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사회의 자녀 학자금 지원 왜 필요한가

은퇴 이후의 삶 등록금 빚더미로 내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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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기여, 저출산 문제에도 정부가 외면

경기도 A시에 7급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B씨(36). 이 여성은 28.7세에 결혼해 29.9세에 첫아이를 낳고, 둘째아이는 31.6세에 낳았다. 남편은 39살이다. 불혹을 앞둔 이 부부는 요즘 큰 고민에 빠져있다. 은퇴 시기가 자녀의 대학 재학 시기가 겹친 것이다. 막대한 학자금 때문에 노년의 삶이 아득해졌다. 은퇴 이후의 여유 있는 삶은 포기해야할 처지다. 이 이야기는 통계에 기준해 표현한 것이다. 첫아이를 낳는 나이는 통계청 자료가 있는 1993년(26.23세)과 비교해 세 살이 넘게 늦어졌다.

2010년 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한국 부모 10명 중 9명(89.9%)은 대학 졸업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출생에서 대학 졸업까지 자녀 1명에게 들어가는 양육비를 계산해보니 2009년 기준으로 2억6204만 원이었다. 또한 2011년 교육과학기술부가 밝힌 대학등록금 자료에 따르면, 공립대는 연간 443만 원, 사립대는 769만 원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 가족까치 해체하는 미친 등록금

부모가 이 막대한 학자금을 떠맡지 않을 경우 그 빚은 고스란히 자녀에게로 돌아간다. 한 온라인취업 사이트에서 대학생 690명을 대상으로 ‘학자금 대출 현황’을 조사한 결과, 63.6%가 학자금 대출을 받은 경험이 있었으며, 현재까지 총 대출 금액은 평균 1,353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학자금 대출로 인해 90.9%가 우려할 정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고, 그 중 40.8%는 스트레스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응답했다.

▲ 홀벌이 공무원의 봉급으로는 입에 풀칠할 정도인지라 대학생자녀의 대학등록금은 빛을 내야하고 그 빛을 갚기 위해 평생을 고생할 수 밖에 없는 공무원이 어찌 일어나지 않을 수 있나!
▲ 홀벌이 공무원의 봉급으로는 입에 풀칠할 정도인지라 대학생자녀의 대학등록금은 빛을 내야하고 그 빛을 갚기 위해 평생을 고생할 수 밖에 없는 공무원이 어찌 일어나지 않을 수 있나!
결국 학자금 스트레스는 가족이나 한 개인이 책임질 문제가 아닌 심각한 사회문제가 됐다. 정부와 대학이 등록금 인하안을 내놓고 있지만 정부의 권고안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고 학생들의 부담을 덜기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즉각적인 방법은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 자녀 등록금 지원에 나서는 것이다. 이미 많은 기업이 대학생 자녀 학자금을 전액 또는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1000여 기업의 복리후생 조사서를 보아도 자녀학자금을 지원하지 않는 경우는 20% 미만에 머물고 있다. 대기업은 거의 100% 지원하고 있다. 구직자들에게도 대학 학자금 지원은 취업 필수 요구 사항이기도 하다. 거의 모든 취업정보 사이트에서 검색 조건에 학자금 지원을 포함하고 있을 정도다.

공공부문은 대학 졸업자들이 사회의 인적자원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사회의 미래에 기여한다는 공적 측면이나, 공공부문의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의미에서 학자금 지원 사업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한 공공부문이 자녀학자금 지원에 나서게 되면, 사기업 또한 각종 지원제도를 만드는 견인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 공공부문의 학자금 지원 절실

