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성의 『파업』

단 하루를 살아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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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87년 6월 항쟁 직후 들불처럼 일어났던 노동자대투쟁을 배경으로 한 노동소설이다. 구로공단 일대에서 실제 일어났던 일들을 사실적으로 재현한다. 대영제강이라는 사업장의 민주노조 결성과 투쟁과정을 통해 계급성에 눈뜬 노동자들이 스스로 투쟁의 주인주체로 나서는 과정을 그린다. 노조 결성 과정에서 서로간의 동지애를 확인하는 과정은 진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산재사고로 죽어가는 노동자... 사측의 노조결성 방해에 분신으로 항거하는 노동자의 처절한 외침에서 2018년 노동자들의 삶이 읽혀진다.

소설 속 파업과 농성은 2009년 쌍용자동차 파업을 떠올리게 한다. 지붕 위로 난입한 경찰들이 노동자들을 폭력적으로 연행하던 2009년 7월의 기억은 충격이었다. 사측의 대량해고에 맞서 '함께 살자‘고 외치던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구호가 귓가에 쟁쟁하다. 당시 노조위원장이었던 한상균 민주노총 전 위원장은 다른 양심수들과 함께 여전히 감옥 안에 있는 이 현실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촛불항쟁 이후 노동자들의 삶은 어떠한가. 비정규직 800만 시대, 신자유주의 괴물은 노동현장의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분리시키고 산별과 단위사업장의 조합주의 경향은 심각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영달과 이익이 아닌, 전체 노동자와 민중의 이익에 복무하는 노동조합 간부들이 여전히 더 많다. 민주노조 기풍을 지켜내는 힘의 중심에는 항상 현장의 조합원들이 있었다. 간부 중심이 아닌 조합원들의 압도적 참여가 노동조합을 튼튼히 만드는 토대임을 그간의 민주노조 운동은 입증하고 있다.

험난한 노동운동의 길을 걷고 있는 현장간부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집안 문제로, 개인적 고민으로, 운동의 불투명한 전망으로 힘들어하는 그대들에게 이 책은 작게나마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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