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 울산본부, 울주군 공무원 사망 진상조사 발표

“윤석열 정부 인력감축 정책이 공무원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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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울산본부(본부장 정재홍)가 13일 오전 울산 울주군청 기자실에서 ‘울주군 직원 사망사고 관련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열어 고인에 대한 순직 인정과 재발 방지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기자회견에는 울산본부와 울산본부 울주군지부, 북구지부, 법원본부 울산지부, 소방본부 울산소방지부 간부들이 참석했고, 고인을 추모하는 묵념 후 진행되었다.

지난 8월 21일 울주군청에서 근무하던 조합원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울산본부는 노조 차원의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고인의 업무와 관련된 자료, 유가족‧동료 등과의 면담을 통해 조사에 나섰다. 그는 26세이던 3년 전 공무원으로 임용되어 울주군지역의 한 행정복지센터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그런데 조사 결과 지난 2022년 7월부터 울주군청에서 근무하며 농어촌민박 업무를 담당하게 된 A씨가 지난 1월부터 가족과 지인들에게 “업무 때문에 힘들다”며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성용 울주군지부장이 정재홍 울산본부장과 함께 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이성용 울주군지부장이 정재홍 울산본부장과 함께 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울산본부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고인을 죽음에 이르게 한 근본적인 원인은 고질적 인력 부족으로 인한 업무 과중 및 전가이다. 울주군의 만연한 인력 부족으로 인해 3년 미만 저년차 공무원인 고인이 농어촌민박 인허가 업무를 맡을 수밖에 없었다”면서 “그 근저에는 윤석열 정부의 공무원 인력감축 정책이 있다. 이미 중앙 부처 공무원 인력 감축이 시작되었고, 지방자치단체 역시 증원 없는 조직개편 등 본격적인 인력감축에 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울산시 산하 5개 구‧군의 관리 대상 농어촌민박 업소의 수는 동구 13개소, 북구 57개소, 울주군 217개소로 타 기관에 비해 울주군이 월등히 만다. 또한 해당 업무는 성격상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엉켜 있고, 민원인 간의 갈등이 주된 민원 내용이어서 경험과 숙련도가 낮은 저년차 공무원이 감당하기엔 힘든 업무”라며 “고인은 농어촌민박 민원업무 해결에 상당한 부담감을 느꼈을 것으로 추정되며, 실제 민원처리 지연으로 지난 4월 문책을 받았는데 이후 부서장 등 중간 관리자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8월 같은 이유로 문책받지 않을 수 있었다. 고인도 죽음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더불어 울산본부는 ▲기술직렬 공무원들이 시청으로 가야 진급할 수 있는 울산시 기술직렬 인사 정책으로 인한 일선 구‧군에서 경험과 숙련도가 있는 공무원의 누수 문제 ▲저년차 공무원들의 버거운 민원업무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일부 관리자들의 무책임함 ▲법에 맞지 않거나 민원인의 일방적 주장에 ‘아닙니다’라고 말하면 감사부서에 불친절 공무원으로 신고되어 부당한 감사와 징계까지 감수해야 하는 등 무조건 친절만 강요하는 적극 행정 시스템도 A씨를 죽음에 이르게 한 원인이라고 꼽았다.

이날 울산본부는 기관 측에 요구사항으로 ▲고인에 대한 순직 인정을 위해 기관이 적극적으로 대응 ▲인력 부족 및 울산시 인사제도 개선을 위한 노력 ▲경험과 숙련이 요구되는 복합민원은 5년 차 이하 공무원에게 배정되지 않게 할 것 ▲악질‧고질 민원으로부터 직원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를 노조와 협의해 시행하고 해당 내용은 노조와 서면으로 약속할 것을 제시했다.

정재홍 울산본부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정재홍 울산본부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기자회견에서 정재홍 공무원노조 울산본부장은 “지난 8일 울산시 온산수질개선사업소에서도 공무원이 안타까운 선택으로 목숨을 잃었다. 장례가 치러졌지만 울산시와 울산시 노조는 이와 관련해 아무런 입장 표명도 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분도 인력 부족으로 인한 업무과다로 돌아가셨다. 사람이 일주일 내내 하루 20시간씩 일한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울산시와 울산시 노조에 철저한 원인 분석과 재발 방지대책을 요구하며, 두 분의 순직 처리가 반드시 이뤄져 고인들의 명예가 회복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시작전 묵념하며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시작전 묵념하며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강승협 울산본부 사무처장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강승협 울산본부 사무처장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공무원 인력 확충을 요구하고 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공무원 인력 확충을 요구하고 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공무원 인력 확충을 요구하고 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공무원 인력 확충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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