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역사기행 참가 수기] 서울시청지부 안은규 조합원

80년 광주와 마주하며 오월정신 마음으로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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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항쟁, 책이나 영상으로만 보았던 낯선 역사의 현장.
지부에서 역사기행을 간다는 소식에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참석해 드디어 그 역사 속으로 들어가 볼 수 있었다. 역사라고 썼지만 불과 42년 전 일어났던 일이었음에, 사실 내 직장동료의 가족 그리고 선배가 직접 겪어온 현재까지 이어지는 아픔이란 사실에 가슴이 아팠다.

▲ 서울시청지부 청년조합원들이 5.18역사기행을 하고 있다. (맨 왼쪽인 안은규 조합원)
▲ 서울시청지부 청년조합원들이 5.18역사기행을 하고 있다. (맨 왼쪽인 안은규 조합원)

5‧18민주묘지에 도착했을 때, 전국 각지에서 모인 공무원노조 조합원들과 본부‧지부 깃발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렇게 함께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에 놀랐고, 그 웅장한 기세에 전율이 흘렀다. 하지만 그 많은 인파 속에서 유일하게 들리는 소리는 바람에 나부끼는 깃발의 펄럭임뿐, 그것이 곧 엄숙한 참가자들의 마음을 말해주는 듯했다.

‘민주의문’을 통해 민주묘지에 들어가 공무원노조 합동참배를 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이 장내에 울려 퍼지고 공무원노조 깃발이 휘날리는 가운데 차분하게 한 발 한 발 전진했다. 무겁고 진지한 마음으로 참배를 한 뒤 묘역을 둘러 봤다. 울컥 화가 치민다. “과연 누가 이 많은 사람의 인생을 책임질 수 있단 말인가…”, ‘임을 위한 행진곡’의 주인공인 윤상원 열사부터 초등학생의 나이에 무고하게 희생된 분까지 한 분 한 분의 사연이 마음에 아프게 박혔다.

공무원노조 합동참배와 간단한 결의대회를 위해 ‘구묘역’에 가기 위해 ‘역사의 문’을 지나 언덕을 올랐을 때, 나는 또 한 번 놀랐다. 온 산을 빼곡히 채운 민주열사의 묘비가 그날의 참혹함을 보여주는 듯했다. 아픈 역사의 현장에서 마음은 무거웠지만, 함께 투쟁을 결의하면서 함께한 동지들 덕분에 든든했고, 나 역시 역사의 한 장을 함께 쓰고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가볍게 떠난 광주로의 여행은 나에게 많은 것을 남겼다. 청년조합원들과 함께 5‧18민중항쟁 역사의 현장을 직접 마주하며 그 의미를 되새기고, 광주의 정신을 온 마음으로 느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나의 인생이 공무원노조와 함께 더욱 의미 있는 나날로 채워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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