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 소방본부, 10일 오전 소방청 앞에서 순직 소방관 추모 밎 소방청 규탄대회 개최

“죽지 않고 일하고 싶다” ··· 소방청 흔든 소방공무원노동자들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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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방청 규탄집회에서 "죽지않고 일하고 싶다"며 절규하는 조합원 너머로 소방청이 보이고 있다.
▲ 소방청 규탄집회에서 "죽지않고 일하고 싶다"며 절규하는 조합원 너머로 소방청이 보이고 있다.

“소방관도 사람이다! 죽지 않고 일하고 싶다!” 분노의 함성이 소방청을 뒤흔들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본부장 박해근, 이하 소방본부)는 1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소방청 앞에서 지난 6일 평택 냉동창고 화재현장에서 순직한 세 분의 소방관에 대한 추모제 및 무능한 현장지휘체계 개선 등을 요구하는 소방청 규탄집회를 개최했다.

▲ 공무원노조 소방본부가 소방청 앞에서 규탄집회를 개최했다.
▲ 공무원노조 소방본부가 소방청 앞에서 규탄집회를 개최했다.

소방본부 강윤환 전북지부장 사회로 진행된 집회는 경기 평택 냉동창고 화재사고로 순직한 故이형석 소방관, 故박수동 소방관, 故조우찬 소방관 등 세 소방관의 희생을 추모하고, 다시는 이러한 사망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소방청에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요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집회에는 소방본부 조합원들이 전국에서 대거 참여하였고, 공무원노조 각 지역본부도 함께했다.

▲ 박해근 소방본부장이 소방청 규탄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박해근 소방본부장이 소방청 규탄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해근 소방본부장은 “작년 5월 소방본부 준비위를 출범할때 故신진규 소방관의 희생을 보고 다시는 이런 사고가 없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그동안 고군분투해 왔다. 그런데 더 큰 참사가 발생했다. 더이상 인재가 없도록 소방청에 강력히 요구하고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결의했다.

▲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소방청 규탄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소방청 규탄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대발언에 나선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은 ”10년간 49명의 소방관이 희생됐다는 보도를 접했다. 대한민국 사회는 건설현장에서만 1년에 2천명이 죽어나가는 사회다. 고 김용균의 죽음 이후 일하다 죽지 않게 하자 했지만, 아직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죽음이 존재한다. 이는 생명과 안전을 뒷전으로 해서 생기는 죽음“이라면서 ”화재현장에서는 재산보다 소방관의 목숨을 귀하게 여겨야 한다. 화재진압의 경험이 있는 사람만이 그 위험성을 아는 만큼 경험이 풍부한 소방관이 지휘를 하도록 개선되어야 한다.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오늘처럼 머리띠를 묶고 우리가 옳음을 증명하는 투쟁을 전개해 나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 공무원노조 제11대 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기호 1번 전호일 후보가 소방청 규탄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공무원노조 제11대 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기호 1번 전호일 후보가 소방청 규탄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무원노조 제11대 위원장 선거에 나선 위원장 후보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기호1번 전호일 후보는 “지난해 5월 이 자리에서 소방본부 준비위 출범식을 마치고 바로 순직한 소방관 안장식에 달려갔던 기억이 있다. 한 생명은 우주보다 귀하다. 희생을 당하면 영웅 칭호를 받지만 처우는 늘 위태하다. 군대식 일과표는 여전히 존재하고, 당비비 근무 체계와 초과근무수당 문제는 아직도 제자리 걸음이다. 이번 참사는 현장지휘부의 문제가 명확하다. 인사권자와 지휘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 소방본부 동지들과 산적해 있는 현안들을 투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고 결의했다.

▲ 공무원노조 제11대 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기호 2번 김수미 후보가 소방청 규탄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공무원노조 제11대 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기호 2번 김수미 후보가 소방청 규탄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기호2번 김수미 후보는 “이번 참사는 인명을 구조하는 구조대임에도 화재진압에 투입한 현장 경험 없는 지휘관의 지휘가 부른 것이다. 화재진압의 오랜 경험자가 책임 있게 지휘할 수 있도록 지휘체계를 바로잡아야 한다. 조합 상설위로 산업보건위원회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냈다. 소방의 문제를 포함하여 현장의 어려움을 확인하고 조합에서 책임지고 해결하겠다는 차원이다. 선언을 넘어 실천과 투쟁으로 소방공무원의 처우를 개선하고 노동환경 개선, 헌신과 희생으로 이뤄내겠다”고 결의했다.

