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본부장 이경천, 이하 법원본부)가 28일 대법원 잔디구장에서 승진적체와 수당 양극화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촛불문화제를 진행했다. 문화제에는 법원본부 임원과 지부장, 조합원 등 150여 명이 참석했고, 공무원노조 전호일 위원장과 임원, 경기·교육청본부 간부들도 참석해 힘을 보탰다.
촛불문화제는 참가자들이 ‘승진 지옥 수당 양극화’라는 글씨가 적힌 대형 현수막을 손으로 찢어내며 힘차게 시작했다.
법원본부 이경천 본부장은 “법원행정처는 승진적체를 해결하기 위해 노조와 소통하겠다고 했지만 아직도 대책을 내놓치 못하고 있다. 이에 우리는 강고하게 투쟁을 진행할 것”이라며 “우리 문제는 우리가 해결해야 한다. 법원본부는 이번 투쟁에 모든 힘을 다해 투쟁하겠다. 조합원 여러분도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공무원노조 전호일 위원장은 “우리는 일선 법원에서 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그 대가는 승진 적체로 돌아왔다. 수도권 지자체 공무원들은 9급으로 들어와 3~4년이면 7급으로 승진한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보람과 긍지를 가지고 일할 수 없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이 문제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 당연한 투쟁이다. 법원본부의 투쟁을 항상 응원하고 연대하겠다”고 약속했다.
문화제를 진행하는 동안 비가 내리기도 했지만 참가자들은 우비를 입은 채 자리를 지켰다. ‘승진 지옥으로부터 해방’, ‘수당 양극화 해소’라고 적힌 피켓을 높이 들고 구호를 외치며 김명수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에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
법원본부는 문화제 마지막에 발표한 결의문을 통해 “이번 투쟁은 직제 협의가 완료되는 9월까지 본부장과 사무처장의 무기한 단식농성을 포함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한 싸움이 될 것”이라며 “승진 적체와 수당 양극화 문제가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트리고 있다. 법원은 각자도생하는 삭막한 직장으로 돌변했다. 김명수 대법원장과 김상환 법원행정처장은 웃을 벗겠다는 각오로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더불어 법원본부는 ▲대법원과 법원행정처는 승진 적체 문제 해결을 위해 ‘승진 적체 해소 5개년 계획’을 마련할 것 ▲법원공무원에게도 차별 없는 수당을 지급해 수당양극화 해소 ▲승진적체와 수당양극화 해소를 위해 김명수 대법원장과 김상환 법원행정처장이 직접 나설 것을 요구안으로 발표했다.
이어서 문화제 참가자들은 본부 깃발과 만장을 앞세우고 대법원 청사 안에서 행진했다. 행진 중 한 조합원은 “법원공무원 12년차 이지만 아직도 8급이다. 승진 적체 때문이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대법원장은 우리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호소했다. 참가자들은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행진 중간에 풍선을 터트리고, 대법원을 향해 함성을 외쳤다. 그리고 대법원 청사 앞에 있는 나무에 각자의 요구를 적은 노란 리본을 묶고 대법원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며 문화제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