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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내 운명” … 9년 공백 깨고 힘차게 도약하는 연제![현장속으로] 부산지역본부 연제구지부
오경희 기자  |  reporter_o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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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9.22  10: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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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부장의 빠른 추진력이 젊은 운영위원들의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참여를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 결과가 궁금하다면 연제를 보라! ‘동지는 간 데 없고 깃발만 나부끼던’ 9년의 공백을 3개월 만에 단박에 채우고 더 높이 비상하는 부산본부 연제구지부, 태풍 힌남로가 북상하던 지난 5일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 연제구지부 운영위원(왼쪽부터 김해진 수석부지부장, 김판석 지부장, 하미숙 부지부장, 김영호 전 지부장)

연제구지부의 운명이 바뀐 것은 ‘연제구청공무원노동조합’(이하 연공노)이 설립되고서부터다.
그전에도 공무원노조 탈퇴 움직임이 여러 차례 있기도 했지만, 이 때를 기점으로 법외노조였던 공무원노조 탄압이 대내외적으로 본격화되면서 조합원이 대거 이탈했던 것.
 
50명까지 조합원 수가 줄어드는 상황이 되자, 내부에서는 노조 청산에 대한 의견도 흘러나왔다. 자존심이 너무 상했다. 아무리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해도 제 손으로 만든 노조를 해산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당장 사업은 못해도 공무원노조 깃발은 지켜야 했다. 김영호 전 지부장 혼자서 누구 하나 알아주지 않아도 코로나19로 고생하는 조합원을 찾아 차를 나누고, 동사무소에 물품을 배달하는 등 ‘생존신고’ 하듯 고군분투했다. 

다행히 몇 해 전부터 연공노와 연제구지부의 통합 얘기가 슬슬 제기되기 시작했다. 김 전 지부장은 조합원 수가 최소 200명 정도는 확보되어야 기선제압이 가능할 것 같았다. 1년 동안 혼자서 부서를 돌며 조합원 수를 늘렸고 200명 조직에 도달했을 때 통합 얘기를 구체적으로 꺼냈다. 

   
▲ 7월 6일 지부는 당당히 공무원노조 현판을 내걸었다.

올해 들어 막상 통합을 하자니 지도부 구성이 문제였다. 
하지만 김 전 지부장은 “우리 쪽엔 이미 다 준비됐다”고 큰소리 쳤다. 그동안 공무원노조 깃발을 지켜온 자신의 소신과 조합원의 힘을 그냥 믿고 배짱 좋게 밀고 나갔다. 때마침 휴직 중이던 현 지부장 김판석이 4월 조기복직을 하면서 통합은 급물살을 맞게 된다. 연공노가 연제구지부로 조직 전환하는 투표가 가결되고, 곧바로 통합추진위원회가 구성됐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향후 방향도 전혀 없는 상태에서 통합추진위원장을 맡게 된 김판석은 빠르게 조직정비에 나선다. 6월 20일 ‘평판 좋고 일 잘하는’ 김판석은 ‘심지 굳고 생각 깊은’ 김해진과 함께 선거에 나서 연제구지부를 9년 만에 정상화하는 데 성공했다.  
  

   
▲ 운영위원들이 7월 21일 부산본부 공통요구안 선전전을 진행했다.

일단 지부를 정상화했으니 활동도 정상궤도에 올려야 했다. 
먼저 ‘일할’ 간부 구성이 시급했다. 선거 바로 다음 날부터 김판석과 김해진은 구청 내 신망 높은 ‘젊 은 피’로 운영위원을 모집해 나갔고, ‘이름만 올려놓고 활동 안 할 거면 애초에 오지 말라’는 전제를 달았다. 열흘 후 열린 첫 운영위원회에 지부장, 수석부지부장과 조합원 공모로 선출한 여성부지부장을 포함해 12명의 운영위원이 모였다. 그 자리에서 김 지부장은 다음 운영위 회의까지 차장으로 함께 일할 사람을 한 명씩 데리고 올 것을 제안했다. 부장들의 적극성에 새로 영입된 차장들의 자발성이 시너지를 일으키며 20명의 라인업(line- up)이 구축됐다. 대부분 20~30대의 청년들로 구성됐고, 그들 모두 자발성에 기초했기에 지부는 출발부터 ‘순풍에 돛 단’ 듯 순조로울 수 있었다. 김 지부장은 각종 1인 시위와 결의대회 등에 조를 편성해 참여토록 했고, 운영위원들은 투쟁 현장에서 조금씩 간부로 성장해갔다.

   
▲ 지부는 지난 8월 16일 아이스크림데이로 조합원과 소통했다.

노조 경력은 없지만 나름대로 의리도 있고 일머리도 있는 열정적인 운영위원들에게 조를 짜서 자율적인 방법으로 사업을 진행토록 했더니 톡톡 튀는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왔다. 처음 해보는 아이스크림 데이에는 타 지부에서 많이 하는 저렴한 아이스크림 대신 단가 높은 브랜드 콘을 선보였더니 조합원의 호응이 높았다. 단체교섭 요구안을 던지고 홍보를 할 때는 전 직원에 커피 쿠폰을 뿌렸고, 청사 안에 현수막을 내걸고 이젤에 홍보판을 올려 청사를 들썩이게 했다. 

3개월도 채 안 되는 동안 지부는 10년처럼 열심히 살았다.
노조 경험이 없다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누구보다 더 열심히 뛰며 실력을 키우고 견문을 넓혔다. 이제 지부는 차근차근 내부를 정비하고, 조합원 속으로 깊이 들어갈 준비를 한다. 하반기 역점사업으로 고민하는 청년위원회 구성을 위해 지부는 곧 동 순회를 계획하 고 있다. 동마다 1명의 청년위원을 세워내고 20여 명의 풍부한 인원으로 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청년세대가 든든하게 지부를 받치고 있는 한 또다시 ‘깃발만 나부끼는’ 일은 없을 테니까. 

   
▲ 지부가 7월 1일 취임한 주석수 구청장과 상견례를 하고 있다.

시련을 견뎌냈기에 열매는 더 달다. 
김 지부장은 작은 것 하나라도 소통하고 나누면서 전체 조합원과 함께하는 노조를 만들겠다고 약속한다. 또한, 정체되지 않고 전진하는 지부, 구 집행부와 동등한 파트너십을 형성하면서 소통할 수 있는 지부로 가는 토대를 만들겠단다. 그 힘을 만들기 위해 지부는 일 상 사업을 통해 조합원들과 더 많이 소통할 것이다. 

“조합원이 노동조합의 힘”이라는 것을 9년의 공백으로 깨달았고, 다시 힘차게 비상하기 위해 지부는 “노조는 내 운명”이라 외치고 있다. 다시 한번 공무원노조 15만 조합원의 마음을 모아 연제구지부의 힘찬 도약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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