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사무 체험기] 6·1 지방선거 투표사무원 박중배 부위원장의 하루

“선거사무원 생명 위협하는 장시간 노동환경 바꿔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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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 지방선거 투표사무원 박중배 부위원장의 하루
▲ 6.1 지방선거 투표사무원 박중배 부위원장의 하루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박중배 부위원장이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투표사무원으로 참여했다.
공무원U신문은 박 부위원장의 선거사무 일과를 처음부터 끝까지 취재했다. 이날 박 부위원장은 준비시간 등을 포함해 13시간을 근무했고, 선거 전날에도 투표소를 찾아 3시간 동안 투표소를 설치했다. 

지난 6월 1일 박 부위원장의 하루는 새벽 3시 30분부터 시작되었다. 투표 개시 시간은 아침 6시였지만 투표 준비를 위해 새벽 5시까지 투표소로 가야 했다. 숙소를 나와 4시 쯤 어렵게 택시를 잡아 영등포에서 용산 투표소로 향했다. 5시부터 선거사무원들은 각자 맡은 역할에 따라 바쁘게 준비를 했고, 6시에 투표 업무가 시작되었다. 투표지 배부를 맡은 박 부위원장은 오전 8시 25분에 김밥으로 늦은 아침을 먹었고 오후 6시까지 투표사무에 임했다. 이후 박 부위원장은 방역복 등을 착용한 뒤 오 후 6시 30분부터 코로나19 확진 선거인을 대상으로 투표사무를 했다. 오후 7시 30분 투표가 종료된 후 투표소를 철거했고 밤 8시가 되어서야 모든 선거사무는 마무리되었다. 

▲ 박중배 부위원장이 투표사무를 하고 있다.
▲ 박중배 부위원장이 투표사무를 하고 있다.

박 부위원장은 “솔직히 말하자면 정말 힘들었다.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는 게 걱정되어 잠을 설쳤다. 이 시간에는 대중교통 운행이 없다. 서울에 살면 택시라도 탈 수 있지만, 거주지가 서울이 아닌 직원들은 투표소 근처에 숙소를 구해 잔다고 한다”면서 “투표율이 낮은 지방선거였지만 바빠서 제대로 쉬지 못하고 김밥으로 아침을 먹었다. 투표율이 높은 대통령·국회의원 선거 때는 사무원들이 너무 바빠서 더 힘들 것이다. 선관위는 투표소에 선거사무원을 여유 있게 배치해 이들의 휴식과 식사시간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 프랑스와 한국의 투개표 사무 비교
▲ 프랑스와 한국의 투개표 사무 비교

이어 박 부위원장은 “새벽부터 일하다 보니 오후부터 졸음과 피로가 몰려왔다. 옆자리에 있던 대학생도 긴장돼서 잠을 못 잤다고 했다. 투표 시작 시간을 늦춰 13 시간에 달하는 장시간 노동환경을 바꿔야 한다. 지난달 29일에는 사전투표 기간 동안 34시간을 근무한 전주시지부 조합원이 순직했다”면서 “사전투표까지 3일간 투표하기 때문에 투표 시작 시간을 늦춰도 투표율 유지에 문제없다. 프랑스를 포함한 민주주의 선진국에서는 오전 8시부터 투표하는 나라가 많다(표 참조). 한국의 장시간 선거사무 노동은 사무원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공무원노조의 투쟁으로 선거사무원 중 지방공무원의 비중을 30% 이하로 낮췄다. 지방공무원의 빈자리는 교사, 공기업 직원, 대학생 등이 대신했다. 이에 대해 박 부위원장은 “공무원노조의 선거사무 개선 투쟁으로 수당이 현실화되면서 선거 사무원으로 참여하는 사람이 늘었다. 선관위는 선거사무원의 노동에 대해 사례금이 아닌 수당으로 명시하고 적어도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면서 “공무원노조는 선거사무 개선 투쟁을 계속해 더 이상의 안타까운 죽음을 막아내고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보장받게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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