하지만 공무원들의 고용주인 정부는 이러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있다. 공무원들에 대한 학자금 지원에 인색한 것은 둘째 치고, 공기업의 학자금 지원까지 막아서고 나선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2010년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편성지침안을 통해 대학생 자녀 학자금이 ‘과도한 복리후생’이라며 무상지원을 없애고 융자방식으로 전환했다. 물론 노사 협의도 무시한 지침이다. 2008년의 경우 52개 기관에서 1만2000명에게 1인당 320만 원 정도의 자녀 학자금이 지원돼왔다. 공기업 노동자들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와 노조의 반발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 미국달러의 구매력 지수로 환산한 OECD 국가 연평균 대학등록금 현황
▲ 미국달러의 구매력 지수로 환산한 OECD 국가 연평균 대학등록금 현황
이제 이러한 대학학자금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공공부문이 한 목소리를 내야한다는 요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공무원노조는 이미 대학생 자녀 학자금 쟁취를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노조는 현행 공무원 대학생 자녀들을 대상으로 하는 학자금 대출제도가 공무원들의 은퇴 후 삶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며 현행 대출제도를 지원제로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대학생자녀학자금 쟁취를 위한 공동투쟁위원회를 구성해 사회적인 공감대도 형성해나갈 예정이다.  공무원노조 김성광 학자금TF팀장은 “저출산 문제 해결과 공직사회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라도 모든 공무원의 대학생자녀 학자금 지원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면서 동참을 호소했다.

 

<표> 대기업을 제외한 국내기업들의 대학 학자금 지원 사례 (괄호 안은 상시직원 수)

㈜DIC(840)
교육부등록 정규과정 고교생 : 분기 30만원 지원, 교육부등록 정규4년제대학교:반기 150만원 지원

GMB코리아㈜(577)
유아교육비, 중·고등학교 학자금, 대학 학자금을 지원

nvh korea(?)
학자금(유치원~대학교)

동양이엔피㈜(?)
근속 1년 이상자 사원의 대학생 자녀에 대한 학자금 지원

IHL (구)인희라이팅(518)
중학교~대학교 학자금 전액 지원

동양물산기업㈜(705)
임직원 자녀 중, 고, 대학교(전문대) 학자금 지원, 본인 대학(대학원) 학자금 지원

㈜평화발레오(592)
자녀 중,고등, 대학교까지 학비지원

코리아오토글라스(425)
고, 전문대 3자녀 제한, 대학교 무제한

세메스㈜(708)
대학교육까지 국내 및 해외에 재학 중인 임직원 자녀 지원

㈜SFA(529)
유치원 교육비 지급, 중고등학생,전문대,대학생 자녀 학자금 지급

에코플라스틱㈜(617)
중,고교 학비100%지원, 대학교 입학금 전액지원, 대학교 등록금지원, 미취약 아동(7세) 학비보조

㈜포스콘(832)
국내 : 중학교 ~ 대학교 등록금 전액, 해외 : 초등학교 ~ 대학교

㈜더페이스샵(254)
취학전 유치원부터 대학까지의 자녀 학자금 지원

금호미쓰이화학㈜(149)
중·고등학교,대학교 학자금 지원. (자녀 2명까지 지원)

㈜노루페인트
중학교 이상 전액 지원

삼화페인트공업㈜(689)
중.고등학교(전액), 전문대.대학교(학기당 200만원)

휴켐스㈜(251)
중,고등학교, 대학교 학자금 전액 지원

국도화학㈜(202)
자녀학자금 지원(중. 고등학교 : 100%, 대학(전문) : 60%)

오덱㈜(107)
지원 - 고등/ 대학 (16학기) 등록금 전액 지급

한국니토옵티칼㈜(934)
중 · 고 · 대학교 학자금 전액지원

㈜화승R&A(1012)
고등학교, 전문대학, 대학교까지 자녀학자금 지급

동서석유화학㈜(178)
중/고/대 학자금 100% 지원

애경유화㈜(225)
중, 고, 대학생 전액

㈜삼탄(62)
중 , 고 , 대학 학자금 지원 (자녀 3인)

기보스틸㈜(105)
임직원 자녀에 대하여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등록금 전액을 회사에서 무상지원

삼광유리공업㈜(474)
중,고,대학자녀 2인까지 지원

포철산기㈜(663)
해외유학 자녀 및 국내 중, 고, 대학생에 대하여 1직원 2자녀까지 등록금을 지원

해원에스티㈜(84)
중, 고, 대학 취학 자녀의 학자금 지원(자녀제한 없음), 유치원, 초등학교 입학시 입학축하금 지급

한국특수형강㈜(236)
임직원 자녀의 중, 고, 대학교까지의 교육비 지원

㈜삼양제넥스(329)
유치원~대학교 학자금 실비 지원

비알코리아㈜(368)
임직원 대학원 학비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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