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공무원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수행능력을 낮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현재 벌어지고 있는 검찰의 공무원노조 압수수색 등에 대해서도 상당수 공무원들은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지난 달 23~29일 동안 현직공무원을 대상으로 ‘박근혜 정부의 공직사회 운영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전국의 공무원 7,366명(유효설문 7,263명)이 응답한 이번 설문조사는 △박근혜 정부의 공무원에 대한 처우 및 개선 가능성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및 공무원노조 탄압에 대한 시각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 등의 문항으로 이루어졌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박근혜 정부의 공무원노동조건에 대한 인식’에서는 ‘이전 정부에 비해 나빠졌다’(‘아주 나빠졌다’ 포함)는 응답이 73.7%로 가장 높았고, ‘보통이다’ 23.5%, ‘좋아졌다’는 응답은 2.8%에 불과했다.
처우 개선에 대한 기대감 역시 낮아 ‘개선되지 않을 것이다’는 응답이 68.2%로 ‘개선될 것이다’는 응답 8.5%에 비해 9배가량 높았다.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에 관해서도 10%만이 대선에 개입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65.3%의 공무원들이 국정원 등의 대선개입이 확실하다고 응답했으며 24.7%가 ‘보통이다’라고 응답했다.
‘공무원노조의 공안 탄압이 국가기관 대선개입 물타기’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상당수 공무원들이 동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11.3%의 응답자만이 ‘그렇지 않다’라고 답변했다. 59.7%의 공무원이 ‘그렇다’고 답변했고 29%는 ‘보통이다’를 선택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수행능력을 묻는 문항에 ‘잘한다’는 답변은 11.4%에 불과했다. 45.9%는 잘 못하고 있는 것으로(‘매우 잘 못한다’ 포함)판단하고 있으며 42.8%는 ‘보통’이라고 응답해, 공무원들이 전반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수행능력에 대해 낮게 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공무원노조의 이정수 정책부장은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노동조건 악화뿐 아니라 박근혜 정부의 일방통행식 정책 추진이 빚어낸 결과”라고 총평했다.
노동 조건의 경우 현 정부 들어 공무원들의 일직비와 출장여비 등의 수당이 삭감됐으며 대학직원의 경우 기성회 수당 폐지로 일인 당 연봉 천 여 만원이 깎여 처우에 대한 불만이 높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또 “정부가 공무원노조와 8차례 걸쳐 교섭하고 합의한 설립신고 약속을 파기한 것이나 국가기관 대선 개입을 물타기 하기 위해 무리하게 공무원노조를 끌여들여 위기를 모면하려는 것 등이 공직사회의 신뢰를 잃고 공무원 사회의 반발을 초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정수 부장은 “공무원들이 현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말들이 많았는데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해 그것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