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제주항쟁 68주년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역사기행

[르포] “4.3항쟁 정신으로 성과퇴출제 저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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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2일 오전 10시 제주시청 앞. 4.3제주항쟁 정신계승 공무원노조 역사기행단 발대식이 열렸다. 총 11개 버스 차량에 500여 명의 조합원들이 나눠 탑승한 후 4.3역사기행에 나섰다.

1호차에 배정된 기자는 이날 오전 10시 제주시청을 출발해 먼저 4.3당시 한라산 유격대 제2대 총사령관이었던 이덕구의 가족묘로 향했다. 이덕구 가족묘 진입로는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밭으로 보이는 옆길로 조금 발걸음을 옮기니 뒤편 평지에 여러 묘지석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덕구 총사령관 체포된 후 가족까지도 모두 처형당했다 한다.

▲ 4.3제주항쟁 역사기행단에 참가한 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이 2일 제주시청 앞에서 발대식을 갖고 있다.
▲ 4.3제주항쟁 역사기행단에 참가한 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이 2일 제주시청 앞에서 발대식을 갖고 있다.
▲ 이덕구가족묘.
▲ 이덕구가족묘.

이어 기행단을 태운 버스는 4.3항쟁으로 희생된 넋들의 위패가 모셔져 있는 4.3평화공원으로 향했다. 평화공원 주차장에서 하차한 공무원노조 김주업 위원장과 기행단은 평화공원기념관 안으로 들어가 15분 동안 영상을 통해 4.3항쟁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후 기념관 내부에 마련된 4.3항쟁의 역사를 시기별로 둘러보며 억울한 죽음을 맞이한 이들의 넋을 기렸다. 이어 13,461기의 위패가 모셔져있는 위령재단을 둘러보면서 숭고한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 제주4.3평화기념관 앞 공무원노조 역사기행단.
▲ 제주4.3평화기념관 앞 공무원노조 역사기행단.
▲ 제주4.3평화기념관.
▲ 제주4.3평화기념관.

1일차 기행 이후 숙소에 도착, 제8기 제주본부 출범식과 4.3항쟁 정신계승 결의문화제로 첫 날의 일정을 모두 마쳤다.

공무원노조 4.3역사 기행단 2일차는 3일 오전 10시 제주시청에서 열리는 ‘민주노총 4.3항쟁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 참석으로 시작됐다.

희생자들의 죽음을 슬퍼하듯 이날 제주에는 상당히 많은 봄비가 내렸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기행단은 관덕정 앞에서 노동자대회 마무리 집회를 마치고, 배정된 버스에 다시 올라 기행에 나섰다.

2일차 기자가 속한 기행단의 장소는 사려니숲길 옆 산 중턱에 위치한 이덕구산전. 잘 정리된 사려니숲길을 10여 분 정도 걷다보니 인솔자는 숲길을 벗어나 길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산 속으로 발길을 옮겨야 했다. 이덕구산전이 자리하고 있는 곳까지 가는 길은 생각보다 험했다.

▲ 김주업 공무원노조 위원장이 이덕구 산전 앞에서 헌화하고 있다.
▲ 김주업 공무원노조 위원장이 이덕구 산전 앞에서 헌화하고 있다.

인솔자인 홍순영 전 공무원노조 제주본부장은 “좌우측으로 하천 계곡이 있기 때문에 토벌대를 피해 주민 1천여 명이 생활하기에 적합한 곳이었기에 이렇게 힘들게 올 수 밖에 없다”며 “1949년 이덕구가 체포된 곳이 이곳이다. 토벌대는 이덕구 총사령관 시신을 관덕정에 메달았다. 그의 시신을 본 주민들은 아무런 표현을 할 수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원래 이 곳은 ‘북받친 밭’이라 불리던 곳이다. 이 북받친 밭을 중심으로 밤남도왓내 하류 쪽엔 1948년 말부터 토벌대의 학살을 피해 숨어든 피난민들이 줄을 이었던 곳이다.

이곳 일대의 피난민들은 당시 토벌대의 무자비한 강경진압을 피해 제주읍 봉개리, 용강리, 회천리, 도련리 등에서 올라온 제주 동부지역 주민들이 대부분이다. 당시 무장대의 주력부대인 이덕구부대도 1948년 말부터 1949년 3월경까지 이곳에 머물렀다. 그 후 사람들에 의해 ‘이덕구 산전’으로 불렸다. 이덕구 부대가 머물렀던 산전 곳곳에는 지금도 돌로 쌓아 놓았던 초소가 여러개 남아있다. 당시 토벌대의 총탄을 피해 산에 올랐던 피난민들과 결사 항전했던 무장대들의 비참했던 삶을 떠올리게 했다.

▲ 이덕구 산전에서 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이 제를 지내고 있다.
▲ 이덕구 산전에서 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이 제를 지내고 있다.

깨어지고 녹슬어 있는 무쇠솥이 그 날의 아픔을 말해주는 듯 했다.

기행단은 이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제를 지냈다. 국화를 헌화하고 막걸리와 떡, 과일 몇 개로 이들의 넋을 충분히 위로 해줄 수 없겠지만 마음을 다해 제를 올렸다.

기자가 함께한 기행단의 일정은 이렇게 마무리 됐지만, 500여 명의 공무원노조 기행단은 이틀 동안 이덕구산전 뿐 아니라 북촌 너븐숭이, 동광큰넓궤, 낙선동4.3성, 다랑쉬오름 등 4.3항쟁의 정신이 깃든 곳을 찾아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 4.3제주항쟁 역사기행에 참가한 공무원노조 조합원들.
▲ 4.3제주항쟁 역사기행에 참가한 공무원노조 조합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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