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교육청지부, 12일 교원업무 이관 반대 2차 연가투쟁 벌여

“이재정 교육감, 관사에 '꼭꼭' 숨지 말고 나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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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교육청지부가 이재정 교육감 관사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진행하고 있다.
▲ 경기교육청지부가 이재정 교육감 관사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진행하고 있다.

경기교육청 공무원들이 이재정 경기교육감을 찾아가 경기교육청이 추진 중인 교원업무 이관 백지화를 요구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교육청본부 경기교육청지부(지부장 안재성, 이하 경기교육청지부)는 12일 경기대학교 사거리에서 이재정 경기교육감 관사 앞까지 행진하는 2차 연가투쟁에 나섰다.

경기교육청은 20여 개의 교원업무를 학교 행정실에 이관하는 ‘학교 업무 재구조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행정실은 지금도 2~3명의 적은 인원이 300여 가지의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학교 화장실이 막히고,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면 행정실 공무원이 달려가 문제를 처리해야 한다. 경기교육청지부가 교원업무 이관으로 인한 행정실의 업무과다를 우려하며 반대했지만, 경기교육청은 “일부 학교에 소수 인력을 충원해 시범운영을 하겠다”면서 업무 이관을 강행하고 있다.

이에 경기교육청지부는 지난해 11월 24일부터 교원업무 이관 저지 투쟁에 돌입해 수요 촛불문화제, 교육감 규탄 기자회견, 퇴근 릴레이 촛불시위 등을 진행했다. 투쟁이 시작된 지 어느덧 두 달이 되어가지만 계속되는 조합원들의 높은 참여로 투쟁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경기교육청은 지난달 29일에 있었던 1차 연가투쟁을 앞두고 ’ 공무원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복무관리 철저 협조‘라는 제목의 공문을 모든 산하기관 및 학교에 발송했다. 하지만 경기교육청지부 조합원들은 경기교육청의 협박에 오히려 분노하며 연가투쟁에 적극 참여했다. 그동안 진행한 수요 촛불문화제와 연가투쟁에는 200여 명의 조합원들이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 경기교육청지부의 2차 연가투쟁에 참석한 조합원들이 이재정 교육감 관사로 행진하고 있다.
▲ 경기교육청지부의 2차 연가투쟁에 참석한 조합원들이 이재정 교육감 관사로 행진하고 있다.

이날 2차 연가투쟁에는 조합원 250여 명이 참석했고, 오후 3시 30분경 경기대학교 사거리에 집결해 이재정 교육감 관사까지 1.9km가량 행진했다. 전날 내린 눈이 길에 남아있고, 매서운 찬바람이 불었지만 조합원들은 핫팩으로 손과 발을 녹이며 관사로 향했다. “이재정 OUT”, “교원업무 이관 철회”, “학교 행정실 정상화”라고 조합원들이 외친 구호는 지나가던 시민들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 시민들이 교원업무 이관 중단을 촉구하며 이재정 교육감 관사로 행진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 시민들이 교원업무 이관 중단을 촉구하며 이재정 교육감 관사로 행진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이재정 교육감이 사용하고 있는 경기도교육청 관사는 지난 2017년 24억을 들여 만들었고, 이듬해 4,588만원, 2019년 2,591만원을 들여 증축했다. 지난 10월 한국일보 기사에 따르면 지난 2020년 9월부터 2021년 8월까지 경기교육청이 전기료, 수도료 등 관사 관리비로 부담한 혈세가 625만원이었다. 특히 경기교육청은 관사 관리비 외에 거실 블라인드, 폴딩도어 등 실내 장식물 구입과 유지 경비에 617만원을 추가로 사용해 관사 운영비로 총 1,242만원을 썼다. 심지어 1만 5천원짜리 보일러 부속품도 세금으로 교체했다.

▲ 이재정 경기교육감 관사
▲ 이재정 경기교육감 관사

윤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비롯한 중앙부처 고위공무원들은 ’공무원 주거용 재산 관리 기준‘에 따라 관사 관리비를 개인이 부담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청은 지역별 조례에 따라 1급 교육감과 2급인 부교육감 등의 관사에 대한 공공요금과 관리비 등을 교육청이 부담하고 있고, 3급 이하 직원 관사의 관리비는 지원하지 않고 있다. 결국 소수의 고위직만 관리비를 세금으로 내는 혜택을 받고 있는 것이다.

