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김규환 지부장 (대구지역본부 달서구지부)

2년 만에 지부 정상궤도에…“조합원과 함께 가는 길, 머뭇거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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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력과 기획력으로 주목받는 간부가 있다는 제보를 받고 대구로 향했다. 대구지역의 모범으로 우뚝 서고 있는 그는 공무원노조 대구본부의 각종 행사를 기획한 ‘아이디어맨’이자, 무너진 지부를 복구하고 구의원 갑질에 맞서 당당히 조합원의 시름을 걷어낸 ‘슈퍼맨’이다. 올해 1월 1일 두 번째 지부장 임기를 시작한 대구본부 김규환 달서구지부장을 지난 9일 만났다. 

▲ 달서구지부 김규환 지부장
▲ 달서구지부 김규환 지부장

김규환 지부장은 올해로 20년 차 행정직 공무원이다.
자신과 운영위원 몇몇이 구청장 비서실 출신이라 처음에는 어용 논란도 있었다. 하지만 김규환은 ‘본때 있게’ 활동할 자신이 있었기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나름 ‘달서구의 인싸’가 지부장에 출마하니 ‘너라면 믿을 수 있다’는 응원과 함께 선거운동에 쓰라며 후원금을 모아주는 조합원도 제법 있었고, 조합원도 한번에 200여 명 늘었다. 그동안 위축된 노동조합 활동이 정상 가동되기를 바라는 조합원들의 염원이 반영된 결과였다.

사실 김규환은 지부장에 당선된 후 운영위원 구성부터 벽에 부딪혔다. 
부서 순회를 할라치면 조합원의 눈빛은 차가웠고, ‘네가 뭐가 아쉬워서 노조를...?’ 하는 부정적 반응도 상당했다. 각종 사건사고와 비대위까지 거친 지부는 조합원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어느새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해 있었다. 김규환은 일단 구청 내 신망 두터운 6급으로 운영위원을 구성하고, 지부가 빠르게 활동력을 담보할 수 있도록 했다. 무너진 골간 체계를 복원하기 위해 부서별 대의원을 새롭게 조직해 그들을 중심으로 조합원 가입이나 현안을 알려내는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했다.

▲ 지부 운영위원들이 점심시간 휴무제 쟁취 출근선전을 진행하고 있다.
▲ 지부 운영위원들이 점심시간 휴무제 쟁취 출근선전을 진행하고 있다.

김규환이 지부장에 나선 이유 중 상당 부분은 달서구의회의 낡은 관행 때문이다.
그는 모 구의원이 부서에 찾아와 과장과 팀장들을 모아놓고 ‘묻는 말에 답하라’며 핸드폰으로 녹취를 시도하는 등 고압적 태도를 보인 것에 심각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다. 직원들의 자존감이 심각하게 훼손되고도 어느 누구도 이의제기를 하지 않은 것에 분노한 그는 구의원들의 고질적인 갑질 행태를 바로 잡기 위해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 덕에 김규환은 지부장이 되어 구의회 갑질투쟁에 매진했다. 손글씨로 쓴 성명서를 조합원과 시민이 오가는 곳에 부착했고, 의회 앞 연좌농성은 물론, 집단 가면착용으로 의원들의 기를 제대로 눌러놨다. 

▲ 김규환은 지난 20일 10기 출범을 맞아 조합원과 함께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 김규환은 지난 20일 10기 출범을 맞아 조합원과 함께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조합원과의 간격을 좁히기 위한 여러 대중사업도 추진했다. 
2022년 5월 25일을 ‘달서구지부 조합원의 날’로 제정하고, 첫 행사로 300여 조합원이 함께 야구장 나들이를 기획했다. 같은 옷을 입고 함께 웃고 함성을 지르면서 조합원들의 소속감은 높아졌다. 대규모로 진행된 사업을 통해 대내외적으로 노동조합의 힘이 과시되자, 그 힘은 결국 김규환의 자신감으로 돌아왔다. 이 힘을 바탕으로 올해 는 조합원의 3분의 2가 참여하는 문화교실을 열어낼 계획인데, 모든 조합원이 근무시간 내 편하게 참여할 수 있게 할 거란다. 설 연휴 바로 앞인 20일에는 조합원과 전통놀이를 가미한 조합원 이벤트를 마련했다. 10기 출범을 조합원과 함께 축하하고, 출범식에 쓸 돈을 조합원 설 선물로 돌려주니 그야말로 ‘잔칫날’이 됐다.

조합원 교육도 점차 강화해 나갈 참이다. 
신규조합원 간담회에서는 노동조합의 필요성과 함께 ‘우리는 노동을 통해 월급 받는 사람’, 즉 ‘노동자’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애쓰고 있다. 마음이 아픈 조합원이 많다는 걸 알게 된 김규환은 올해 조합원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강의를 배치해 조합원들이 좀 더 밝게 웃을 수 있게 하고 싶다.

▲ 김규환(가운데)이 작년4월 구군공무원 강제동원 반대 기자회견에 참여하고 있다.
▲ 김규환(가운데)이 작년4월 구군공무원 강제동원 반대 기자회견에 참여하고 있다.

김규환의 창의적인 사업 기풍은 대구본부 행사에도 잘 녹아났다. 
지난해 4월, 대구 시내버스 파업 관련 공무원 강제동원 저지 투쟁에는 8개 구·군 버스를 한 대씩 빌려 ‘공무원 강제동원 반대’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걸고 대구 시내를 돌며 부당함을 알렸다. 5월 열린 공무원노조 대구본부의 첫 번째 출범식 기획도 그가 맡았다.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로운 대구시장과의 한판 싸움을 예고하기 위해 장소를 대구광역시청 앞으로 정한 것도 그의 아이디어였다. 이날 100여 명의 지부 조합원이 함께해 김규환은 어느 때보다 힘이 났다. 
또한, 임금인상 투쟁 때는 상여를 메고 거리 행진하는 퍼포먼스, 점심휴무 쟁취를 위해서는 각 구·군을 돌며 게릴라투쟁과 홍준표 대구시장 규탄집회 또한 김규환의 기획을 거쳤다.  

더 단단해진 조합원의 신뢰로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김규환 지부장.
“지금이 최고의 전성기”라고 자부하는 그의 목소리에 자부심이 그득하다. 퇴직하는 4급 선배들이 지부에 감사의 표시로 후원금을 전달한 미담을 전하면서는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당당한 노조, 든든한 노조, 활기찬 노조를 만들겠다’는 그의 결심이 현실화하는 데 정확히 2년이 걸렸다. 조합원이 밀어주고 끌어줬기에 가능했다. 조합원의 이익과 맞닿아 있는 것이라면 언제나 머뭇거림 없이 결정하고, 그 결정을 빠르게 집행해 무너진 지부를 단숨에 정상궤도로 올려놓은 그가 선보일 ‘시즌2’ 활동에 벌써 기대가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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