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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조 첫 걸음..."1천을 넘어 3천의 한 목소리 만들 것"현장속으로 - 소방본부 강원소방지부
오경희 기자  |  yju828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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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10.28  15:2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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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9일 소방본부 강원소방지부가 출범했다. 

일당백의 정신으로 강원지역 소방공무원을 하나로 묶어내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새내기 간부들의 소식이 들려왔다. 강원 영동과 영서지역을 넘나들며 쉴 새 없이 조직사업에 매진하고 있는 강원소방지부 권영각 지부장(이하 권)과 신홍모 사무국장(이하 신)을 만나 그들의 ‘행복한 일상’에 대해 들어봤다.

할 거면 민주노총 해야죠.

권 : 양양소방서 직협회장을 하면서 5월 11일 소방본부 준비위가 출범했다는 소식을 접했지만, 나서서 노조를 만들 생각은 하지 못했다. 이미 강원지역은 한국노총에 가입한다는 소문이 파다해서인지 별다른 조직적 움직임도 없었다. 그러다 한국노총이 주관한 강원지역 직협회장 모임에 갔다가 한국노총의 독단적인 행보에 크게 실망하고 일을 치고 말았다. 친구를 통해 공무원노조 강릉시지부장을 소개받고 시청에 노조가입 설명회 장소를 확보, 5월 24일 공무원노조, 공노총, 한국노총을 놓고 설명회를 진행했다. 바로 그 자리에서 공무원노조와 민주노총과 함께 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할 거면 조합원의 요구를 위해 제대로 투쟁하는 삶이 옳다고 믿었다.

   
강원소방지부 권영각 지부장(좌)과 신홍모 사무국장

20개 소방서에 조합원 없는 곳이 없어요.

신 : 소방관이 되기 전에 민주노총 사업장에서 노조를 경험했다. 이제 첫발을 뗀 노조가 넓디넓은 강원지역을 누비면서 조합원을 만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사측의 탄압으로 노조가 깨져 나가는 것을 두 차례 겪은 터라 민주노총에 빚을 갚고 싶었다. 그래서 더 열심히 발로 뛰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고 우리만의 ‘진심’이 있었다. 자발적인 가입에 간부들의 고군분투가 보태져 지부는 1천여 명의 조합원을 조직할 수 있었다. 강원지역 20개 소방서 전역에 공무원노조 깃발을 세웠고, 그 중 16개 지역에 지회장도 선출했다.

비번 때마다 시군을 넘나들며 조합원 만나요

권 : 세상을 바라보는 가치관이 비슷해 한 부서에서 근무할 때부터 친했던 사무국장과는 비번 때마다 시군을 넘나들며 조직사업을 하면서 더 굳건한 믿음을 얻게 됐다. 영서지역이 상대적으로 조직률이 약하다보니 멀고 험해도 자주 가려고 노력한다. 강릉에서 왕복 8시간 거리인 철원에 두 차례 갔는데, “먼 길 온 성의를 봐서 가입 한다”는 조합원에 감동했다. 다행히 아직은 힘든 줄 모르고 다닌다. 게다가 처음에는 둘이었지만 지회장과 24명까지 조직된 운영위원이 길벗이 되어주니 조직사업 하러 떠나는 길이 왠지 모를 설렘마저 있다.

9월 9일 이후 삶이 바뀌었죠.

신 : 9월 9일 지부가 출범했다. 조합원들과 함께 하는 ‘우리식’ 기세를 보여주고 싶었다. 형식은 빼고 내용만 채웠다. 참석인원의 95%를 조합원으로 채우고 민주노조의 첫걸음을 제대로 뗐다. ‘출발부터 다르다’는 자부심이 있었고 이 힘은 민주노총 소속임을 자랑스럽게 말하며 조직할 수 있는 근간이 됐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은 몇 명이 가입할까?’ 행복한 상상을 한다. 어떻게 조직을 확대할지 고민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이곳저곳을 방문하는 게 일상이 됐다. 여성 조합원 조직에 앞장서준 아내를 포함한 동료들이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니 두려울 게 없다.

조직문화 개선이 시급해요

권 : 26년 전 처음 소방관이 됐을 때 말도 안 되는 일과표 강요에 무척 분개했다. 혼자 불만을 늘어놓아도 개선되지 않았다. 개인이 던지면 불만이지만 조직이 상식을 찾기 위해 행동하면 제도를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무늬만 국가직에 상명하복의 경직된 조직문화 개선은 매우 시급하다. 앞으로 다면평가와 인사시스템 공개를 요구해 나갈 계획이다. 관리자급도 다면평가를 거쳐 제대로 된 인사가 이뤄져야 한다. 윗사람한테 잘 보이면 승진하고, 반대로 찍히면 온갖 갑질에 시달리는 불합리한 구조를 이제는 청산해야 한다.

   
강원소방지부가 조직확대를 위해 순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제 시작입니다!

신 : 7월 6일 소방본부가 출범한 지 3개월, 지부 출범은 이제 1개월 남짓 지났다. 벌써 “노조가 뭐 하냐” 하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한다. 조금만 믿고 기다려 줬으면 한다. 당장 가시적인 성과도 좋지만 제도와 환경을 바꿀 수 있도록 긴 호흡을 갖고 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노조가 출범했다고 한 순간에 바뀌지는 않는다. 노조가 없을 때는 문제가 발생해도 묻히는 경우가 많았지만, 노조에 제보가 들어오면 감사과에 “원칙대로 처리하라” 요구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 균형과 견제의 추를 만든 것, 이미 변화는 시작되고 있다.

언제나 처음처럼, 하지만 매일 새롭게 전진 하겠습니다.

권 : 아무것도 모르고, 공무원노조와 민주노총에 대한 확신만 갖고 시작했다. 지부 출범식이 감동적이었다는 속초지회장의 진심에 힘을 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눈물이 핑 돌았다던 후배를 보며 책임감도 느낀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가입신청서를 보내오면 가슴이 뛴다. 더 많은 조합원이 함께 할 수 있고 이런 진심을 서로 나눌 수 있도록 발로 더 뛰겠다. 1천 조직화를 넘어 3천의 한 목소리를 만들기 위해 언제나 첫 시작의 마음으로, 그렇게 매일 새롭게 조합원 속으로 들어갈 것이다. 20년 민주노조 한길을 걸어 온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막내 본부의 당당한 지부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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