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세종충남본부 당진시지부

교섭과 투쟁으로 더 단단하게 여물어가는 젊은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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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억수같이 퍼붓던 지난 9일 서해안고속도로를 달려 충남지역 최북단 당진에 닿았다. 두드러지지 않지만 차근차근 조합원 속에서 소통을 강화하며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는 안상진 당진시지부장으로부터 지부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들었다.

▲ 안상진 당진시지부장
▲ 안상진 당진시지부장

안 지부장은 ‘행복한 직장생활’을 슬로건으로 지부 사업을 펼치고 있다. 무엇을 하든 즐거워야 한다는 것이 그의 신조다. 운영위원은 지부장 포함 22명으로 직렬별로 편제했고, 대다수를 3040 젊은 층으로 꾸렸다.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절실함의 반영이었다. 절반 정도는 완전히 새로운 인물을 물색했고, 간부 경력자도 적절히 배치해 신선함과 노련함이라는 두 가지 색깔을 입혔다. 덕분에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운영위원회는 여러 색깔의 아이디어가 나와 지부 활동의 밑거름이 되었다. 

지부는 코로나로 대면사업이 중단되면서 지출이 줄어 조합비가 상당히 적립되자, 몇 년 동안 묶어둔 투쟁기금을 조합원에게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캐시백했다. 활동은 줄고 조합비가 쌓이면 괜한 오해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판단에서였다. 신규직원에게는 업무용 도장을 전달하며 조합원 가입사업을 하고 있는데, 그 역할은 부서 대의원이 직접 하고 있다. 대의원의 책임과 역할을 높이기 위한 나름 지부의 전략이다. 

지부는 단체교섭을 통해 노동절 (5월 1일)과 지부 창립기념일(10월 1일)을 휴무일로 지정받았다. 12시 점심휴무와 관련해서는 이미 시행 중인 경기 양평군과 오산시를 답사하고, 11월과 12월 두 달간 12시 점심시간 휴무 안내 방송 등을 통한 계도기간을 거쳐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키로 합의했다. 

2019년 말부터는 시장과의 직접 면담을 통해 본청 일직 근무자에 대해 대체휴무를 부여하고, 인력이 부족한 읍면동은 일직을 없애기로 합의해 시행 중이다. 교섭 합의 전이라도 될 만한 것을 우선 공략하는 지부의 전략이 주효했다. 지난 2018년부터 시작된 단체교섭이 올해 1월이 되어서야 타결되었지만, 늦은 만큼 조합 중앙에서 제안한 표준안을 비롯하여 특별휴가와 대체휴무 등 조합원 복지와 관련된 지부의 요구를 모두 단체협약서에 담아냈다. 

▲ 2019년 11월 9일, 공무원 권리찾기 대회에 참여한 당진시지부 조합원들
▲ 2019년 11월 9일, 공무원 권리찾기 대회에 참여한 당진시지부 조합원들

안 지부장은 “싸울 때는 확실히 싸운다”고 말한다. 현안이 발생하면 본질을 파악하고 시청 집행부에 항의하고 원칙적으로 문제를 풀어 나간다. 개방형 면장을 도입할 때도 ‘공직사회 새바람’을 명분 삼는 집행부에 무턱대고 반대만 할 수는 없었다. 대신, 집행부가 ‘자기 사람 심으려는 의도 아니냐?’라는 의혹을 뿌리 뽑기 위해 지부가 면접에 함께 참여해 영향력을 발휘했다. 

작년 말 당진시청 턱스크 공무원 보도가 전국 방송을 타고, 일부 지역신문이 무분별하게 실명을 거론하며 신상털기에 나서 해당 공무원이 결국 투신까지 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지부는 시청에 보급되는 해당 지역신문사의 ‘신문절독’과 항의방문을 진행하며 전국적인 이슈화 투쟁에 나섰다. 또한 발 빠르게 대의원대회를 진행하고, 모든 조합원의 뜻을 모아 일사불란한 투쟁으로 승리했다.

▲ 지부 운영위원들
▲ 지부 운영위원들

요즘 지부의 고민은 조직 강화에 있다. 
아직 600여 명(60%)에 머물고 있는 조합원 조직률을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곧 다음 지부장 선거를 앞둔 지부는 과거 경선의 후유증을 크게 앓은 탓에 경선 없이 ‘아름답게’ 지부를 구성하고 싶어 한다. 다행히 안 지부장이 지난해 10월부터 전임 활동을 보장받아 지부장 역할에만 전념할 수 있는 초석을 깔아두었다. 

지부는 위드코로나 시대를 맞아 그동안 잠시 멈춘 사업을 다시 시작할 계획이다. 과거에 관내 소극장을 대관하여 조합원 영화 사업을 종종 진행했는데 호응이 좋았다. ‘즐겁게’ 조합원과 함께 놀기 위해 마련했던 조합원 볼링대회나 윷놀이대회도 곧 제자리를 찾을 것이다. 신규공무원 교육 때 지부를 소개하고 공무원노조와 함께할 것을 제안하고, 청년조합원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자리도 만들어 낼 것이다. 이런 과정 하나하나가 모여 지부는 지금보다 더 단단하게 여물어갈 것을 믿는다.

고요한듯하나 수면 아래에선 치열하게 움직이는 백조의 발처럼 당진시지부는 일상의 고요 속에 무거운 책임감으로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헤쳐나가고 있다. 지난 4년 동안 묵묵하게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한 안 지부장과 운영위원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며, 오는 12월 새롭게 구성될 10기 지부가 톡톡 튀는 신선함을 가미하여 소망하던 1천 조합원 시대를 활짝 열어내기를 15만 조합원과 함께 기대하고 마음을 모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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