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공무원노조 중행본부 이상국 해수부지부장

“중앙부처에 다시 민주노조의 꽃을 피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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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2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중앙행정본부 해양수산부지부 지부장으로 당선된 이상국 지부장은 당선 후, 가족과 근무지가 있는 부산을 떠나 세종특별자치시로 옮겨왔다. 해양수산부 본부가 위치한 세종시에 있어야 좀더 적극적인 지부 활동을 펼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공무원노조 중행본부는 지자체 공무원들이 대부분인 공무원노조에서 국가직 공무원들로 이루어져 ‘특별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지부 대부분이 복수 노조 상황이라는 점과 노조 가입의 필요성을 덜 느끼는 국가직공무원들을 대상으로 노조활동을 벌여야 하는, ‘특별히’ 더 어려운 위치라는 의미다. 이상국 해수부지부장을 지난 22일 오후, 세종시 해수부지부에서 만나 해수부지부 상황과 노동조합 활동, 조합에 바라는 점 등의  이야기를 들었다.

▲ 이상국 해수부지부장
▲ 이상국 해수부지부장

중행본부 상황이 힘들다는 이야기는 오래된 것 같다. 해수부지부도 마찬가지일 텐데 어떤 점이 가장 힘든가?

이명박 정부 이후 탄압이 무척 심해져 많이 어려워졌다. 2009년에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본부장과 지부장들 전원을 징계 해고하면서 일부 부처가 탈퇴를 해서 별도의 노조를 결성했고, 타 노조의 지속적인 작업으로 조합원들의 탈퇴도 많았다. 일부 노조에서는 행자부의 논리를 그대로 따라하며 우리 노조를 ‘불법 노조’라고 공격하면서 조합원들을 탈퇴시키기도 했다. 복수노조 상황이라는 게 가장 힘든 것 같다. 지부장 당선 후, 공무원노조 활동을 더욱 적극적으로 알리고 다양한 교육과 실천으로 적극적으로 활동하면서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이 된 상태다. 해수부지부는 중행본부에서 조합원 수가 가장 많아서 어깨가 많이 무거웠는데, 다행히 조합에서 본부 재정 등 많은 지원을 하고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지부장 활동을 위해 일부러 세종시로 옮겨 왔다고 들었다.

제 근무지는 부산인데, 부산에서 지부장을 하면 조합원들과 소통이 어려울 것 같아 작년 2월 당선 후 바로 세종시로 올라왔다. 당선 후 각 지역 소속기관을 돌면서 순회간담회도 하고 활동 폭을 넓혔다. (해수부지부 지회는 제주와 목포, 여수, 부산, 포항 등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다) 부산에 있는 가족들과 떨어져 생활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제가 이렇게 하니, 조합원들도 객지에 와서 고생한다며 알아준다. 조합원들에게 ‘열심히 한다’, ‘잘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정말 뿌듯하다.

열심히 활동하는 지부장이 조합원들에겐 좋지만 가족분들에겐 반가운 일만은 아닌 것 같다.

두 가지를 다 잘 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 같다. 세종시에 올라올 때 집사람 반대가 심했지만 2년만 하기로 약속하고 설득했다. 중학교 1학년, 3학년인 두 딸은 ‘밥 잘 먹고 다니고 너무 힘들게 하지 말라’고 하며 응원해 준다. 애들한테는 우스개로 ‘아빠는 독립운동 하러 다닌다’고 말한다.

노조 활동 경력이 특별한 것 같은데 …

해수부지부는 원래 행정부공무원노동조합 소속이었다. 저는 노조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고 당시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는 노조 지부장을 도와주면서 간부 활동을 시작했다. 행공노에서 1년 정도 지부장을 했는데 조합원들의 입장을 정확히 대변하기 보다는 높은 분들 만나는 것 자체에만 힘쓰는 것처럼 느껴져서 노조 활동 제대로 한번 해보자고 해서 공무원노조로 조직전환을 하게 됐다. 당시 조합원들의 98프로 지지를 받고 공무원노조에 가입했다.

▲ 사진 = 해수부지부
▲ 사진 = 해수부지부

조직전환을 하지 않았으면 진급에 유리했을 텐테, 후회는 없나?

(1998년도 입직한 이 지부장은 그의 동기들이 7급, 6급으로 진급한 데 비해 아직 8급이다) 진급이나 그런 것에 신경쓰는 스타일은 아니다. 공무원노조에서 활동하는 분들 보면 다들 오지랖이 넓고 불의를 보면 못 참는 성격인 것 같다. 저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내가 어떤 일을 해서 남들이 좋아지는 것을 보는 게 좋다. 어떤 사람들은 ‘그렇게 사는 것 힘들지 않냐’고 하는데 제가 좋아서 하는 거라 즐기면서 한다.

공무원노조 가입 후, 어떤 활동들을 펼쳤나?

공무원노조로 조직 전환 후,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 어업관리단은 국가어업지도선이라고 해서 중국 불법 어선을 감시 단속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어업관리단 공무원들이 배를 타고 10일 동안 바다에 나가는데 당시에 1인당 하루 급량비가 2,860원에 불과했다. 교도소 재소자들이 3천원 이상이었는데 그들보다 못한 지원을 받고 있었던 거다. 그 급량비를 5,480원으로 올렸다. 또 24시간 바다에 나가 근무하고 있는데도 시간외 수당을 4시간밖에 쳐주지 않던 것을 지난 10년 동안 점차 올려 올해는 16시간까지 만들었다. 당직비도 만원 받던 것을 3만원으로 인상하고. 어업관리단 지회장을 하면서 그런 활동을 했는데 조합원들의 호응이 대단했다.

지부장으로서 남은 임기 동안 어떤 활동을 펼칠 예정인가?

어업관리단지회의 경험을 살려 지부장으로서 수산과학원, 수산물품질관리원등 조합원들의 인사 및 처우 개선을 위해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단시일내에 실현은 못하더라도 각 소속기관의 어려운 문제가 무엇인지, 노조 차원의 대책은 무엇인지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또한, 국가공무원법 개정 저지등을 위해 조합과 함께 1인 시위, 조합원 서명, 집회등 여러 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부 차원에서는 간부수련회등을 통해 간부를 육성하고 차기 지부장에게 좋은 간부들을 조직해 주고 싶다.

11월 12일 민중총궐기에 해수부지부는 2백명 참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2주 정도 전국을 순회하면서 참가를 독려할 계획이다. 작년에 공무원연금 개악으로 500조를 강탈당했는데 끝나자마자 성과평가제를 강화하면서 퇴출제가 들어오고 있다. 지금 공무원들은 굉장히 열받고 화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순회하면서 그 점을 집중 부각시켜 조합원들의 분노에 불을 지피려고 한다. 붐만 일으키면 민중총궐기 3만명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조합에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

올해 교육위원회를 하면서 교육을 많이 받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교육 사업인 것 같다. 교육에 중점을 두고 교육위원회 활동이나 교육수련회를 더 많이 마련해 줬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꼭 하시고 싶은 말씀은?

노동조합은 물론 똑똑한 사람이 하면 좋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열정’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노조를 잘 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그런 열정이 있는 사람은 조합원들과 최대한 가까이 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잘 들을 수 있다.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만 보여줘도 조합원들은 인정해준다.

또, 조합원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는 전국의 간부님들께 아무리 힘들어도 지치지 말자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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