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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글을 사랑했던 사람 故 임복균2일, 우리 곁을 떠난 그가 평안 속에 영면하기를..
오경희 기자  |  reporter_o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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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6.12  10:2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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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살스럽고 아이같았던 임복균은 여행을 좋아했다.

임복균. 1967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1살이 되던 해인 1988년 1월 5일 공무원이 됐다.
2001년 부여군직장협의회 준비위원으로 활동했고, 2002년 3월 23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창립대의원대회에 대의원으로 참여하면서 그의 인생은 공무원노조 역사와 함께 했다. 

남들처럼 번듯한(?) 지부장, 본부장 한번 맡아본 적도 없다. 하지만 임복균은 세종충남본부의 유일한 해직자다. 6기에는 조합 정책실장을 맡아 2012년 5만 조합원이 참여하는 1020총회를 기획하여 공무원노조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역할을 했다.
그는 2004년에 행정자치부 장관실 점거도 망설임 없이 했고, 국무총리실 점거로 구속됐다. 각종 투쟁사업장에서 약자들의 투쟁이 있을 때는 여지없이 그가 선두에 서 있었다. 낯가리고 말수도 적은 그였지만 움직여야 할 때는 누구보다 행동이 앞섰고 부정한 것에 대해서는 물러섬 없이 투쟁했다.

   
▲ 평소 글쓰기와 사색을 좋아했던 임복균이었다.

2004년 11월 15일, 임복균은 팔순을 넘긴 어머니에게 쓴 편지글을 전 조합원에게 보낸 후 총파업에 참여했다. 
“모든 공무원이 그저 편하게만 자신을 위해서만 살아간다면 부정부패 사라진 깨끗한 공직사회, 모든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투명한 공직사회가 어느 세월에 오겠습니까.”
그 해 12월 1일 임복균은 해고됐고, 17년의 세월을 거리에서 보냈다.

   
▲ 원직복직의 꿈 끝내 이루지 못하고...

임복균은 자신의 몸 하나 돌볼 겨를 없이 바쁘게 살았다. 투쟁이 끝난 후에는 다른 투쟁을 고민했고, 현장으로 돌아가기 위한 원직복직 투쟁에 전념했다. 집회가 끝난 후 허름한 시장 백반 집에서 막걸리 한 잔 곁들이며 동지들과 보내는 시간을 사랑했다. 치매로 아이가 되어버린 구순 노모에게는 ‘아들이 아닌 아버지’가 되어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치열하게 살았다. 
그러던 그에게 2019년 직장암 말기라는 청천벽력 같은 선고가 내려졌고, 의사가 가늠했던 시간을 넘기며 임복균은 강인한 정신력으로 하루하루를 살아냈다. 

   
▲ 임복균의 유작이 된 <사람과 길>

유작이 되고 말았지만, 임복균은 올해 책 <사람과 길>을 출간했다. 책 속에는 77일간의 쌍용차투쟁 연대, 지리산과 히말라야 등반, 치매 어머니와의 일상 그리고 현재 그의 암투병기까지 그의 투쟁과 일상 속 온갖 상념을 담았다. 임복균의 일기는 다른 ‘임복균들’이 출간을 강행했고, 출간콘서트도 준비했지만 그의 건강상태가 더 많은 것을 허락하지는 않았다. <사람과 길>을 통해 들여다 본 임복균은 ‘혁명을 꿈꿨던 낭만주의자’ 외에 다른 표현이 어렵다. 
구순이 넘은 어머니와의 대화, 일상을 통한 감정, 암 투병을 하면서 겪은 고통들이 고스란히 그의 글을 통해 전해진다. 그는 언제나 마지막을 준비하며 현재에 충실한 사람이었고, 고통을 감내하면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진짜 ‘멋있는’ 사람이었다. 

임복균은 <사람과 길>을 통해 우리에게 말한다.
“그랬으면 좋겠어. 나를 아는 모든 이들이 내 길이 혹은 각자의 길이 어드메로 흐르던 일상처럼 무상으로 받아들이고 각자의 오늘을 살아내며 소소한 즐거움을 온전하게 느낄 수 있었으면”

꽃들이 흐드러지게 핀 5월의 마지막 날, 임복균은 바람이 되고 구름이 되어 흩어져갔다. 고통도 아픔도 없는 곳으로 먼 길을 떠났다.

故 임복균 조합원의 빈소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울다 지친 이, 술에 취한 이, 임복균과의 추억을 회상하며 그리움에 취한 이, 고인을 먼저 떠나보낸 것에 대해 분노하는 이, 복직을 이루지 못한 원통함에 울부짖는 이... 그러나 그들은 모두 한 마음이었다. 고인이 생전에 소망했던 모든 것들이 이뤄지는 세상은 우리 힘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

다시 한 번 그가 평안 속에 영면하기를...

   
▲ 임복균의 영전에 바쳐진 국화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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