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가두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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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로스의 감옥을 읽고> 

 
 

나를 가두지 마라 (남구 노인장애인복지과 박영오)

 

애초에 나는

이카로스가 아니다.

밀랍으로 날개를 붙이고

태양을 향해 날다 떨어지는

신화에나 등장하는

이카로스가 아니다.

나를

허구의 신화 속에

가두지 마라.

 

나는 그저

아픔을 느끼고

그 아픔을

느낀 대로 말하고

그 아픔을

벗어나고픈

허리 잘린 나라에 사는 고통을

온몸으로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이다.

나를

현실의 감옥에도

가두지 마라.

 

시도 때도 없이

나를 괴롭히는

철심 박은 허리에서

온몸으로 퍼져오는

극한의 고통을

견딜 수 없어서

몸부림치고

절규하는

순수한 영혼이다.

나를

가두지 마라.

 

법은 무릇

물이 흘러가듯

자연스런 것이거늘

온갖 억지와

비합리의 논거를

부조리하게 엮어서

실정법이라는

허울로 나를

가두지 마라.

그런 조악한

그물에

갇힐 나도 아니지만

제발 나를

가두지 마라.

 

한 주먹거리도

아니 되는 삼장이

용감무쌍한 손오공을

돼먹지도 않은

주술로 가두듯

그렇게 나를,

나의 활달하고

자유로운 영혼을

가두지 마라.

 

나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있을 뿐이다.

조작된 공포로

나의 생생한 삶을

가두지 마라.

 

잘려 나간 허리에

쇠사슬로 겨우 붙들어 매 둔 허리에

지긋지긋한 통증이

사라지는

광명 같은 세상을

꿈꾸는

나의 영혼을

결코

가두지 마라. 

 

12. 3 이석기·한상균을 비롯한 모든 양심수 석방을 기원하는 성탄절 특사 문화제 일환으로 가진 ‘이카로스의 감옥’감상 공모전에서 문영심 작가가 인권존중에 대한 강한 메시지 전달한 우수한 작품으로 선정된 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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