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친구들이 같이 편하게 모일 수만 있도록 구심점만 되어달라”는 선배의 말에 덥석 청년부를 맡고 노조활동을 시작한 지 벌써 반년이 지났다. 2020년 지부에 청년부가 신설되어 청년부장이라는 직책을 맡게 되고 내심 혼자 속앓이를 했다.
기성세대와 시대적 배경이 다른 시대를 살았던 청년조합원들에게 노동조합이란, 팔뚝을 아래위로 흔들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투쟁과 쟁취를 외치는 조직이라는 인식이 있었기에 사실 쉽게 다가가기 어려웠다. “90년대 생은 뇌구조가 다르니 기성세대의 생각을 이해시키려 하지 말라”던 한 강사의 말처럼, 기성세대의 소망대로 청년들을 조직하기가 어려운 것도 현실이다.
그러나 실제 지부 단체교섭에 참여하면서 후배들이 어려워하는 군수를 상대로 당당하게 공무원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요구하는 선배들을 보면서 ‘나라면 저렇게 당당히 나서서 말할 수 있을까?’ 하는 경외심과 함께, 조합원들의 삶의 질을 높여내기 위한 공무원노조의 힘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작년 지부 청년 조합원 호프데이와 글램핑데이 등 대중사업을 통해 청년들의 자리를 만들면서 조직의 중요성 또한 확인할 수 있었다.
90년대생 조합원들이여!
적어도 본인이 속해 있는 지부의 선배들과 동료들이 단체교섭을 통해 무엇을 이루었고,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조금이라도 생각해 보시라. 나부터라도 우리 청년조합원들이 일상을 더 즐기며 아무 부담 없이 천천히 한 발 한 발 다가올 수 있는 부담 없는 지부를 만들기 위해 마음을 다해 활동할 것이다. “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고 하지 않았지만, 이 길이 옳기에 걸어왔다”라고 조언해 준 선배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