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 모음곡‘백조의 호수’ - 1877 차이콥스키

커피 한 잔과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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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이콥스키 1840년 ~ 1893년 러시아
▲ 차이콥스키 1840년 ~ 1893년 러시아

발레 모음곡‘백조의 호수’ - 1877 차이콥스키

 

주관성(북구지부 조합원)

러시아의 작곡가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1840~1893)는 3개의 발레 음악(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속의 미녀, 호두까기 인형)을 남겼는데, 그 가운데 최초의 작품인 이 작품이 가장 유명하여 고전 발레 음악 중 대표작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1877년(37세) 초연 당시에는 피아노협주곡 제1번, 교향곡 비창이 그랬던 것처럼 그리 평가받지 못했으며 그의 사후 1895년에 페테르스부르크에서 상연되고 나서 겨우 그 진가를 인정받게 되었다고 한다.

발레의 줄거리는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독일 어느 작은 나라의 왕자 지그프리트와, 마법사의 저주를 받아 백조로 바뀌어 밤에만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왕녀 오데트의 사랑을 마법의 호수를 배경으로 하여 그린 것이다. 원래 중세 독일의 전설에 바탕을 둔 낭만적인 것으로, 감미롭고 화려한 음악은 이야기의 내용과 잘 어울린다.

연주회용 모음곡은 전4막 36곡속에서 줄거리와는 관계없이 유명한 곡을 발췌해서 조합한 것으로, 통상 6곡으로 이루어지나 차이코프스키 자신에 의한 것은 아니다.

그 중 제1곡 정경은 제2막 첫머리에서 연주되는 곡인데, 극중 백조의 여왕 오데트의 신상을 암시하는 듯 어두운 분위기의 곡이다. 하프의 선율을 타고 오보에가 백조의 호수 주제를 분다. 사냥나간 왕자와 백조의 호숫가에서 춤추는 오데트의 만남을 묘사한다. 백조의 호수 전 작품의 주제를 표현하고 있다고 할 수 있으며, 아무리 들어도 마지막 부분이 끝나고 나면 아쉬움이 남는 명품이다.

결혼한 지 겨우 두 달 만에 파경에 이른 제자와의 불행했던 결혼이나, 후원자 폰 메크 부인과 13년간이나 편지만 주고받았던 관계 등을 미루어 볼 때, 차이코프스키 자신은 백조의 호수에 아름답게 묘사했던 낭만적인 사랑과는 인연이 없는 사람이었다. 백조의 호수를 작곡하면서 젊은 차이코프스키는 이 작품에 표현한 마법같은 사랑을 꿈꾸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호숫가에 사냥을 나갔다 우연히 만난 오데트와 죽음까지 함께 한 지그프리트 왕자의 사랑은 마법과도 같지 않은가?

이 곡을 들으면, 러시아의 음악을 유럽의 전통 음악과 유기적으로 결합시켜 민족적 예술 음악을 창조한 위대한 음악가였지만, 평생 고독하게 살다 마치 유언과도 같은 교향곡 비창을 초연한 지 8일 만에 콜레라(異說 있음)로 갑자기 사망한, 한 불행한 인간의 삶 속에 피어난 아름다운 꿈을 엿보는 듯 한 느낌이 든다.

차이콥스키 백조의 호수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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