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무혐의 처분에 법원은 "신중한 검토 없이 체포" 유죄인정

쌍용차사태 변호사 불법체포 경찰관, 2심서도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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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法 확정 땐 경찰직 박탈, 변호사엔 공무집행방해 無罪

 2009년 쌍용자동차 집회에서 변호사를 불법 연행한 혐의로 집행 유예와 자격 정지를 선고받은 경찰 간부에게 법원이 항소심에서도 유죄를 선고했다.

수원지법 형사3부(장순욱 부장판사)는 28일 2009년 쌍용자동차 노동쟁의 때 접견권을 요구하며 노조원의 체포를 막은 변호사를 불법연행 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경기경찰청 유모(47) 경정(당시 경감)의 항소심에서 "(변호사가) 위법한 체포절차에 항의하며 접견을 요구한 것을 묵살하고 신중한 검토 없이 현행범으로 체포한 점이 인정된다."며 원심대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징역형이 확정되면 유 경정은 경찰공무원법에 따라 당연 퇴직한다.

경기지방경찰청 기동단 807전투경찰대장이던 유 경정은 2009년 6월 26일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조합원 6명을 퇴거불응죄로 체포하는 경찰에 항의하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권영국(50) 변호사를 공무집행방해죄 현행법으로 체포했다.

 
 

이에 대해 권 변호사는 평택경찰서 수사과장과 유 경정을 불법체포와 직권남용죄로 고소했지만, 검찰은 무혐의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그러자 민변이 재정신청을 냈고 서울고법이 받아들이면서 검찰은 유 경정을 불구속 기소했다.

재판부는 "당시 관행적으로 이뤄진 체포행위를 모두 개인 잘못으로 치부하기 어렵고 혼란스러운 현장에서 냉정한 판단과 대처가 어려웠던 데다 25년간 성실히 근무한 점을 고려하더라도, 피해자가 당시 36시간 이상 구금됐고 이후 4년이 지난 현재까지 형사재판을 받으며 육체적·정신적 피해를 입고 있지만 직무집행의 불가피성만을 주장하며 합의 등 피해회복의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는 등 앞으로 인신 구속과정에서 불법이 재발하지 않도록 엄중한 판단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 같이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애초 검찰은 류 경정을 무혐의 처분했으나 민변이 서울고등법원에 낸 재정신청이 받아들여지자 불구속 기소한 뒤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구형한 바 있다. 또 "직권을 남용해 변호인의 접견교통권을 방해한 것이 아니라, 긴박했던 상황에서 질서를 유지하고, 물리력으로 노조원 체포를 막는 행위를 중단시키기 위한 적법한 법집행"이라고 주장했다.

유 경정도 항소심에서 "변호사를 체포하라는 상부의 지침이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지침은 엄중하게 대처하라는 원칙을 확인하는 수준이었고 구체적으로 체포를 지시한 것은 피고인"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수원지검은 1심에서 유죄판결이 나오자 항소했으며, 2심 판결문이 송달되는 대로 검토를 거쳐 상고 여부를 결정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한편, 권변호사는 법원의 선고가 있던 같은 날 저녘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민주노총 주관으로 개최 된 ‘새누리당 규탄 촛불집회’에 참석해 연대 발언에서 “경찰관이 자신의 권한을 남용하여 노동자들을 마구잡이로 체포하다가 징역형을 선고받은 이 사건은 유모 경찰관 개인의 문제로 끝나는 게 아니다. 이 사건의 배경은 노동자들과 힘없는 서민, 그리고 정치적 반대자에 대해서는 공무집행을 이유로 무시하고 짓밟아버려도 된다는 대한민국 경찰과 검찰, 그 공권력의 오만한 태도에 기인한 것이라고 본다.”며 “경찰 지휘관이 공권력을 행사하며 저지른 불법 행위를 눈감아 준다면 경찰권 남용을 견제할 수 없기에 엄중 처벌을 요구했다”고 발해 큰 박수를 받았다.

권 변호사는 같은 사건으로 공무집행방해와 상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1심과 2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아 현재 대법원에 재판이 계류 중이다.

 

 

권 변호사 – 유 경정 사건 관련 일지

- 2009. 6. 경찰, 쌍용자동차 사태 때 권영국 변호사 체포

- 2009. 7. 민변, 유 경정 직권남용 혐의로 고소

- 2009. 12. 검찰, 권 변호사 공무집행방해 협의로 기소

- 2010. 5. 검찰, 유 경정 무협의 불기소 처분

- 2011. 2. 서울고법, 민변 재정인정신청 인용. 검찰, 유 경정 기소

- 2011. 10. 권 변호사 1심 무죄판결, 검찰 항소

- 2013. 1. 권 변호사 2심 무죄판결, 검찰 상고

- 2013. 2. 유 경정 1심 유죄판결, 검찰항소

- 2013. 11. 유 경정 2심 유죄판결, 검찰 상고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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