▲ 소방청 규탄집회에서 소방본부 지부장들이 소방청을 규탄하고 있다.
▲ 소방청 규탄집회에서 소방본부 지부장들이 소방청을 규탄하고 있다.

소방본부 지부장들의 소방청을 향한 규탄의 목소리는 하늘보다 높았다.
임찬호 전남소방지부장은 “소방관도 사람이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구조적 문제 바꾸고 책임자 파면해야 한다”고 외쳤고, 권영각 강원소방지부장은 “현장근무자들은 국민에게 영웅이지만 소방청 내에서 누가 영웅대접을 받고 있는가. 오히려 행정업무 하는 사람은 진급 등 모든 권한을 갖고 있다. 항간에 소방의 꽃이 행정이라고 하는데, 이게 말이 되는가. 현장이 천대받는 구조 반드시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장기 광주소방지부장은 “더 이상 동료를 잃고 싶지 않다. 현장 지휘를 올바르게 할 수 있도록 정평가지표를 하루 빨리 개선하라”고 촉구했고, 김동욱 울산소방지부장은 “이제 우리는 권리 쟁취를 위해 단결해야 한다. 죽음으로 내모는 수뇌부가 ‘순직한 여러분은 영웅이다. 이것이 소방관의 운명’이라지만, 소방관의 운명은 평생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다. 현장의 안전을 지키지 못한 너희들이 연쇄살인범이다. 대통령이 울산 소방관 장례식에 와서 현장인력 보충을 약속했지만, 그 보충된 인력들은 현장이 아닌 책상 앞으로 갔다”면서 작년 희생된 동료들의 이름을 부르며 울부짖기도 했다. 

고인홍 제주소방지부장은 “지켜주지 못한 죄인으로서 할말이 없다. 분한 마음을 부여잡고, 고인들의 숭고한 마음이 헛되지 않고, 이 죽음의 행렬을 멈추기 위해 지치지 않고 싸워나갈 것”이라고 결의했으며, 2대 소방본부장에 출마한 김주형 경남소방지부장은 “여전히 현장근무자의 진급은 9년 6개월이 걸리지만, 책상에 앉은 자들의 기간은 3년 6개월에 불과하다. 공무원노조의 면담요구에도 응하지 않는 소방청의 태도도 엄연한 현실이다. 제발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최영재 대전세종충남소방지부장은 “현장에서 물불 안 가리고 일할 때, 책상에 앉은 사람들은 탁상행정을 일삼았다. 현장 경험이 없는 자들이 지휘를 하는 것, 거꾸로 가는 소방현장이 바로 순직자가 발생하는 이유다. 현장경험 20년 이상 되는 사람들이 지휘를 할 때 구조와 구급 시 안전사고를 없앨 수 있다”고 말했고, 이승현 부산소방지부장은 “동료의 죽음이 있을 때마다 소방청에는 책상이 늘어난다. 소방청은 현장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곳이다. 죽음을 막기 위해 현장인력을 보충하라”고 분노했다.

엄우종 경북소방지부장은 “옆에 앉은 사람과 주먹인사부터 하라. 내일이면 못 볼 수도 있다. 우리는 언제 죽을지 모르는 인생이다. 도대체 언제까지 슬픔에 빠져서 살아야 할까. 저들은 이 슬픔을 아는지 모르겠다. 우리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저들에 맞서 투쟁하자”고 결의하는가 하면, 김영호 충북소방지부장은 “화재현장에서 뜨거워본 사람만이 위험함을 안다. 현장대원의 희생을 딛고 피를 빨아먹는 소방청은 ‘기생충’, 모든 정책에 현장의견이 수렴되어야 함에도 현장의견을 묵살하는 소방청은 ‘기생충’”이라며 야유했다. 

