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울지역본부 서대문구지부 이봉학 지부장

패기와 추진력으로 서대문구 새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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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부장 취임 후 과장과 국장, 부구청장뿐 아니라 국민의 힘 소속 구청장까지 조합원으로 가입시키며 노동조합 조직 사업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장본인. 서울지역본부 서대문구지부 이봉학 지부장을 9일 지부 사무실에서 만났다.

지난 해 3월 서대문구지부 제10기 지부장으로 임기를 시작한 이 지부장은 정년 퇴직을 4년 여 앞둔 시점에 지부장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세무직 공무원으로 남은 임기를 ‘편안히’ 마무리할 수 있음에도 굳이 ‘힘든’ 일을 자청하고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서대문구지부 회계감사위원을 오래 해서 지부 사정과 상황을 잘 알고 있었고 주위에서 추천을 많이 했죠. 무엇보다 서대문구 직원들을 ‘일할 맛 나는’ 직장, 웃음꽃 피는 직장생활을 하도록 만들어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출마를 결심했어요”라고 그는 말했다.

오히려 얼마 남지 않은 정년이 그가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을 망설이지 않게 했다고.

“노동조합 지부장을 하려면 오히려 나이가 좀 있는 게 유리하다고 봐요. 단체교섭을 하거나 집행부에게 우리 요구를 할 때 과장이나 국장, 구청장까지 상대해야 하는데 지부장이 나이나 직급이 좀 돼야 함부로 대하지 못하죠”라며 그는 ‘연륜’을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조직이 건강하게 유지되려면 자주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그의 평소 지론도 밝혔다. 

“고인 물이 썩는다고 어떤 조직이든 한 사람이 오래 권력을 쥐면 건강하지 못하게 됩니다. 신진대사가 원활하게 돌아가려면 리더가 자주 바뀌어야 해요. 저는 지부장도 최대 4년, 재임까지가 적당하고 그 이상 하는 건 좋지 않다고 봐요”

하지만 노동조합을 이끌 새로운 임원들을 발굴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그도 절감한다. 특히 청년 직원들을 노조에 가입시키고 노조 간부로 키워내는 과제에 서대문구지부도 예외일 수 없다.

“젊은 직원들, 우리 때랑 사고방식이나 문화가 정말 다르죠. 옛날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되고 자연스럽게 노조에 올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나 사업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어요.”

그렇게 그가 젊은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지부 사무실을 찾도록 만든 것 중 하나가 바로 ‘중국어 수업’이다. 중국어에 능통한 이 지부장이 직접 가르치는 중국어 수업은 ‘대인기’다. 매주 월요일 아침 정규강의 외에도 그는 언제든지 지부 사무실로 찾아오는 직원들에게 ‘무료’로 중국어를 가르쳐준다. 덕분에 젊은 직원들과 가까워지며 조합원수가 증가했다. 

이 지부장의 적극성과 추진력은 지난 해 지부 최초로 맺은 단체협약과 지역구 의원 면담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지난 해 6월 지방선거로 새로운 집행부가 들어선 서대문구청에 그는 7월 단체교섭을 요구해 10월 31일 협약을 체결했다. 일사천리로 단체교섭을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전부터 미리 준비를 했기 때문이다.

“지방 선거 동안 구청장 후보들 만나서 정책질의를 하고 그들의 성향을 파악했죠. 구청장 인수위 시절에도 계속 만나면서 노조의 요구들을 얘기하면서 단체교섭 준비를 했습니다”

단체협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서대문구지부는 구청 광장에 커피차 2대를 불러 직원들에게 커피를 나눠주며 단체교섭 관련 홍보를 했다. 그 자리에는 구청장도 함께 했다. 

그렇게 서대문구지부는 구청장 이하 부구청장과 국장 전부를 서대문구지부 조합원으로 가입시켰다. 서대무구청장이 서울시구청장협의회 회장인 까닭에 다른 구청장들의 노조 가입도 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서대문구가 지역구인 우상호·김영호 국회의원을 지역구 사무실에서 직접 만나 공무원연금 지급개시 연령에 따른 소득 공백 해소방안을 요구하기도 했다.  

서대문구지부는 단체협약을 통해 조합원 특별 휴가를 늘리고 악성민원관련 조합원 보호 조례도 제정했다. 특히 인사와 관련해 조합원 전보 시 노조와 미리 상의를 하도록 해 조합원의 권익을 향상시켰다. 서대문구지부는 올해 하반기 인사와 관련 좀더 체계적으로 시스템을 정비하고 직원 자유여행 부활 등의 사업을 계획 중이다.

“조합원들이 서대문구가 서서히 좋은 방향으로 바뀌어 가는 걸 느끼는 것 같다. 지부에 찾아와 재밌다는 이야기도 하고” 그렇게 조합원들과 소통하면서 노조 활동을 하는 보람과 재미를 느낀다는 이 지부장.

이 지부장은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해 직원들이 행복한 직장을 만드는 데 앞장서고 싶다”며 마지막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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