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김주업, 이하 공무원노조)이 12일 오후, 해직 공무원 복직관련 정부와의 교섭에 앞서 교섭 장소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해직자원직복직 쟁취 간부 결의대회를 개최하며 정부를 압박했다.
공무원노조는 지난달 28일까지 해직공무원복직특별법 제정과 관련하여 3차례 정부와 국장급 실무교섭을 진행했으며 이날 격을 높여 실장급 교섭을 가졌는데 실무교섭으로는 마지막이다. 노조는 이후 추가적인 교섭이 필요한 경우에는 대표급 교섭으로 격상해 해직자복직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해직공무원의 해직기간 동안의 경력 인정과 연금 보장 등 실질적 명예회복이 담긴 진선미 의원안으로 특별법 제정이 논의돼야 한다는 노조의 입장과 해직 당시 직급으로의 복직만을 보장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날 진행된 실무교섭에는 공무원노조 이상원 수석부위원장과 최현오 사무처장, 양성윤 전 위원장, 이희우 전 공무원노조 정책연구원장이 교섭단 대표로 참석했으며 민주노총 법률원의 권두섭 변호사도 노조 측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참석했다.
최 사무처장은 “오늘 교섭에서는 실질적 명예회복이 담긴 특별법 제정이 3권 분립에 위배된다는 정부의 논리를 깨기 위한 치열한 논쟁이 예상된다”며 “조직의 명운을 걸고 성과를 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수석부위원장은 “사실상 정치권과 노동권에서 후진국인 한국사회에서 민주주의 발전과 노동권 쟁취를 위해 희생된 해직공무원들의 원상회복과 원직복직이 과도한 요구인가”라고 반문하며 “해직된 동지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힘차게 교섭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공무원노조는 교섭 대표단의 정부서울청사 입장과 함께 청사 둘레를 포위하듯 에워싸는 인간띠 잇기를 진행했다.
공무원노조 깃발과 더불어 ‘대통령은 약속을 지켜라’, ‘부당징계 취소하라’ 등이 적힌 만장과 피켓 등을 든 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이 청사 외벽을 따라 늘어서 구호를 외치고 투쟁가요를 부르는 등 약 30분 동안 ‘인간띠 잇기’를 진행했다.
이들은 “원직복직 이행하라”, “특별법을 제정하라”, “대통령이 책임져라”, “원직복직 쟁취하자” 등의 구호를 외치고 연호했으며 정부청사를 향해 큰 함성을 지르기도 했다.
결의대회에서 김주업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우리는 지금까지 해직 동지들을 현장으로 돌려보내려는 투쟁을 단 한 차례도 멈춘 적이 없다”며 “그 결과 우리 요구에는 못 미치지만 교섭하는 단계까지 전진했다. 아직 가야할 길이 험난하지만 한결같이 지지해준 조합원들과 한 길을 달려와주신 해직 동지들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투쟁의 종지부를 찍을 날이 멀지 않았다. 조직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반드시 승리로 마무리짓자”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회복투 김은환 위원장과 함께 해직자원직복직 쟁취를 위해 청와대 농성장에서 이날까지 17일째 단식 중이다.
이재광 부위원장은 “두 분 위원장들의 17일 간의 단식이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 투쟁 승리가 목전에 와 있다”며 간부들에게 부탁의 말씀을 드린다고 호소했다.
그는 “현장에서 교섭과 연가투쟁 등으로 많이 바쁘고 힘들겠지만 해직자원직복직 투쟁, 지금이 바로 투쟁할 때이다. 조금만 더 힘을 내서 한 뜻, 한 마음으로 투쟁할 때 승리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민주노총 김경자 수석부위원장도 참석해 공무원노조 해직자의 원상회복과 원직복직, 명예회복이 정당한 요구라며 지지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은 더 이상 야당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더 이상 후보가 아니다. 약속한 공약, 이제 실천으로 보여달라”며 복직 이행을 촉구했다.
결의대회에는 공무원노조 간부들의 투쟁발언과 노래패 ‘우리나라’의 노래 공연 등이 이어졌으며 노조는 2시간 가량 진행된 집회를 공무원노조 진군가를 부르며 마무리했다.
이날 실무교섭에서 정부는 정부안을 제출하지 않고 진선미 의원안으로 논의하겠다는 변화된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공무원노조는 “진전된 결과는 아니다. 처음에 정부가 진선미 안을 원안으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가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온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