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는 일본 땅? 사태가 이리 될 줄 정녕 몰랐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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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일본 기시다 총리
윤석열 대통령과 일본 기시다 총리

나라가 정말 멍멍이판으로 돌아가고 있다. 윤석열 정권의 친일 외교 행보가 마침내 독도 영유권 문제로 확산될 판이다.

9월 10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독도 및 다른 나라와 영유권을 다투는 지역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겠다며 약 3억 엔(약 27억 원)을 내년 예산으로 편성했다고 한다. 일본 정부는 이미 지난 7월 발간한 2023년 방위백서에도 독도 영유권을 주장한 바 있다. 3월에는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에 독도와 관련해 ‘한국이 불법 점거 중’이라는 주장을 한층 강화해 실었다. 일본의 독도 침탈 야욕이 날로 노골화되는 중이다.

그런데 이놈의 윤석열 정권은 되레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나섰단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실에 따르면 동북아역사재단의 일본의 역사 왜곡 대응 연구 사업 예산은 올해 20억 2,800만원에서 73.6%(14억9200만원)나 삭감됐다. 독도 주권 수호 예산 역시 25% 줄어들었다. 독도 관련 예산만 총 16억 원 넘게 감소한 셈이다.

그런데 이는 사실 예견된 참사였다. 윤석열 정권의 대일 외교정책 기조는 ‘선제적 양보론’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먼저 양보하면 상대방도 그에 걸맞게 양심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는 실로 웃기는 이야기다. 이 세상에 그런 멍청한 외교를 펼치는 상대방은 없다. 외교에서 선제적 양보? 그건 그냥 “나는 호구니까 잘 잡아잡수셔요”라고 광고하는 행위에 불과하다.

작은 부탁부터 들어주면 안 된다

문전걸치기 기술(foot-in-the-door technique)이라는 마케팅 전략이 있다. 이 칼럼을 읽는 공무원 노동조합 독자분들, 길을 걷다가 유명한 아동구호단체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로부터 “스티커 한 장만 붙여주세요”라는 요청을 받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게 뭐 어려운 일이라고?’라며 스티커를 붙이는 순간, 우리는 문전걸치기 기술이라는 마케팅 전략의 타깃이 된다.

스티커를 붙이면 상대는 “그곳에 투표하셨군요. 사실 많은 분이 같은 곳에 투표를 하세요. 그 투표의 의미는…”이라며 숨 쉴 틈도 없이 설명을 쏟아낸다. 그리고 세계 각국 어려운 어린이들의 처지에 관한 설명이 이어진다.

마음이 뭉클해질 때쯤, 그들은 내 앞에 정기후원자가 돼 달라는 요청서를 놓는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 단계에서 거절을 못한다. 우리는 종종 그렇게 ‘조금 이상한 경로’를 통해 사회적 연대에 참여한다.

1966년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소속 두 심리학자 조너선 프리드먼(Jonathan I. Freedman)과 스콧 프레이저(Scott C. Fraser)가 『압박 없이 복종시키기 : 문전걸치기 기술(Compliance without pressure : The foot-in-the-door technique)』이라는 유명한 논문을 발표했다. 이후 이 이론은 심리학과 행동경제학, 그리고 마케팅 이론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론의 요지는 이렇다. 처음부터 묵직한 부탁을 들이미는 것보다, 누구나 들어줄 수 있는 쉬운 부탁으로 시작해 점차 큰 부탁을 하는 것이 승낙을 받을 확률을 높인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두 그룹의 가정주부들에게 부탁을 했다. A그룹에게 전화를 해 “당신 집에 있는 집기들에 대해 알고 싶은데, 남자 네, 다섯 명이 집을 방문해 두 시간 정도 집을 살펴봐도 될까요?”라고 물었다. 이건 매우 어려운 부탁이다. 당시만 해도 가정주부는 대부분 여성이었고, 그 집에 모르는 남자 네, 다섯 명이 들이닥쳐 두 시간 동안 집을 뒤지는 일은 상식적이지 않다.

반면 B그룹에게는 먼저 집에서 사용하고 있는 각종 집기들에 대한 간단한 질문 몇 가지를 던졌다. 이건 답하기 어려운 요청이 아니다. 답을 들은 실험팀은 사흘 뒤 다시 전화를 걸어 A그룹에게 던진 것과 같은 요청을 했다. 요청 내용은 같았지만 ‘쉬운 부탁’을 사흘 전에 했다는 것이 유일한 차이였다.

실험 결과 B그룹 주부들이 남자들의 방문을 수락할 확률이 A그룹의 그것보다 갑절이나 높았다. 쉬운 부탁을 들어준 사람들이 어려운 부탁도 들어줄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다.

어처구니없는 선제 양보론

이 이론의 이름이 ‘문 안에 발을 걸치는 기술(foot-in-the-door technique)’인 이유가 이것이다. 중요한 부탁을 위해서는 먼저 가벼운 부탁으로 승낙을 얻는 게 유리하다. 사람에게는 일관성을 지키려는 습성이 있어서 작은 부탁을 들어주면 일관성 차원에서라도 큰 부탁을 들어준다.

그래서 애리조나 대학교 심리학과 로버트 치알디니(Robert Cialdini) 교수는 “문전걸치기 기술에 당하지 않으려면 아무리 사소한 요청이라도 함부로 승낙하지 말라. 그 승낙이 우리의 자아 개념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라고 경고한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 혹은 ‘이 정도는 들어줘도 되겠지’라며 상대방이 내 자아 안에 한 발을 들여놓는 것을 허락하는 순간, 그 뒤를 감당하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윤석열 정권의 선제 양보론이 미친 짓인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윤 정권은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 등 굵직한 외교 분쟁 영역에서 뒷걸음질을 거듭했다. 그러면서도 “독도 영유권은 당연히 지킬 것”이라고 반론했다.

그런데 그게 되겠냐? 상대를 우리 집 문전 안에 들여놓은 게 아니라 대문을 활짝 열어주고 만세 부르며 맞은 셈인데, 이미 그 두 가지 부탁을 들어준 순간 윤석열 정권의 자아는 깊숙이 일본에 스며든다. 그게 치알디니 교수의 경고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상대가 앞의 두 가지 부탁을 속없이 다 들어줬는데, 이제 와서 “안방 내놔라!”고 주장하지 않을 이유가 뭐가 있나? 당연히 그들의 독도 침탈 야욕은 거세질 것이다. 그들의 요구가 노골화됐을 때 윤석열 정권은 정녕 독도 영유권을 수호할 수 있겠나? 아무리 생각해도 나의 대답은 “아니올시다”이다.

윤석열 대통령 머릿속에 굳게 자리 잡은 그 빌어먹을 한미일 동맹의 결과가 이것이다. 바다가 오연되고 일제의 침탈 역사가 부정됐다. 급기야 이제 우리 영토가 일본에 넘어갈 것을 걱정해야 한다. 멍멍이판을 쳐도 적당히 쳐야지, 이 나라가 윤석열 개인 것도 아닌데 어찌 이리 지독한 멍멍이판을 벌인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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