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기왕성 30대 지부장...조합원들 일터의 주권자로 만들 것

[2030 청년 조합원을 만나다] 인천본부 부평구지부 홍준표 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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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표 부평구지부장이 부평구청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홍준표 부평구지부장이 부평구청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11월 9일 연가투쟁을 벌인다. 조합 임원들이 연가투쟁 조직화를 위해 본부와 지부 순회를 진행하는 가운데, 지난 25일 인천본부 부평구지부 순회 현장을 찾았다. 한 청년 공무원이 순회에 나선 임원을 소개하고, 밝은 얼굴로 조합원에게 선전물을 건네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는 홍준표 부평구지부장이었다. 35살인 그는 2012년 공무원에 입직했다. 이제 7년 차 공무원이지만 지부 사무국장을 거쳐 지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홍준표 지부장이 노조에 가입했을 때는 공무원노조가 법외노조 상태였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공무원노조 설립신고를 연거푸 반려하며 노조 활동을 탄압했다. 국제노동기구에서 공무원의 노동3권 보장, 정치활동 금지 폐지 등에 대해 수차례 권고 했지만, 정부는 묵묵부답이었다.

“공무원노조법으로 인해 노동조합 활동을 하기 힘든 부분이 많아요. 노조 운영위원을 하기도 어려워서 늘 소수정예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지부장과 사무국장을 해야 합니다. 전임 지부장님도 연임해 4년 동안 하셨어요. 지부장이라는 자리는 여러 가지로 신경 쓸 게 많겠지만, 함께 짐을 나눠 가지는 과정으로 생각해 결심했습니다. 노조도 사람이 계속 바뀌어야 하니까요.”

혈기왕성한 30대 젊은 지부장이지만 지부업무를 보기에 힘들 때도 있다고 한다. 구청과의 교섭과 11·9 연가투쟁 조직화 등 여러 가지 사업이 겹치다 보면 몸이 세 개라도 부족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고생한다며 격려해주는 조합원들에게 힘을 얻는다. 그가 지부장을 할 수 있게 하는 동력은 조합원들의 지지에서 오는 힘이었다.

모든 사람에겐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노조활동을 통해 자기 의견을 표현할 권리가 있지만, 한국사회에서는 노동조합이 친숙하지도 않고 교육도 하지 않는다. 홍 지부장은 공무원 사회의 노조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극복하고 친근하게 다가기기 위해 노조 사무실을 북 카페 형식으로 바꾸는 중이다. 아직 준비 중인 지부사무실의 책장에서는 인기 웹툰과 다양한 소설을 볼 수 있었다. 커피추출기도 설치해 조합원들이 편하게 와서 쉴 수 있는 장소로 만들 예정이다.

“노조가 조합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야 합니다. 조합원들도 노조를 지지한다고 표현하기에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으니까요. 노조활동을 하다 해직된 분들이 아직도 복직이 안 되면서 조합원들도 나도 해직될 수 있겠다는 두려움이 있을 것 같아요. 이분들이 복직된다면 사회적으로 공무원노조 활동이 인정되고 노동조합의 위상도 높아질 겁니다. 해직자 복직이 빨리 돼야 합니다.”

홍 지부장은 노조에 젊은 조합원이 있어야 살아 숨 쉴 수 있다면서 2030 특별위원회를 통해 청년 공무원들을 조직화하는 흐름이 좋다고 했다. 다양한 연령층이 노조 안에서 함께 공존하며 서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20대 30대를 공무원노조의 중심으로 이끌고 노조의 가치를 어떻게 조화시킬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 홍준표 부평구지부장이 11.9 조직화를 위해 지부 순회를 하며 조합원들을 만나고 있다.
▲ 홍준표 부평구지부장이 11.9 조직화를 위해 지부 순회를 하며 조합원들을 만나고 있다.

“11·9 연가투쟁은 필요하고 중요한 투쟁입니다. 많은 조합원이 이런 투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서울까지 가는 건 어려워하지만 지부에서 많이 움직일수록 참여 숫자가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1천원 모금행동에 400여 명이 참여해 60여만 원을 모았어요. 부서 순회 한번 했는데 이 정도 참여는 성공적이었어요. 지부에서 참여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끌어낼지 기획하는 게 중요해요. 공무원노조는 다들 상황이 비슷해요. 서로 어려운 부분이나 잘하는 부분을 공유하면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 같아요. 다른 지부 모범사례를 배울 자리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조합에서도 지부활동을 복원시키는데 많은 투자를 했으면 합니다.”

공무원노조의 청년간부로 살아가고 있는 홍준표 지부장은 노조의 역할은 조합원을 노조의 주인으로 세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촛불의 과정에서 시민들이 국민주권을 선언하고 주권을 위임받은 박근혜를 자격이 없다고 탄핵했습니다. 일터에서도 그것이 되려면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으로 뭉칠 수밖에 없습니다. 일터에서는 일하는 사람이 주권자입니다. 주권자들이 자기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게 길을 만들고 힘을 모아주는 게 노동조합의 역할입니다. 항공노동자들이 사주일가의 갑질에 투쟁하면서 어용노조 대신 민주노조 건설하는 과정을 보며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노동조합은 일터의 적폐를 청산하는 사회적 과제를 부여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부평구지부도 그러한 부분들을 해결해 조합원들이 부평구청의 주인으로 역할을 할 수 있게 힘쓰겠습니다.”

부평구지부 조합원 600여 명을 일터의 주권자로 만들기 위해 앞장서고 있는 청년지부장의 다짐은 듣는 사람의 마음도 두근거리게 했다. 청년간부들이 만들어갈 공무원노조의 밝은 미래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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