▲ 경기교육청지부의 2차 연가투쟁에 참석한 조합원들이 이재정 교육감 관사를 향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경기교육청지부의 2차 연가투쟁에 참석한 조합원들이 이재정 교육감 관사를 향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행진을 마치고 관사 앞에 도착한 조합원들은 자신이 낸 세금으로 이재정 교육감이 혜택을 누리고 있는 사실에 더욱 분노했다.

촛불문화제는 오후 5시 30분경 관사 앞에서 열렸다. 날이 어두워지면서 찬바람은 더 매서워지고 조합원들이 앉아있는 아스팔트에서도 냉기가 올라왔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미리 준비한 핫팩과 담요로 몸을 녹이며 촛불문화제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이재정 교육감을 규탄했다.

▲ 안재성 경기교육청지부장이 촛불문화제에서 발언하고 있다.
▲ 안재성 경기교육청지부장이 촛불문화제에서 발언하고 있다.

안재성 경기교육청지부장은 “경기도 외각에서 근무하는 지방공무원들은 주거 문제가 심각하다. 원룸에 사는 한 청년 조합원은 월세로 60만원을 내다가 결국 영끌해서 30년 넘은 아파트를 샀다. 교육청은 교육감 관사가 아니라 직원들의 주거환경에 신경 써야 한다”면서 “교육감 선거 출마를 준비 중인 후보자들과 행정실 업무 정상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정책협약을 준비 중이다. 후보자들도 유튜브로 우리들의 투쟁을 지켜보고 있었다. 포기하지 말자. 오늘은 관사에 있는 이재정 교육감을 잡으러 왔다. 연가투쟁에 함께 한 동지들 덕분에 자신감이 하늘을 찌른다. 현장의 조합원들이 함께하기에 우리가 이긴다”고 외쳤다.

장용열 교육청본부 부본부장은 “경기도교육청이 교원업무 이관을 추진하고 있다. 경기도가 뚫리면 전국이 뚫린다. 반드시 막아내자. 경기교육청지부 동지들의 열정을 존경한다. 여러분은 정말 위대하다. 오늘 받은 투쟁의 열기를 전남의 동지들에게 그대로 전달하겠다”고 응원했다.

▲ 전태영 교육청본부 사무차장이 촛불문화제에서 발언하고 있다.
▲ 전태영 교육청본부 사무차장이 촛불문화제에서 발언하고 있다.

전태영 교육청본부 사무차장은 “교육청 앞에서 매일 투쟁했는데 이재정 교육감을 한 번도 못 봤다. 그런데 여기 와보니 왜 출근하지 않는지 알 것 같다. 이렇게 좋은 관사가 있으니 나오지 않는 것이다. 21세기에 이런 관사가 있는 게 말이 되는가”라면서 “교원의 업무는 교원이 책임져야 한다. 업무가 힘들면 교육감에게 없애달라고 해야지 가장 힘없는 지방공무원에게 떠넘기는 것이 왠 말이냐. 그래서 우리가 분노하고 관사 앞에서 투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한 조합원은 “현재 병가 내고 쉬는 중에 이 자리에 나왔다. 난 학교에서 일하다 병을 얻었다. 여기에 안 나오면 울화통이 터질 것 같아 소리라도 지르려고 나왔다”면서 “야 시베리아 벌판에 개나리 피울 놈들아”라고 시작하는 장문의 구호를 외쳤고. “자기의 업무는 스스로 하자. 알아서 척, 척, 척, 스스로 교원들”이라고 노래해 많은 조합원들의 박수를 받았다.

