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본부 출범 1주년 김주형 본부장 인터뷰

"소방노동자의 삶을 바꿔내고 동지들에게 큰 힘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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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방본부 김주형 본부장
▲ 소방본부 김주형 본부장

소방공무원들이 “소방관도 노동자!”라고 외치며 노동조합의 출범을 알린 지 1년이 지났다. 소방본부 김주형 본부장을 만나 소방본부 출범 1주년을 맞이한 소감을 들었다.

소방본부가 출범 1주년을 맞이하는 소감과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7천 6백여 명의 조합원으로 시작한 소방본부가 1년 만에 조합원이 두 배인 1만 5천여 명으로 늘어났다. 노조를 지지해주는 든든한 조합원들을 믿고 더 열심히 활동하겠다. 지난 1월 평택 냉동창고 화재 소방관 순직사고 발생 후 노동조합이 합동조사단에 참여한 일이 기억에 남는다. 기관에서 노동조합을파트너로 생각하고 사고 조사에 참여시킨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1년 전 소방본부 출범 당시와 지금을 비교하면 변화된 것은 무엇인가?

소방본부가 처음 출범했을 때 현장 조합원들은 ‘과연 가능하겠어’라며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지금은 인식이 바뀌어 소방본부와 함께 자신의 요구를 당당히 주장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다. 노조가 소방공무원들의 요구를 하나씩 이뤄가는 것을 보며 현장 분위기가 고무되고 있다. 기관에서도 정책을 추진할 때 노조 의견을 구하는 등 태도가 변했다.

▲ 투쟁하는 소방공무원들
▲ 투쟁하는 소방공무원들

소방본부의‘ 당비휴’ 투쟁으로 3조1교대 근무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번 투쟁의 성과는 무엇인가?

‘당비휴’(당직,비번,휴무)는 직원들이 자신의 건강권을 위해 근무방식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하자
는 취지로 시작한 투쟁이었다. 투쟁 결과로 서울, 인천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한 시도에서 80% 이상 3
조1교대 근무를 실시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잦은 비상대기와 교육훈련에 따른 대근으로 인해 고통
받는 직원들이 3일 근무 중에 하루는 무조건 휴무가 주어져 편하게 쉴 수 있게 되었다. 이 투쟁을 통해 조합원들은 자신의 노동조건을 개선하는 노동조합 활동에 자신감이 붙었다. 노동조합 출범 1년
만에 10년 이상 끌어왔던 근무체계 문제를 해결했기에 그 의의도 크다.

현장 순회를 하며 만난 조합원들의 요구는 어떤 것들이 있었나? 소방본부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는 무엇인가?

현장 순회 때 만난 조합원들의 가장 큰 요구사항은 인력확충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2만 명이 늘었지
만, 현장은 아직도 인력이 많이 부족하다. 실제로 구급차는 3명 탑승이 원칙이지만 인력이 부족해 2명이 탑승할 때도 있어 구급대원들이 힘들어한다. 인력 부족으로 인한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간
다. 빠른 인력확충이 필요하다. 그리고 잔인한 인명 사고 현장에 자주 출동하다 보니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각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힘들어하는 경우가많다. 저는 화재 현장에서 동료를 잃은 적은 없지만, 사람이 눈앞에서 죽어가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생명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실패했고, 그 이후 한동안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소방공무원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모든 업무 관련 사항을 평가로만 생각하는 소방청 수뇌부들의 의식도 바꿔야 한다.

최근 경찰직장협의회가 경찰공무원을통제하려고 하는 행정안전부에 맞서 투쟁하고 있다.           

소방공무원과 경찰공무원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은 보호한다는 것에서 목표가 같다. 경찰직협 기자회견에도 동참하고 같은 노동자로서 연대의식으로 돕게 되었다. 행정안전부에서 경찰국을 만들어 경찰공무원을 통제하고 나면 소방공무원을 통제하는 기구를 만들 것이고 그다음은 지방·국가직 공무원이 될 것이다. 소방공무원은 국가직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통제기구가 새로 생긴다면 소방청의 눈치도 봐야하고 행정안전부의눈치도 봐야 할 것이다.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에게도 닥칠 일이다.

▲ 소방본부 출범 1주년 기념 기자회견
▲ 소방본부 출범 1주년 기념 기자회견

앞으로 소방본부의 목표가 있다면?

목표는 고착화된 주 56시간 근무를 40시간으로 줄이고 인원을 충원해 4교대 근무를 실시하는 것이다. 인원 충원이 절실하다. 과거 인원충원 없이 강제로 2교대를 3교대로 전환해 생체리듬이 깨져 몸은 힘들고 일도 제대로 안 되어 현장에서 고생을 많이 했다. 그리고 화재 현장에서 상명하복 문화가일상생활에서도 적용되어 부당한 지시나 직장 내 갑질 등 문제가 생기고 있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소방공무원 사회의 수직적인 문화를 서로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는 수평적 조직문화로 바꿔내겠다.

공무원노조 조합원들에게 한마디

소방공무원들과 함께하고 있는 공무원노조 동지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소방본부 출범을 준비할 때 동지들이 진심을 다해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것을 기억하고 있다. 동지들의 마음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소방본부도 차츰차츰 조직을 정비해서 그동안 받은 것을 조금씩 갚아가겠다. 투쟁의 현장에서
항상 함께하며 힘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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