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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교섭 현장을 가다 - 서울본부 송파구지부튼튼한 조직력, 강력한 투쟁으로 단체교섭의 난제 돌파하다
남현정 기자  |  elanvital1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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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08  09:5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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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협약서 문구에 ‘협의’를 넣느냐 ‘합의’를 넣느냐. 그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다. 협약서에 ‘합의’를 명시하기 위해 기관 측을 설득하고 압박하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다. 의제를 줄이고 기관과 적절히 타협하면 단체교섭을 빨리 끝낼 수 있었겠지만 시작이 잘못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2년 뒤 교섭할 때도 이번 교섭 내용을 바탕으로 할 것이다. 그래서 오래 걸리더라도 제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서울본부 송파구지부(이하 송파구지부) 권재동 지부장은 송파구지부 4기와 5기 지부장과 서울본부 6기와 7기 본부장을 역임한 상당한 연륜의 소유자다. 권 지부장의 말처럼 단체협약서상 ‘협의’와 ‘합의’의 구속력 차이는 엄청나다.

  송파구지부는 ‘합의’를 관철하기 위해 양보 없는 싸움을 벌였다. 지난 해 7월 교섭요구를 하고 8월 30일 예비교섭 상견례를 시작으로 지난 6월 13일 협약체결식을 치르기까지 1년 가까이 걸렸다. ‘협의’냐 ‘합의’냐 격렬히 논쟁하다가 교섭이 결렬되기도 했다. 실무교섭만 15차례 실시했다.

 그 결과 단체협약서 제4조 “조합원의 노동조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업무를 추진할 때에는 사전에 조합과 합의하여 추진한다”를 비롯해 문서 곳곳에 ‘협의’가 아닌 ‘합의’를 명시해냈다. 

   
▲ 공무원노조 서울본부 송파구지부 권재동 지부장

“사실 이번 단체교섭을 통해 특별히 새로운 뭔가를 만든 것은 아니다. 교섭 내용들은 거의 이미 송파구에서 실시해 왔던 것이다. 노동조합 초창기부터 기관 측과 함께 운영했던 인사복지제도개선위원회를 통해 노조활동이나 노동조건, 후생복지 등에서 송파구지부는 전국의 어느 자치구보다 앞서 있다고 자부한다. 그래서 구청장에게 이미 실행되고 있는 사항들을 단체협약이라는 형식으로 문서화하는 것일 뿐이니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설득했다.”

  권 지부장은 구청장의 권한을 넘어서는 사항들은 ‘협의’나 ‘노력’을 썼지만 그렇지 않은 것들은 무조건 ‘합의’가 되도록 밀어붙였다고 했다.

  ‘합의’의 관철뿐 아니라 송파구 단체협약서는 126개 조항과 부칙 6개로 이루어져 매우 구체적인 사항을 담고 있다. 공무원노조 김진한 정책국장은 “송파구지부 단체협약서는 세부적인 사항까지 구체적 수치로 분명히 나타내는 등 협약내용이 매우 충실하다”고 평가했다.

 재직기간 10년 이상 20일, 20년 이상 30일, 30년 이상 30일 등 장기재직 휴가뿐 아니라 ‘매월 20식 기준 급량비 지급’, ‘사무실 불쾌지수 68 미만’ 등을 비롯해 조합원 생일 축하금과 체력단련비, 공로연수비, 직원 자녀출생 축하금 등도 구체적 액수가 명시됐다.

   
▲ 공무원노조 송파구지부가 6월 13일 단체교섭 협약 체결식을 진행했다.

권 지부장은 ‘친절점검 폐지’를 협약서에 담은 것도 의미가 깊다고 짚었다. 송파구지부는 “불필요한 감정노동을 양산해 근무의욕을 저하시킨다”며 민원응대친절도 현지평가, 전화 친절도 평가, 친절도 사후평가 등을 폐지하고 부서장 교육으로 대체했다.

  송파구지부 단체교섭에서 또 한 가지 돋보이는 점은 ‘차별 금지’와 관련된 내용이 많다는 것이다. ‘비정규직 차별 철폐’, ‘소수직렬 차별금지’, ‘퇴임식장에서 직급별 차별 금지’, ‘시간제 공무원 성과금 동일 지급’ 등 불평등 해소와 인간존엄 실현을 지향하는 노동조합의 정신을 담아냈다.

  송파구지부가 처음 실시하는 단체교섭에서 내실 있는 협약을 체결할 수 있었던 것은 오랜 탄압 속에서 다져진 지부의 저력이 바탕이 됐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청장이 당선되기 전까지 송파구는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 구청장이 16년간 집권했다. 그 기간 동안 송파구지부는 두 번의 복수노조 시기를 겪었으며 운영위원들이 중징계를 받고 동사무소로 전출되고 노조사무실을 빼앗겨 천막에서 지부를 지킨 적도 있었다. 또한 1,400여 명에 달했던 조합원들이 2009년과 2010년도엔 260여 명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조합원 수를 다시 복원시키기까지 7~8년이 걸렸다.

  권 지부장은 “법외노조 기간 동안 지속적인 탄압을 받으면서도 우리 지부가 굳건히 설 수 있었던 것은 초창기 지부를 세운 간부들의 징계를 불사한 자기희생과 단결이 컸다”며 “지금 젊은 간부들도 많이 활동하고 있지만 운영위원 중에는 오랜 투쟁과 탄압 속에 내공이 단련된 분들이 여전히 뭉치면서 공무원노조의 정체성을 지켜온 것이 큰 힘”이라고 말했다.

   
▲ 공무원노조 송파구지부가 6월 13일 단체교섭 협약 체결식을 진행했다.

튼튼한 조직력과 강한 투쟁력, 활발한 일상 사업 등 송파구지부는 ‘강한’ 노동조합으로 번성하고 있다. 하지만 권 지부장은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과신과 방심은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지부가 지속적인 투쟁을 해 왔기 때문에 오래 갈 것이다, 이런 자만심은 금물이다. 아무리 튼튼한 것 같아도 어느 순간 분열되면 순식간에 노조가 쪼개질 수 있다. 간부들의 의견 충돌과 갈등은 항상 있기 마련이다. 그런 문제들이 커지기 전에 빠르게 불식시키면서 조정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분열이 생겨나기 전에 노조의 핵심 간부들이 항상 소통하면서 단결해야 한다”며 거듭 노동조합의 단결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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