▲ 오승택 조합원이 촛불문화제에서 발언하고 있다.
▲ 오승택 조합원이 촛불문화제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승택 조합원은 “예전에 교육감 관사 앞에서 투쟁했는데 그때도 한번도 이재정 교육감을 보지 못했다. 이 사람은 출근하는 사람인지, 왜 월급을 받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투쟁을 하면 얼굴을 한 번도 못 본다. 자기가 떳떳하고 옳다고 생각하면 우리 앞에 나와서 자기 주장을 하는 모습을 보여라”면서 “경기도교육청 지방공무원들이 똘똘 뭉친다면 교원업무 이관을 막아낼 수 있다. 후배들에게 이런 근무여건을 물려주지 말자"고 밝혔다.

▲ 민중가수 김성만 씨가 촛불문화제에서 노래하고 있다.
▲ 민중가수 김성만 씨가 촛불문화제에서 노래하고 있다.

촛불문화제 중간에 민중가수 김성만 씨가 멋진 공연을 펼쳐 조합원들의 추위를 잊게 만들었다. 이재정 교육감의 관사는 불이 다 꺼진 채 조용했고, 교육감의 사과와 사퇴를 요구하는 경기교육청지부 조합원들의 함성만 울려 퍼졌다. 꺼질 줄 모르던 경기교육청지부의 촛불문화제는 "이재정 나와라!" 함성과 함께 마무리되었다. 경기교육청지부는 이재정 경기교육감이 사과하고 교원업무 이관을 백지화할 때까지 멈추지 않고 투쟁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 경기교육청지부가 이재정 교육감 관사 앞에서 연 촛불문화제에서 조합원들이 관사를 향해 함성을 외치고 있다.
▲ 경기교육청지부가 이재정 교육감 관사 앞에서 연 촛불문화제에서 조합원들이 관사를 향해 함성을 외치고 있다.
▲ 경기교육청지부가 이재정 교육감 관사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진행하는 가운데 이 교육감의 관사가 불이 꺼진채 어둠 속에서 보이고 있다.
▲ 경기교육청지부가 이재정 교육감 관사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진행하는 가운데 이 교육감의 관사가 불이 꺼진채 어둠 속에서 보이고 있다.
▲ 경기교육청지부가 경기대 후문 사거리에서 이재정 경기교육감 관사로 가는 행진을 준비하고 있다.
▲ 경기교육청지부가 경기대 후문 사거리에서 이재정 경기교육감 관사로 가는 행진을 준비하고 있다.
▲ 경기교육청지부의 2차 연가투쟁에 참석한 조합원들이 행진에 앞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경기교육청지부의 2차 연가투쟁에 참석한 조합원들이 행진에 앞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경기교육청지부의 2차 연가투쟁에 참석한 조합원이 핫팩으로 손을 녹이며 행진하고 있다.
▲ 경기교육청지부의 2차 연가투쟁에 참석한 조합원이 핫팩으로 손을 녹이며 행진하고 있다.
▲ 경기교육청지부 조합원들이 이재정 교육감 관사로 행진하고 있다.
▲ 경기교육청지부 조합원들이 이재정 교육감 관사로 행진하고 있다.
▲ 경기교육청지부 2차 연가투쟁에 참석한 조합원들이 이재정 교육감 관사 앞에 도착하고 있다.
▲ 경기교육청지부 2차 연가투쟁에 참석한 조합원들이 이재정 교육감 관사 앞에 도착하고 있다.
▲ 경기교육청지부가 이재정 교육감 관사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진행하고 있다.
▲ 경기교육청지부가 이재정 교육감 관사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진행하고 있다.
▲ 경기교육청지부가 이재정 교육감 관사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진행하고 있다.
▲ 경기교육청지부가 이재정 교육감 관사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진행하고 있다.
▲ 경기교육청지부가 이재정 교육감 관사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진행하고 있다.
▲ 경기교육청지부가 이재정 교육감 관사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진행하고 있다.
▲ 경기교육청지부가 이재정 교육감 관사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진행하고 있다.
▲ 경기교육청지부가 이재정 교육감 관사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진행하고 있다.
▲ 경기교육청지부가 이재정 교육감 관사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진행하고 있다.
▲ 경기교육청지부가 이재정 교육감 관사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진행하고 있다.
▲ 경기교육청지부가 이재정 교육감 관사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진행하고 있다.
▲ 경기교육청지부가 이재정 교육감 관사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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