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 시청에 걸린 대형 현수막이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시의원님, 반말 그만하세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김해시지부가 김해시 청사 외벽에 건 현수막에 쓰인 문구다. 김해시지부는 각종 사무 감사와 연말 예산 심사 때마다 심해지는 시의원들의 반말과 ‘갑질’ 행태에 항의하기 위해 지난 8일, 현수막을 걸었다.
현수막 게시 후 주요 방송과 언론사에 관련 보도가 며칠째 잇따르며 시의원들의 공무원에 대한 ‘하대’ 문제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네티즌들은 포털에 노출된 관련 기사에 댓글을 통해 시의원‧구의원들의 반말‧반말 행태 등 부족한 소양을 꼬집으며 시의원제도를 폐지하자는 주장까지 제기했다.
김해시지부는 “시의원들이 공무원들에게 평소 반말을 사용하는 문제는 의정모니터링을 해온 시민단체와 의회방송을 청취하는 시민들도 꾸준히 지적해온 사항이었다”며 “그동안 개선해 달라고 수차례 건의했지만 바뀌지 않아 현수막을 내걸었다”고 밝혔다.
노조는 현수막 게시 후 11일엔 시의원 전원에게 ‘일부 의원의 경우 공무원을 상호존중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말을 놓는 경우가 있다’며 ‘의원들은 시민을 대표해서 발언하고 공무원들은 시장을 대신해서 답변하기 때문에 공식회의에서 하대나 반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서신을 보내기까지 했다.
사회적 파장이 큰 만큼 그 효과가 곧 가시화될 조짐이 보인다. 김해시지부 조창종지부장은 13일 “시의원들의 특권의식, 반말 문제를 계속 지적해왔으나 잘 되지 않았다”며 “이번에도 고쳐지지 않으면 더 강한 방법으로 요구하려고 했는데 그 전에 ‘반말’ 사용 문제는 해결될 것 같다”는 기대를 드러냈다.
김해시 일부 의원들이 “경상도식 발언이 격하게 들릴 수 있지만 막말이나 하대는 아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무시할 수 없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공무원을 인격적으로 대우해달라’는 요구가 담긴 김해시지부의 ‘현수막’이 시의원들의 반말 행태와 ‘갑질 문화’에 제동을 건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