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기해년(己亥年)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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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기해년(己亥年)의 시작

내년 2019년은 기해년(己亥年)으로, 띠로 얘기하면 돼지띠의 해라고 한다.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60갑자 중 36번째로 기(己)는 황(黃)이므로 ‘노란 돼지의 해’ 또는 ‘황금돼지의 해’라고 한다.

매년 연말이 되면 다음해에 대한 이런 저런 얘기들을 듣게 된다. 그리고 띠에 관한 속설도 다양하게 접하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생각에 크게 동조하지도 않고 중요하게 생각하지도 않는다. 다만,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면서 더 나은 내일을 설계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 정도라고 생각해서, 그런 얘기 자체에 대한 반감은 없다.

역사 속에서 기해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기해박해 정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신유박해 이후에도 조선의 천주교도들은 혹독한 탄압을 받으면서도 지하에서 신앙과 전도 생활을 이어 갔다. 시파인 안동 김씨 세력으로부터 권력을 탈취하기 위해 벽파인 풍양 조씨 조만영과 그 아우 조인영이 사학 척결을 명분으로 천주교도에 대한 일대 탄압을 벌인 것이다. 본질은 세도가문끼리의 정권 다툼이었지만 이 와중에 천주교가 희생양인 된 것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프레임 싸움은 치열했던 것 같다. 현재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는 소득주도 성장에서 주요 갈등 당사자는 노동자와 자본가이다.

노동자들이 생산해낸 가치를 자본가들이 착취하고 수탈해, 노동자들이 소비의 여력이 없어 내수가 부진하고, 침체된 경기 속에서 자본가들은 새로운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사내에 유보금만 쌓아두고 있다.

이러니 고용은 침체되고, 노동자들은 소득이 생겨도 쉽게 소비할 수 없게 된다. 이런 악순환을 끊고, 노동자에게 소득을 늘려 주고, 그 늘어난 소득을 소비함으로써 경제의 활력을 찾아가자는 것이 소득주도 성장이라고 나는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자의 소득을 늘려주는 방편으로 최저임금을 올리는 결정에서 자본가는 빠지고, 노동자와 소상공인의 갈등으로 프레임을 전환하여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 갑과 을의 대립이 아닌 을과 을의 대립으로 프레임을 전환하여 정작 중요한 갈등 당사자인 자본가는 숨어버린 것이다.

우리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이다. 프레임 전환이 위험한 것은 이런 과정을 통해 문제의 본질이 왜곡되고, 이런 왜곡의 결과로 문제 해결 가능성은 점검 줄어든다는 것이다.

역사 속에서 생각나는 기해년에 있었던 일을 생각해보다가 사설이 길어졌다. 역사는 진보한다는 믿음을 갖고, 역사에서 교훈을 배우려는 자세를 갖지 않으면 불행한 역사는 반복될 것이다.

우리의 후손들이 우리 역사를 통해 교훈을 얻을 수 있도록 오늘의 역사를 꼼꼼하게 기억하고, 기록하는 노력이 절실한 이유이다.

오랜 시간이 흘러 우리의 후손들이 2019년 기해년에 일어난 일을 돌이켜 볼 때, 자랑스러운 역사가 있었던 해로 그들에게 기억될 수 있을 정도로 좋은 일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2019년 기해년의 시작을 기다린다.

박 영 오(남구지부 정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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