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본부장 이성민)가 30일 오전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법농단 사건으로 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에 대해 “재판 결과가 무죄라고 해서 모든 것이 없던 것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기자회견에서 공무원노조 이성민 법원본부장은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에 대한 무죄판결은 대한민국의 역사를 거꾸로 되돌리는 행위이며,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다. 사법농단 피해자들은 도대체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 수 있단 말인가”라며 “법원행정처가 법관의 재판을 보조하는 업무의 수준을 넘어 스스로가 법관에 대한 감시·감독 기관으로 기능하였음을 보여줬다. 현재의 모습으로 그대로 남아 있는 한, 그리고 재판연구관 제도가 또 다른 통제장치로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한, 사법농단 행태들은 여전히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연대발언에서 공무원노조 김정수 위원장 직무대행은 “믿고 싶었던 사법부가 양승태 무죄판결로 그 마지막 희망마저 무너졌다. 정부와 양승태 사법부가 서로 짜고 부당한 판결을 한 문건이 무수히 나왔는데도 무죄 판결이 나왔다니 너무나 비참하다”면서 “양승태를 무죄로 만든 사법부가 있는 지금 또 얼마나 많은 우리 동지와 국민들이 피해받고 죽어갈지 상상도 되지 않는다. 제대로 된 판결을 받고 그 죄만큼 대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민주노총 전호일 부위원장은 “양승태 대법원의 재판 개입과 법관 사찰 증거들이 있음에도 5년이 지난 지금 다 무죄라고 이야기한다. 어제의 범죄를 벌하지 않으면 내일의 범죄에 용기를 주는 것”이라며 “우리 국민들과 언론이 과거 사법농단의 기억을 다시 소환하고 잊지 않아야 사법부가 바로 설 수 있다”고 호소했다.
투쟁 발언에서는 공무원노조 법원본부 최자성 광주지부장이 “5년 전 법원공무원들이 이 자리에서 양승태에게 당당히 수사받으라고 요구했다. 사법농단을 지켜보며 사법부 구성원으로서 부끄럽고, 사법부의 자정능력을 믿으며 정의로운 결과를 기대했지만 우리의 기대와 믿음이 깨져버렸고, 다시 이 자리에 섰다”면서 “사법부가 사법농단을 철저히 반성하고 과거로의 회귀를 중단하며 국민에게 신뢰받는 사법부가 되기를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말했다.
법원본부는 기자회견문에서 “사법농단이 수면 위로 올라온 뒤 판사들은 진상조사를 촉구했고 위원회를 구성해 3차에 걸친 조사도 실시했다”며 “형사처벌과 상관없이 법관들과 법원공무원들은 심각한 사법행정권 남용이고 탄핵사유임을 명백히 밝혔다”면서 “전국법관대표회의가 법원을 대표해 국민에게 사죄했고, 법원행정처가 재판에 개입한다면 탄핵소추까지 검토해야 할 중대한 헌법 위반 행위라는 것을 명백히했다.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 평가는 5년 전 이미 끝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서 “지금은 오히려 사법부가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더 깊이 논의하고 실행할 때”라며 “양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에 대한 무죄 결론은 재판 과정을 5년간 지연시킨 법 기술에 지나지 않는다. 반헌법적 행태를 더 철저히 반성하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사법부로 나가기를 법원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