▲ 소방본부 김태우 총무국장(오른쪽)과 고은미 정책국장이 소방청 규탄집회에서 추모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 소방본부 김태우 총무국장(오른쪽)과 고은미 정책국장이 소방청 규탄집회에서 추모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추모성명서 낭독은 소방본부 김태우 총무국장과 고은미 정책국장이 맡았다.
소방본부는 성명서를 통해 “이대로는 순직의 행렬을 멈출 수 없다. 소방청은 무능한 현장지휘책임자를 파면하고 현장지휘체계를 개선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소방본부는 “우리는 1년 새 6명의 소방관을 잃었다. 현장경험 없는 책임자에 의한 잘못된 지휘로 수많은 목숨을 잃었어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다”면서 “현재의 소방조직은 현장경험보다는 계급에 의한 지휘가 이루어지고 있어 항상 위험이 따른다”고 지적하고, “현장지휘관은 불구경 나온 사람이 아니다. 진압대원과 같이 장비를 착용하고 전체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여 현장을 장악해야 온전하고 안전한 자휘를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일침을 가했다.

▲ 소방청 규탄집회에서 박해근 소방본부장과 지부장들이 도열한 가운데 추모성명서가 낭독되고 있다.
▲ 소방청 규탄집회에서 박해근 소방본부장과 지부장들이 도열한 가운데 추모성명서가 낭독되고 있다.

소방본부는 이날 집회에서 ▴고인들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과 더 이상의 희생을 막기 위한 대책마련 ▴20년 이상의 현장 경험 책임자 임명 등 현장지휘체계 개선 ▴현장경험 쌓을 수 없는 간부후보생제도 폐지 ▴현장중심 소방력 기준 개정과 단일호봉제 도입으로 현장대응력 강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하여 송탄소방서장, 경기소방본부장, 소방청장 즉시 파면 등을 요구로 내걸고, 소방공무원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 소방청 규탄집회에서 박해근 소방본부장과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등 참가자들이 평택 냉동창고 화재현장에서 순직한 세 분의 소방관을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
▲ 소방청 규탄집회에서 박해근 소방본부장과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등 참가자들이 평택 냉동창고 화재현장에서 순직한 세 분의 소방관을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
▲ 소방본부 강윤환 전북지부장이 소방청 규탄집회에서 소방장비를 착용한 채 사회를 보고 있다.
▲ 소방본부 강윤환 전북지부장이 소방청 규탄집회에서 소방장비를 착용한 채 사회를 보고 있다.
▲ 소방청 규탄집회에 앞서 순직한 세 분의 소방관을 추모하는 추모제가 진행되고 있다.
▲ 소방청 규탄집회에 앞서 순직한 세 분의 소방관을 추모하는 추모제가 진행되고 있다.
▲ 소방청 규탄집회에 앞서 순직한 세 분의 소방관을 추모하는 추모제가 진행되고 있다.
▲ 소방청 규탄집회에 앞서 순직한 세 분의 소방관을 추모하는 추모제가 진행되고 있다.
▲ 공무원노조 제11대 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기호 1번 전호일 후보(오른쪽)과 기호 2번 김수미 후보가 소방청 규탄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공무원노조 제11대 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기호 1번 전호일 후보(오른쪽)과 기호 2번 김수미 후보가 소방청 규탄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소방청 규탄집회에 참석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소방청 규탄집회에 참석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소방청 규탄집회가 열린 가운데 소방관의 순직을 막아내자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 소방청 규탄집회가 열린 가운데 소방관의 순직을 막아내자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 소방청 규탄집회에 참석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소방청 규탄집회에 참석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소방청 규탄집회에 참석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소방청 규탄집회에 참석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소방청 규탄집회에서 소방본부 지부들의 깃발이 보이고 있다.
▲ 소방청 규탄집회에서 소방본부 지부들의 깃발이 보이고 있다.
▲ 소방본부가 소방청 앞에서 규탄집회를 개최했다.
▲ 소방본부가 소방청 앞에서 규탄집회를 개최했다.
▲ 소방청 규탄집회에 참석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소방청 규탄집회에 참석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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