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꼭 돌아갈 것이다.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나는 대구에 사는 평양시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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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11년 9월 탈북브로커에게 속아 남한에 입국하게 된 북한이탈주민 김련희(46)씨에 대한 이야기다. 북한이탈주민은 북한 정권이 싫어 남한의 보호를 요청한 사람들이라고 우리는 알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단 한 번도 자신을 탈북자라고 여겨본 적도, 남한에 살고 싶다고 요청한 적도 없다고 이야기한다.

2011년 9월 입국 직후 실수로 남한에 들어왔으니 고향인 평양으로 돌려보내달라고 부탁했는데 국가정보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위조여권을 구해 중국행을 시도하고 밀항을 알아보고 선양의 북한영사관에 전화를 해 구조를 요청했다. 분단의 역사가 쌓아온 한국 사회의 금기를 넘은 걸까. 그는 국가보안법을 위반했고 ‘간첩’이 되어 있었다. 그의 비극은 언제 끝날 수 있을까.

김련희씨는 1969년 평양에서 삼남매 중 장녀로 태어났다. 1993년 김책공업대학 의사인 남편 이아무개씨와 결혼해 딸(20)을 하나 두고 평양에서 평범한 중산층 가정의 주부이자 양복사로 살아왔다.

김씨가 살아가야 할 곳은 남녘땅일까 북녘땅일까. 분명한 건 합동신문센터에서 김씨의 북송 요청이 바로 받아들여졌다면 김씨가 남한을 떠나기 위해 개인적으로 북쪽을 접촉할 일도 없었고 간첩죄로 처벌받을 일도 없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저는 제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과 조국을 사랑할 뿐이에요. 남한에도 인간적으로 좋은 분들 많은 것 알지만 제 부모님을 잊고 살 수는 없어요. 국가가 천륜을 끊어버려선 안 돼요. 전 죽어서라도, 살아서 못 가면, 죽어서라도 가족들 옆에 묻히고 싶어요. 열백 번 날 이곳에 강제로 붙잡아도 전 꼭 돌아갈 거예요.”

국가권력이 한 인간의 귀향 본능을 막을 수는 없다. 하루 빨리 그녀의 소원이 이루어지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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