장으로서 또 다른 삶을 맞이할 그녀에게 14만 조합원의 마음을 담아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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