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노래]⑧ '다시 광화문에서'

세월호, 백남기, 우리 모두를 떠올리게 하는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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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공무원노동조합 조합원들에게 보다 많은 민중가요를 소개하고, 그 배경과 역사적 의미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함께 고민해 보기 위해 매월 <공무원U신문>을 통해 <이달의 노래>를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월별로 꼭 기억해야 할 일을 중심으로 선곡하고 노래를 소개하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광화문은 경복궁의 정문이다. 왕이 행차를 하기 위해 백성을 만나는 첫 문이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고달픈 백성과는 괴리된 문이기도 했다. 백성들에게 광화문은 사실상 바라볼 수밖에 없는 차단된 문이었을지 모른다.

그런 광화문에 새로운 혁명의 순간이 온다. 2002년 미선이, 효순이가 미군의 장갑차에 압사되었을 때 ‘미국반대’의 거대한 촛불행진이 이어졌고, 2008년 광우병 소고기 파동에 맞선 민중들의 촛불이 타올랐고, 2014년 세월호에 수장된 304명의 별들과 함께 하기 위해 스스로 촛불이 되어 나섰던 곳이 광화문이다. 그리고 2015년 11월 14일, 백남기 농민을 물대포로 쓰러뜨리고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을 극악무도한 범죄자로 몰아 징역에 넣은 살육과 폭력의 장 또한 광화문이다.

이순신 장군이 칼을 차고 지키고 있는 광화문, 세종대왕이 책을 펴고 민중을 향해 웃음 짓고 있는 광화문, 그 속에서 진실을 규명하려 끝없는 투쟁을 하고 있는 세월호의 엄마 아빠들이 살고 있는 광화문! 그 곳에 또 다시 우리가 섰다.

▲ 11월 12일 백만 촛불이 켜진 광화문 광장. 사진 = 트위터 갈무리
▲ 11월 12일 백만 촛불이 켜진 광화문 광장. 사진 = 트위터 갈무리

너와 내가 모여 우리가 되었던, 그리하여 민중의 바다를 이루었던 11월 12일 광화문을 기억하는가! 박근혜 퇴진을 한 목소리로 외치며 앞으로, 앞으로 나아갔던 우리는 이미 승리자였다. “성과퇴출제 폐기하고 박근혜 정권 퇴진하라!” 구호를 외치며, 공무원노동자 2만여 명도 그 대열에 함께 했고, 박근혜 퇴진 손피켓과 촛불집회용 초와 컵을 무료 배부하면서 공무원노조의 인지도를 높이며 많은 박수, 갈채를 받았다. 모두가 하나여서 들뜨고 행복했던 순간이었다.

경찰은 26만이 모였다고 하고, 서울시는 서울시청 인근 지하철에 하차한 인원만 85만에 달한다는 발표를 하고, 주최 측은 100만이라고 추산했다. 그러나 우리는 안다. 그날의 광화문을 가득 채운 민중들의 함성은 숫자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고, 이미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위대한 자리였음을….

물밀 듯이 광화문 곳곳을 채워내는 시민들의 모습은 이미 ‘민중의 바다’ 그 자체였고, 함께 하고 있는 그 자체로 충분히 감동으로 가득한 역사적 순간이었다. 11월 19일 수능을 마친 고3 학생들이 대거 광장으로 몰려나오면서 100만 촛불이 2주 연속 이어졌다.

촛불로 가득찬 광화문 일대는 민주주의 회복을 외치는 목소리로 가득했다. 정치에 대한 무관심, 불신, 무기력을 넘어,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내기 위해 광화문으로 모여들었고, 실제로 민중의 힘이 얼마나 거대한지를 실감하게 되었다.

 
 

11월 26일 또 다시 백만 촛불이 광화문 일대를 뒤덮는다. 그야말로 민중의 바다로 광화문은 포위됐다. 자신의 권력만을 내세우며 아직도 집권의 야욕을 버리지 않는 저 못된 권력 앞에 민중들이 밟히면 없어질 존재가 아니라 밟아도 다시 일어서는 존재임을 우리는 광화문에 서서 스스로 확인시키고 있다.

다시 광화문에서 (이광석 글/곡)

기억해요 우리를 광화문 네거리 하얗게 밝히던 우리
기억해요 우리를 수많은 밤들에 피어나던 노래
어찌 잊을 수 있을까요 우리 아이들의 맑은 눈망울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요 우리 촛불의 바다를
광화문 네거리에서 우리 다시 만나요
오늘의 함성 뜨거운 노래 영원히 간직해요
광화문 네거리에서 우리 다시 만나요
다시 한 번 다시 한 번 다시 한 번

세월호, 백남기, 우리 모두를 생각하게 하는 노래 ‘다시 광화문에서’

그런 벅찬 감동을 노래로 표현한 것이 노래패 우리나라 소속 이광석 씨가 작곡한 ‘다시 광화문에서’라는 노래다. 서정적인 멜로디에 마음이 차분해지다가 노랫말을 음미하다보면 마음이 뭉클해짐을 느낀다. 노랫말을 통해 우리는 세월호 아이들을 떠올리다가, 광화문에서 맞이한 수많은 민중들의 행렬을 기억하게 하고, 그리하여 결국 최근 우리 곁을 떠나신 백남기 농민을 또 다시 기억하게 된다.

작곡가 이광석 씨의 창작 의도대로 ‘어찌 잊을 수 있을까요’라는 노랫말은 우리가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상기시키고 잊지 않는 것이 곧 실천임을 알려준다. 그것이 우리가 ‘다시 광화문에서’ 만나야 할 이유이기도 한 때문이 아닐까.

다시 광화문에 서자! 다시 촛불을 들고 광화문에 선다. 정의가 서고, 민주주의가 회복되는 시민의 광장으로 우리는 다시 우뚝 선다. 민중의 바다여, 멈추지 말자. 그리하여 ‘다시 광화문에서’ 굳게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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