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중인 철도노조 지도부 일부가 경찰의 민주노총 침탈에 따라 조계사로 피신한 가운데 대한불교 조계종은 26일 오전 종단회의를 열고 "어려움을 호소하며 부처님 품안으로 들어온 노동자를 종교적으로나 인간적으로 외면할 수 없다"라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정부와 노조측간에 중재에 적극 나설 것을 밝혔다.
또한 조계종 총무원은 이날 부실장과 화쟁위원장 등이 참석한 회의를 통해 도법스님이 이끄는 화쟁위원회가 철도파업 사태에 종단 차원의 대응을 맡도록 의견을 모았다.
지난 24일 밤부터 조계사에 은신 중인 철도노조 박태만 수석부위원장 등 철도노조 조합원문제에 대해 이날 회의를 연 조계종은 "중도와 화쟁사상에 입각해 철도노조 문제가 대화와 타협을 통해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해결되기를 바란다"며 "종단은 대화를 통해 문제가 해결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조계종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보호하고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은 당연지사"라며 일부 신도들의 노조원 철수요구에 대해 답했다.
정의평화불교연대(대표 우희종)는 이와 관련, 이날 성명을 통해 "조계종의 지도층 승려들이 중생이 아프면 보살도 아프다는 동체대비의 자세로 어떤 압력에도 굴하지 말고 피신해 온 중생을 끝까지 보호할 것을 간청한다"며 "박근혜 정권은 강경일변도의 정책을 수정하고 시민사회에서 요구하는 사회적 논의기구를 수용하여 대화로 사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불교연대는 "만약 이런 요청마저 거절한다면 우리는 선거부정으로 집권한 후 독재로 일관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걸고 모든 불자들의 힘을 모아 불퇴전의 싸움을 단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계종은 정부와 노조간 중재노력을 진행하는 과정에 조계사로 피신한 철도노조 지도부를 철저히 보호한다는 방침이다. 조계종은 앞서 발전노조와 촛불집회 수배자 등이 조계사에 들어왔을 때도 한번도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나, 장기간 농성에 따른 천막과 숙식을 제공하는 등 보호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