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노조 탄압 분쇄하고 “투쟁”연대 다짐

PSI 세계총회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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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PSI(국제공공부문동조합연맹)세게총회에 참석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김주업위원장과 서민지국장이 토론회를 경청하고 있다.
▲ 2017년 PSI(국제공공부문동조합연맹)세게총회에 참석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김주업위원장과 서민지국장이 토론회를 경청하고 있다.

UN을 중심으로 ILO, WHO, 국제적십자본부 등 세계 주요 기구들이 모여 있어 국제회의가 자주 열리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10월 29일부터 11월 3일까지 2017년 PSI(국제공공부문노동조합연맹) 세계총회가 열렸다.

이번 세계총회에서는 “돈보다 사람”이라고 명명된 2018-2022년 PSI 행동계획(PSI 정책과 활동 전 영역에 대한 5년 간의 글로벌 행동지침 제시)을 결정하고, 관련 가맹조직의 결의안을 듣는 것을 중심으로 다양한 주제의 단체 퍼포먼스 시간을 가졌다.

13시간의 지루한 비행을 끝내고, 버스승강장에서 한참을 헤매다 겨우 도착한 CICG(제네바 국제회의센터)에서 정신없이 참가자등록을 하고 나니 그제야 CICG 로비를 둘러보는 다양한 국적의 노동자들이 눈에 들어온다. 서로 눈이 마주치면 어색하지만 반가운 표정으로 간단한 인사를 나누니 조금씩 설레기 시작한다.

트렁크를 로비에 맡겨두고 청년노동자 세미나에 참석하고 나니 어느새 해가 지고 저녁이 되었다. 버스로 국경을 넘어 프랑스 외곽에 자리 잡은 숙소로 돌아가 첫 날을 보냈다.

이튿날부터는 개회식과 함께 본격적으로 총회가 시작되었다. 회의장소부터가 그 규모로 위압감을 준다. 흡사 공연장을 떠올리게 하는 거대한 회의장에서 5일 간의 총회가 진행된다. 주로 각 세션 전에 5~6명의 패널들이 나와서 주제에 대해 토론을 한다. 그러고 나면 총 7장으로 구성된 행동계획과 그 수정안을 발표하고, 수정안 채택에 대해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행동계획과 관련된 가맹조직이 결의안을 발표하고 또 긴급결의안이나 국가별, 지역별 의제를 제출하여 채택 과정을 거쳐 그것을 듣기도 한다.

구체적으로 보건 및 사회서비스, 노동기본권과 노동권, 지방정부와 지자체, 세계경제 등 노동자에 직면한 문제는 물론 더 나아가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만민의 정의를 위한 투쟁이 우리의 모든 투쟁과 별개일 수가 없음을 상기시킨다.

우리 한국에서는 북미대결 해소와 핵전쟁 저지에 대해 발언하였다. 미국의 대북제제와 핵 선제공격을 저지하는 것이 전제가 되면서 동시에 한반도와 세계의 비핵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 대화와 평화협정 수립이 필요함을, 이를 위해 남북, 북미관계에 관심을 가지고 함께 연대해줄 것을 요청하였다.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표현까지 써가며 세계의 비핵화와 평화를 원한다는 여러 국가의 발언자들 표정에서는 비장함마저 느껴졌다.

그리고 총회의 마지막 날 있었던 공무원노조 김주업 위원장님의 결의안도 간략하게 소개한다. 노동기본권의 암흑기를 초래했던 불의한 정권을 1,700만의 촛불시위로 끌어내렸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는 우리의 삶, 복직되지 못한 노동자들, 무수히 많은 노동자들의 보장되지 않은 기본권을 이야기 하며 촛불혁명이 만들어낸 진보적 가치를 법과 제도로 만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임을, 이에 전 세계 노동자들과 PSI가 지지·연대해 줄 것을 호소하였다.

발언 끝이 압권이었다. 김주업 위원장님의 ‘투쟁’ 선창 후에 그 자리에 있던 전 세계의 노동자들이 오른손 팔뚝질까지 하며 함께 ‘투쟁’을 외친 것이다. 한국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 쟁취에 대한 절실함이 전해졌는지 그 ‘투쟁’이란 두 글자는 넓디넓은 회의장을 가득 메웠다.

또 기억에 남는 일은 ILO에서 근무하는 유일한 한국인인 특별정책고문 이상헌 박사를 만나, 짧은 시간이었지만 ILO 핵심협약 비준의 필요성과 문재인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이다. 대화의 주제와 내용도 물론 좋았지만 몽블랑이 보이는 사무실이며 실시간 회의내용이 전달되는 시스템, 노사정이 함께 회의를 한다는 회의장 등이 오래 마음에 남을 것 같다.

매일 기본적으로 9시~18시까지 진행되는 프로그램, 하루 두 번씩 국경을 넘나들던 일정은 지금 생각해도 참으로 빡빡하다.

지금은 같은 노동자들을 만나 인연을 쌓고 서로의 상황을 공유하며 연대라는 큰 힘을 얻었으니 얼마나 좋은가 하는 생각이 더욱 강하게 든다.(나는 베네수엘라의 동지 2명과 연락처를 교환했다. 스페인어를 배워야겠다.)

그렇게 스위스를 떠나는 날이 되자 왠지 모를 아쉬움이 남는다. 5년 후에 다시 찾아올 PSI 세계총회에는 사전 준비(행동계획 및 수정안 검토)를 하면 총회가 더욱 흥미로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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