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 공무원노조 교육청본부 충북교육청지부

"충북교육현장의 희망!" 직능의 한계 넘어 단결과 연대로 걸어온 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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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북교육청지부 간부들. 고재권 지부장은 왼쪽 네번째
▲ 충북교육청지부 간부들. 고재권 지부장은 왼쪽 네번째

조합원과의 소통, 지역단체와의 연대, 사측과는 강고한 협상, ‘노동자’로서의 자기 각성... 이 네 가지를 적절하게 융화하며 20년을 힘차게 걸어온 지부가 있다. 복수노조 등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투쟁의 깃발을 높이 올리고 당찬 걸음을 걷고 있는 교육청본부 충북교육청지부가 그 주인공이다.

충북교육청지부는 2002년 공무원노조 출범 때부터 지역의 든든한 투쟁동력이었고, 2004년 총파업으로 교육청 소속 중 유일하게 해고자를, 그것도 3명이나 배출한 지부다. 총파업의 상처를 고스란히 받았지만, 해고 동지들(박용석, 성용제, 정재용)이 전임활동을 해 준 덕에 노동조합 활동은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지부를 세워 공무원노조 활동의 초석을 다진 그들이 해고 17년 만인 2021년 복직을 했지만, 긴 세월을 보상할 길 없는 후배들의 마음은 지금도 아프다.

교육청의 특성상 조합원이 지역 내 여러 학교 행정실로 소수 배치되다보니, 조직이나 활동력에는 늘 한계가 존재했다. 그럼에도 충북교육청지부의 단결과 조직은 남달랐다. 그 힘은 다름 아닌 조합원과의 투명하고 즉각적인 소통에 있었다. 지부는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구체적인 경과를 포함하여 조합원의 공동행동 제안까지 소식지에 담아내는 등 적극적인 활동공유가 조합원의 신뢰를 얻는데 주효했다.

지부는 간부들의 교육역량 강화를 위해 한 달에 한 번 독서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노동운동의 경험이 없는 청년세대의 생각을 나누고, 좋은 간부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공부가 필요했다. 이와 더불어 지부는 10명 정도로 제도개선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는데, 노조경험이 없어도 정치, 교육 등 모든 분야의 시스템을 변화하기 위한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토론을 한다. 노사협의회 안건을 공모한 후 빠진 것은 없는지, 타당성에 문제는 없는지 토론해 최종안을 만들어내고, 최근 교육청본부에서 진행한 에듀파인(교육부 회계프로그램) 문제점을 취합한 것도 모두 제도개선위원회가 역할을 했다.

▲ 지부는 지난 6월 노사합동노동연수를 진행했다.
▲ 지부는 지난 6월 노사합동노동연수를 진행했다.

지부는 2019년 처음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교섭을 통해 많은 부분 진전을 이뤄냈고, 미진한 부분에 대해서는 반기별로 노사정책협의회를 통해 채워가는 중인데, 이번에도 15개 안을 사측에 내놓고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 공무원 후생복지조례를 충북도에 요구해 후생복지가 일정수준으로 상향됐다. 신규공무원의 5년 근속 시 5일 휴가도 쟁취해냈다. 학교 근무자에만 주던 자기계발휴가를 3일에서 5일로 늘리면서 도교육청 등 기관근무자에 주도록 한 것도 지부 투쟁의 성과다.

작년 교섭을 통해 원거리 발령 시 전세보증금 지원근거도 마련, 곧 시행을 앞두고 있어 연고 없이 원격지에 배치되는 조합원에 대한 미안함을 조금이나마 덜게 됐다. 또한 지부는 매년 탁상용 업무 캘린더를 만들어 배포했다. 그 안에는 일자별로 해야 할 일을 명시하고, 새로 개정된 법령내용도 담아 업무에 도움이 되게 했다. 물론 지부의 활동성과도 담아 비조합원을 조직하는 매개로 활용, 타 지부에도 모범 사례로 소개할 만하다.

지난 6월에는 수련회도 진행했다. 노사합동수련회로 진행됐지만, 지부가 제안한 교육과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사실상 노동조합 수련회였다. 조합원이 대다수였지만 일부 비조합원까지 노동교육에 참여, 조합원 조직의 장으로도 활용됐다. 연수과정 중 제주4.3역사기행을 의미 있게 진행한 것에 착안해 지부는 앞으로도 여수, 순천, 대구, 지리산 등 역사적인 현장을 찾아 기행을 겸해 조합원 교육을 강화해 볼 참이다.

연대가 곧 노동조합의 힘.

지부는 민주노총의 투쟁에 함께 하는 것이 결국 전체 노동자를 살리는 길이며, 노동자인 공무원 또한 함께할 수밖에 없는 필연적 의무임을 강조한다. 충북교육청 내에는 노동조합만 8개, 그 중 민주노총 소속만 공무직노조, 학비노조, 전교조, 공무원노조 등 4개다. 이 네 단체가 ‘충북교육노동조합대표자연석회의’를 구성, 정례적인 모임을 통해 사안을 공유하고 있다. 또한 충북지역 내 대학노조, 충북교육발전소 등 교육 관련 단체를 ‘충북교육연대’로 묶어 공동 사안에 대응하고, 노노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 7.2 대회에 함께한 충북교육청지부 조합원들
▲ 7.2 대회에 함께한 충북교육청지부 조합원들

지난 3월부터 지부 11기 임기가 시작됐다. 공무원노조 출범 때부터 함께해 온 고재권이 활동 20년 만에 지부장에 나섰다. 법외시절의 엄혹함도 같이 견뎠고, 법내노조로 진입한 후 교섭의 힘도 확인한 그가 퇴직 4년을 남긴 지금 지부장에 나선 것은 오로지 노동조합에 대한 사랑 덕분이었다. 투쟁의 원칙으로 반듯한 길을 걸어온 지부에 ‘숟가락’만 얹게 되었다는 겸손을 표하면서도 임기 내 좀 더 젊고 창의적인 지부활동을 펼쳐내겠다는 고 지부장의 각오를 보니, 벌써 지부의 내일에 대한 기대가 앞선다.

여러 개의 노동조합이 각자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교육현장이지만, 조합원의 목소리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며 희망을 심는 노동조합으로 굳건히 자리하고 있기에 지부는 언제나 자신 있다. 투쟁이 필요한 곳에는 강고한 연대와 단결로, 조합원의 아픔이 있는 곳에는 섬세하고 적극적인 대처로, 간부육성을 위해서는 열린 토론으로 지부는 조금씩 진보하고 강해질 것이다. 20년을 한결같이 걸어온 뚝심으로 지부는 오늘도 더 큰 걸음을 성큼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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