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함께 사설

수구보수정권 9년과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대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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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박근혜 보수정권이 우리 사회에 끼친 가장 큰 해악은 지난 9년 동안 온나라를 음습하게 만들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민주화투쟁과 개헌으로 이어진 1987년 이후, 30년이 지났고 그동안 우리 사회는 정치, 경제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개헌 헌법(제6공화국 헌법) 아래서 군부세력의 집권이라는 퇴행을 겪기도 했지만, 그런 정권마저도 민주화에 대한 온 사회의 열망을 외면하지 못했다. 결국 민주정부로의 정권교체가 현실이 되었고, 민주정권 10년 이후 이명박, 박근혜 보수 정권 9년을 거쳐 지금에 이르고 있다.

1987년 한 청년이 불의한 권력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려가며 쟁취한 대통령 직선제는 그 이후 민주정부로의 정권교체를 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오늘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대통령 직선제로 대표되는 민주화에 전혀 기여한 바가 없고, 오히려 그러한 민주화를 방해하고 탄압했던 수구보수세력들이 대통령 직선제를 수구보수적 권력을 창출하고 유지하는 데 적극적으로 ‘이용했다'는 것이다.

수구보수세력은 국가정보원과 군대를 동원해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바쳐가며 쟁취한 민주화와 직선제를 비웃기라도 하듯, 국민들을 상대로 내란 수준의 심리전과 부정을 버젓이 저질러가며 권력을 창출하고 유지했다. 이런 헌정문란행위 앞에 ‘제도야당’ 또한 무기력하고 무능했다.

즉, 대통령 직선제라고 하는 민주화의 꽃은 철저하게 부정되고 능멸당했다. 이 지점에서 우리가 ‘민주주의’라고 하는 제도가 형식적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마저도 어려울 만큼 취약한 처지에 있다는 것과, 우리들의 권리를 충실히 보장하고 실현하는 데 과연 충분한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필요로 하고 있다.

민중들이 피땀으로 일군 민주주의를 능멸하고 형해화를 획책한 수구세력들이 노동자와 민중들의 이익을 보장하고 확대하는 길에 나설 리 만무하다.

지난 9년 동안 전사회적인 퇴행이 시나브로 진행되었으며, 공무원노조를 필두로 한 공직사회의 지난 9년 또한 그 예외가 아니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하 ‘공무원노조’)은 지난 9년간 ‘법외노조’를 부당하게 강요받았으며, 조합원들의 가열찬 투쟁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공무원연금을 불의한 권력에 강탈당했고, 공직사회 내 비판적 목소리를 제거하고 노동을 통제할 목적으로 도입된 성과퇴출제의 위협에 맞서 끊임없이 투쟁해야 했다.

뿐만 아니라, 정당성 없는 불의한 정권에게 남은 것은 비이성적인 폭력밖에 없음을 우리는 작년 광주시노조의 공무원노조 가입투표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명박, 박근혜 수구 보수 정권 9년의 퇴행과 그것이 우리 사회와 민중들에 미친 영향, 그리고 그 시간 동안 공무원노조의 투쟁은 우리 사회에서 ‘민주주의’가 과연 충분히 보장되고 있는가, 우리 민중들의 권리와 이해를 근본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가에 대해 묻고 있다.

노동조합을 강화하고, 노동자들의 이익을 전면적으로 보장받기 위한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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