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레퀴엠(Ein deutsches Requiem, Op.45)-1868년 브람스

커피 한 잔과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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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하네스 브람스 (Johannes Brahms) 1833.05.07~1897.04.03 독일
▲ 요하네스 브람스 (Johannes Brahms) 1833.05.07~1897.04.03 독일

독일 레퀴엠(Ein deutsches Requiem, Op.45)-1868년 브람스

독일의 작곡가 요하네스 브람스(1833~1897)의 합창곡을 대표하는 명작으로, 레퀴엠은 원래 라틴어의 전례문에 의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독일 레퀴엠은 루터가 독일어로 번역한 성서에서 브람스 자신이 선택한 가사에 의했다. 기독교 전래의 의식에서 영향을 받았으면서도 그것과 직접적인 연관성은 가지지 않는 ‘연주회용 종교곡’의 성격을 띤 곡이다.

창작 동기는 존경하는 슈만의 비극적인 죽음(1856)에 있다고 하는데 작곡은 좀처럼 진행되지 않다가 그로부터 9년 후에 사랑하는 어머니를 잃고 비로소 브람스는 본격적으로 작곡에 열중해 갔다. 전곡의 초연은 1869년, 라이프치히 게반트 하우스에서 라이네케의 지휘로 행해졌다.

이 작품은 일곱 개의 악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전곡을 통해 아름다운 합창과 독창의 울림 속에 인생의 무상과 고뇌에 대한 위안의 희구(希求)가 통절히 노래되고 있어서 비할 데 없이 인간적인 레퀴엠이 되었다.

브람스는 교회에 나가는 일은 별로 내켜하지 않았으나 늘 성경을 가까이 하며 스스로를 ‘루터교인’이라고 칭했다고 전한다. 루터교인들은 죽음에 관해 어떤 기도도 드리지 않았고, 오히려 생명에 관해 연구하고 스스로의 운명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브람스 역시 이 작품을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로 작곡했으면서도, 동시에 그 속에서 밝은 빛을 이끌어내며 궁극적으로는 희망을 노래했다. 따라서 <독일 레퀴엠>은 죽은 자를 위한 진혼곡가 아닌 ‘산 자를 위한 음악’라 할 수 있다.

슈만의 죽음 뒤에 남겨진 클라라와 어머니의 죽음 뒤에 남겨진 자신. 가장 소중했던 두 사람의 죽음에 직면한 브람스가 다음 순간 응시했던 것은 ‘죽음 뒤에 남겨진 자들의 고뇌’였으리라. 결국 ‘죽음의 의미’에 대한 묵상과 깨달음은 산 자들의 몫이 아닐까? <독일 레퀴엠>의 작곡을 마친 후, 브람스는 친구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내 마음은 이제 위로받았네. 결코 극복할 수 없으리라 여겼던 장애를 이겨내고 높이, 아주 높이 비상 중이라네….”

다시 돌아온 5월. 37년 전 그날의 죽음 뒤에 남겨진 자들을 생각하며 이 곡을 듣는다. 죽음과도 같은 고통을 겪고 시대의 아픔과 고뇌를 함께 해온 사람들. 그분들이 진정으로 위로받는 그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브람스 - 독일 레퀴엠 / 블롬슈테트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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