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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인의 벗, 낭만적 혁명가『민중의 벗 정광훈 평전』
이승애 기자  |  sa-lee3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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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29  16: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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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WN DOWN FTA!  

따뜻하고 소박하지만 힘이 넘치는 정광훈 의장님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농민운동과 전선운동에 한생을 바치다 불의의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정광훈 의장님. 마음자리가 깨끗한 혁명가.

‘가면 하룻밤 자고 오는 거야. 처음 만난 사람 집에서 밤새 이야기하면서 밤에 감자 삶아 먹어가면서. 한 이불 쓰고 그렇게 이야기 하니까 당연히 사람 간에 정이 들지. 그렇게 오가면서 운동을 했으니까 만난 동지들은 상당히 끈끈했지.’

농민회 태동기에 한 사람의 동지를 얻기 위한 의장님의 노력은 눈물겨운 것이었다. 한 사람을 만나기 위해 밤길 이십 리를 걸어서 가기도 하고 열 번 스무 번 찾아갈 때도 있었다. 그 만큼 동지 한 사람이 귀하고 소중했다. 노동운동을 하고 있는 우리에게도 큰 교훈을 남긴다. 진심과 정성이 들어가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것.

정광훈 의장은 운동가의 자세에 대해 스스로 열 가지를 정리해 놓고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실천할 것을 권했다. 한 사람을 사귀되 깊이 진솔하게 사귄다, 상대와의 대화는 부드럽고 정겹게 한다, 적들과의 싸움은 근거있는 조사, 확실하고 자신만만하게 원칙을 갖고 한다, 일상생활은 존엄과 낙천, 유머가 넘치게 한다, 내공을 쌓기 위해 정치・경제・사회・문화・사회과학 공부를 평생 한다 등의 원칙들은 정광훈 의장이 운동과정에서 몸으로 얻은 결과물이기도 했다. 자신이 가는 길, 동지들이 가는 길을 인간이 선택한 가장 위대한 삶이라는 자부심으로 가득 차 있었고 변혁운동보다 더 훌륭하고 보람찬 삶은 없다는 것이 평생의 신념이었다.

이명박 정권 당시 2010년 서울 농민대회에서의 연설은 수많은 농민들과 노동자들의 심장에 깊은 울림을 남긴다. 공무원노조에 대한 정권의 탄압이 날 선 칼날이 되어 우리를 옥죄었던 그 해 겨울의 기억이 생생하다.

“노동자가 죽어도 아무 관심이 없습니다. 농민이 죽어자빠져도 아무 관심이 없습니다.국민이 죽어가는데도 아무 관심이 없습니다. 이게 나라입니까?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할 것입니까? 한탄만 하고 있을 겁니까? 저는 이제 공식석상에 서는 마지막 자리라고 생각하고 말하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 말만 하면 때려죽일라고 하지만, 혁명을 해야 한다는 말, 변혁을 해야 한다는 말, 천지개벽을 해야 한다는 말, 다 같은 말입니다. 이제 우리 남한 민중들은 우리의 정부를 세워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말로 해서 되는 것이 아닙니다. 변혁, 혁명을 통해서만이 민중권력을 장악할 수 있습니다. 오늘, 여기 온신 분들, 앞으로 함부로 두들겨 맞지 마십시오. 왜 우리가 맞습니까, 왜 우리가 죽습니까? 우리는 두들겨 팰 준비를 하고 와야 합니다. 오늘 투쟁하다가 두드려 맞는 사람 있으면 그 사람 해고입니다. 두드려 패려면 준비를 잘 해야 합니다. 무슨 말인지 아시겄지요?”

대격변기, 촛불혁명을 넘어 새로운 세상을 준비하고 있는 지금 우리 곁에 의장님이 계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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