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시는 날 문화 있다” 57.6%, 내부 악습 여전한 공직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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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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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사회의 대표적 악습으로 지적되는 ‘모시는 날’이 절반 이상의 지자체에서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 됐다. ‘모시는 날’은 하위직 공무원들이 팀별로 돌아가며 국장·과장 등 상급자와 함께 식사하고 밥값까지 대신 내는 것을 지칭하는 말이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문화일보와 지난해 12월 27일부터 올해 1월 5일까지 전국 광역·기초지방자치단체 공무원 1,008명을 대상으로 ‘공직사회 모시는 날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응답자 절반 이상인 57.8%가 “소속된 관청에 모시는 날 문화가 있다”고 답했다. ‘모시는 날’ 문화로 인한 불편함을 느꼈냐는 질문에는 대부분인 89.3%가 ‘그렇다’고 답했다.

‘모시는 날’ 빈도를 묻는 질문에는 ‘주 1회 이상’이 25.75%로 가장 많았고, 주1회 미만~월 1회 이상이 16.8%로 뒤를 이었다.

‘모시는 날’로 관련 비용은 83.4%가 팀 운영비(44.2%) 또는 팀원들의 사비(39.2%)로 지불돼는 것으로 확인됐다. 상급자가 지불하는 경우는 3.6%에 불과했다. 회당 발생 비용은 1만원 이상~5만원 미만이 54.2%로 가장 많았고, 5만원 이상인 경우도 28.9%에 달했다. 이밖에 1만원 이하는 15.5%로 확인됐다.

설문을 함께 진행한 문화일보의 취재에 따르면 공무원들은 ‘모시는 날’에 대해 하나같이 ‘메뉴를 선정하고 식사 때 비위를 맞추기까지 모든 과정이 스트레스’라고 토로했다. 상급자의 취향을 얼마나 잘 맞췄는지에 따라 업무 분위기가 좌우되는 탓이다. 일례로 식사가 맘에 안 들면 메뉴를 선정한 직원의 결재를 일부러 미루며 몽니를 부리는 식이다.

본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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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들은 ‘모시는 날’을 할 때마다 드는 비용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적은 팀 예산으로 ‘모시는 날’ 비용을 충당할 수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사비를 각출하는 게 다반사라는 것이다. 주로 부담을 떠안는 건 안 그래도 박봉에 시달리는 7~9급 하위직 공무원들이다. 취재에 응한 한 보건소 주무관은 “초과근무비로 과장 밥을 사주고, 돈이 없어 내 식사는 거르는 처지에 헛웃음이 난다”고 전하기도 했다.

최종덕 전국공무원노조 정책실장은 “윗선 공무원의 무신경함 아래 젊은 공무원들은 매일매일 업무 외적인 고초를 겪고 있다”면서 “기관장급 인사가 직접 나서 정기 실태조사 등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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