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전호일, 이하 공무원노조)이 9일 경남 창원 민주노총 경남본부 대강당에서 '6·9대회 정신계승 22주년 기념대회를 열어, 6.9 정신을 계승해 7.8 총궐기를 성사할 것을 결의했다. 6·9대회는 지난 2001년 6월 9일, 이곳에서 전국의 1만 5천여 명의 공무원들이 참가하여 열린 사상 최초의 전국 공무원노동자 결의대회로 이듬해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출범하는 데 기폭제가 되었다.
이날 사회를 맡은 김태성 공무원노조 사무처장은 “정권이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고, 노동조합을 부패집단으로 매도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 노동조합 간의 연대와 단결이 필요한 때”라며 “22년 전 정권의 탄압에 굴하지 않고 공무원도 당당한 노동자라고 외쳤던 6.9 정신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이어 전호일 공무원노조 위원장이 대회사에서 “22년 전 창원 용지공원에 모여 공무원도 노동자라고 선언했고, 이듬해 공무원노조 출범의 모태가 되었다. 당시 정권과 언론이 공무원노조를 엄청나게 탄압했는데 지금 윤석열 정부가 똑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정부는 민주노총, 한국노총 가리지 않고 탄압하고 있다. 양회동 동지가 영면한 지 한 달이 넘게 지났지만 정부의 태도는 바뀌지 않았고, 오늘도 건설노조 사무실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전 위원장은 “공무원노조도 마찬가지다. 정부 정책평가 총투표에 대한 수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고, 회계 장부 내노라며 협박하고 있고, 노조 규약 규정을 바꾸라고 하며 노사 자유롭게 맺은 단체협약에 대해 감놔라 배놔라 하며 지배 개입을 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어떤 국제적인 협약과 헌법조차 무시하고 있다. 우리가 선배 동지들의 6.9 정신을 계승한다는 것은 정부에 맞서 힘차게 싸우는 것이다. 오는 7월 8일 공무원의 생존권이 걸린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총궐기 대회를 진행하고 그 힘을 바탕으로 정부의 반민주, 반노동, 반민생, 반민족 정책에 맞서 싸워 나가자”고 외쳤다.
조형래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축사에서 “6.9대회는 공무원노조에 역사적으로 뜻깊은 날이자 한국노동사의 빛나는 업적이다. 공무원노조를 보면 세대의 연결이 끊기지 않는 것이 부럽다. 젊은 세대와 선배들이 서로 챙겨주고 끌어주며 서로의 권리를 지켜가는 모습이 공무원노조의 큰 장점이자 자랑”이라며 “희망이 있고 젊음이 넘치는 공무원노조의 앞날에 축복을 드리며 함께 투쟁해 윤석열 정권에 맞서 반드시 승리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어 김주형 공무원노조 소방본부장은 “22년 전 6.9 대회가 공무원노조의 토대가 되었고, 2021년 소방공무원이 노동조합을 할 수 있게 된 법 개정까지 이어졌다. 20년의 차이를 뛰어넘어 쫓아가며 시행착오도 있지만 선배들 덕분에 편안하게 가고 있다. 동지들의 발자취 잘 이어가겠다”면서 “경남소방지부 조합원 수가 소방본부에서 1등인데 이를 위해 함께해온 경남본부 강성범 동지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소방본부 조직사업을 위해 새벽부터 밤까지 함께하며 저에게 6.9 정신을 심어준 고마운 동지”라고 전했다.
이어서 마지막 축사자로 나선 이을영 경남 경찰직장협의회 회장은 “현 정부가 전 정부와 다르게 노동조합에 대해 압수수색 등 강경 대응하는 모습을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공무원이 중립을 지켜야 하지만 경찰과 공무원 노동자의 권익 증진을 위해서는 불합리한 제도와 관행, 국가 폭력에 대해서는 투쟁해야 한다”면서 “사실 민주노총과 공무원노조 좀 안 좋아했다. 그동안 집회 현장에 얼마나 많이 갔겠는가. 마이크를 잡은 지금도 조금 불편하고 새 옷을 입은 느낌이 든다. 지난 1년간 공무원노조 경남본부와 연대하고 투쟁해왔다. 앞으로도 다치지 말고 함께 투쟁하자”고 말했다. 이어서 이 회장이 “공무원도 노동자다! 경찰관도 노동자다!”라고 구호를 외쳐 대회 참가자들에게 우렁찬 박수를 받았다.
투쟁사에서 강수동 공무원노조 경남본부장은 “22년 전 6.9 대회는 저와 동지들의 인생을 바꾼 계기가 되었다. 그날의 함성과 감동을 평생 잊을 수가 없어 지금까지 공무원노조에서 활동했다. 당시 공무원노조의 모든 활동은 불법이었다. 미쳐가는 윤석열 정부에 맞서 죽기 살기로 투쟁하자”면서 “공무원끼리 투쟁해서는 잘 안된다. 우리가 이 정도라도 노동권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우리 노동 형제들이 흘린 피와 땀 덕분이다. 앞으로 공무원노조가 민주노총, 진보세력과 더 끈끈하고, 깊게 연대해야 밝은 미래도 있고, 노동자 민중이 주인 되는 세상이 열린다. 그것이 6.9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 투쟁사에서 최재룡 경남건설기계지부 사무국장은 “건설노조는 불법이 만연한 건설 현장을 바꾸고 안전하고 인간답게 살기 위해 활동했다. 우리가 건설자본과 거기에 기생하는 권력자들을 감시할 수 있게 법 제정을 요구하고 안전 대책을 요구하자 탄압이 시작되었다”면서 “건설노동자들이 임금체불로 고통받을 때 이들은 도대체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 건설현장을 바꾸기 위해 온몸을 바쳐온 것이 양회동 열사의 자존심이자 건설노조의 자존심이자. 건설노조는 흔들리지 않고 투쟁해 윤석열 정권을 끌어내리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이어 6.9 대회 참가자들은 “건설노조 투쟁 정당하다. 노조탄압 중단하라”고 외치며 건설노조 투쟁을 응원하는 단체 인증사진을 촬영했다.
이날 대회에서는 노래패 ‘맥박’과 ‘가자’가 축하공연으로 노래와 노래극을 선보여 대회 참가자들에게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대회 마지막에는 전호일 위원장과 강수동 경남본부장 등이 무대에 올라 ‘6.9 정신 계승으로 공무원 노동기본권 쟁취하자’ 등 6.9 정신을 계승해 투쟁하겠다는 결의를 담은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펼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한편 임금인상 요구안으로 공무원 기본급 월 37만 7천원 인상, 정액급식비 8만원 인상 등을 내건 공무원노조는 오는 14일 총력투쟁결의대회와 7월 8일 공무원노동자 총궐기대회를 진행하는 등 강력한 투쟁을 전개해나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